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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ruma (이루마) - The Rewritten Memories (Mind Tailor, 2021) 대한민국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의 앨범. 이번 앨범은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이루마가 지금까지 발표한 대표곡 8개를 오케스트라와 실내악 버전으로 재구성한 작업을 담고 있다.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음악을 Love Scene (2001)과 First Love (2001)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선보였을 무렵, 당시 우리나라에는 조지 윈스턴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었고 유키 구라모토와 이사오 사사키가 동양적 정서를 대표하는 피아노 연주자로 인식되고 있었다. 여기에 한국의 김광민은 대중 피아니스트의 원-탑 주류 위치를 점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유럽적인 감성과 동양적 서정을 동시에 품고 있던 이루마의 연주는, 당시의 분위기에서는 세류에 편승한 아류 정도로 인식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루마는 꾸준한 음악 활동을..
Nils Frahm - Graz (Erased Tapes, 2021) 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Nils Frahm의 앨범. 순수 피아노 솔로로 녹음된 이번 앨범은 Piano Day 2021 시작일인 3월 29일에 맞춰 발매되었다. 피아노의 건반 수인 88번째 날에 맞춰 진행되는 연례행사는 공식적으로 올해 여섯 번째이며, 주최 측의 오피셜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아마추어와 프로 모두 자율적으로 온-오프 라인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전 세계적인 개방형 축제다. 이를 처음 제안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닐스 자신으로 공식 첫 행사가 열린 2016년부터 오피셜 플레이-리스트의 첫 트랙을 담당한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 소속 뮤지션들을 지원하는 Erased Tapes 레이블 또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이 앨범은 시기적으로 그의 첫 피아노 솔로 The Bells (200..
Clark - Playground In A Lake (Deutsche Grammophon, 2021) Clark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영국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Chris Clark의 앨범. 흔히들 일렉트로닉 계열로 통칭되는 장르적 경향성 속에서 활동하던 클라크가 Deutsche Grammophon을 통해 Daniel Isn't Real (2019)를 발표했을 당시, 의외라는 생각과 더불어 한 편에서는 탁월한 릴리즈라는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클라크가 선보였던 음악 속에 내재된 모던 클래시컬의 요소적 특징을 부각하여 현대 작곡의 형식적 규범 속에서 작업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스타일의 완성을 이루게 된다. 어쩌면 클라크가 스태프와 메인 뮤지션으로 활동했던 기존 Warp 레이블에서는 이와 같은 경계의 구획과 영역의 확장을 시도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르며, 고유한 음악적 지반이 공고한 DG의..
Alex Somers - Siblings 1 & 2 (Krúnk, 2021) 미국에서 활동 중인 아이슬란드 작곡가 겸 프로듀서 Alex Somers의 앨범. Sigur Rós의 오랜 음악 동료로, 여러 유명 작곡가와 뮤지션의 조력자로,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앨범 아트워크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름으로 몇 편의 인상적인 영화와 드라마에서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알렉스의 오랜 음악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이번 두 장의 앨범이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되는 첫 솔로 작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2014-16년 사이에 주로 쓰인 것으로 전해지며 오랜 시간 그의 하드 속에서 시간이 날 때면 가끔 재생되고 수정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곡 중 일부는 몇몇 영화와 다큐멘터리에서 선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작업곡 상..
David Helbock - The New Cool (ACT, 2021) 오스트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David Helbock의 앨범. 데이비드에게 있어 트리오는 익숙한 포맷이지만 이번 앨범은 독일에서 함께 활동 중인 그의 동료 트럼펫 연주자 Sebastian Studnitzky와 기타리스트 Arne Jansen 등 멜로디 악기로 구성된 삼인조 녹음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다분히 Random Control 트리오로 명명된 예전 Tour d`Horizon (2018)을 연상하게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8년 녹음에서는 다양한 악기의 활용과 다면적인 사운드의 조화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단순화한 미니멀한 사운드의 앙상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여준다. 어쩌면 그 차이를 데이비드 본인의 텍스트로 드러내는 것이 앨범의 타이틀이 아닐까 싶은데, ..
Mike Lazarev - Out Of Time (Injazero, 2021)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Mike Lazarev의 EP. 1977년생으로 어린 시절에 소비에트 통치를 경험했고 이후 미국을 거쳐 현재의 영국에 정착했다고 한다. 고국에서 클래식 교육을 받았지만 이후 컴퓨터를 이용한 샘플링을 시작했고 영국에 오면서 다시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Unhinged (2016) 앨범을 통해 처음 접한 그의 음악은 우울한 서정에 기반한 피아니즘으로 생각했지만, 위와 같은 개인사와 더불어 이후 발표한 몇몇 컬래버레이션 작업 등을 통해 마이크만의 스타일에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영화적인 상상을 반영한 듯한 그의 곡들은 마치 짧은 순간에 대한 회상 속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짧은 대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시간'을 모티브로 한 이번 앨범은 ..
Kali Trio - Loom (Ronin Rhythm, 2021) 스위스 피아니스트 Raphael Loher, 기타리스트 Urs Müller, 드러머 Nicolas Stocker 등으로 이루어진 Kali Trio의 앨범. 2015년 결성되었고 이후 NikBärtsch의 레이블 Ronin Rhythm을 통해 Riot (2018)라는 데뷔 앨범을 발표한다. 이번 녹음은 두 번째 작업으로 전작에서 보여준 칼리의 음악적 특징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이들은 재즈 트리오의 형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니멀한 멜로디와 리듬 패턴을 활용해 현대 작곡의 음악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표현하는 형식에서는 실험적인 록의 양식을 차용하고 있다. 음악적 형식과 구성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루프 속에서도 자율적 계기를 개방하고 그 내부의 다양한 표출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유연한 특..
Frode Haltli - Avant Folk II (Hubro, 2021) 노르웨이 아코디언 연주자 Frode Haltli의 앨범. 이번 녹음은 Avant Folk (2018)의 후속 성격으로 프로데를 포함한 10인조 앙상블의 뮤지션 모두 전작에도 참여한 경력을 공유하고 있다. 결국 이전에 선보였던 포크, 재즈, 체임버의 실험적 결합을 모색하는 음악적 탐험은 이번 앨범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화두로 작용한다. 민속 음악, 재즈, 아방가르드에 이르는 폭넓은 프로데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 이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음악 활동을 함께 해온 동료와의 협업을 이번 녹음에서도 선보인다. 이와 같은 혼합 장르적 성격 외에도, 노르웨이 전통 현악기 피들이나 아르모니움과 같은 고악기를 비롯해 신서사이저와 같은 전자 악기를 활용하는 등 사운드에서도 복합적 특징을 보여주고 ..
Those Who Ride With Giants - Forlorn (self-released, 2021) 호주 뮤지션 MJ Callaghan의 록 프로젝트 Those Who Ride With Giants의 앨범. TWRWG의 음악은 듣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장르적 해석을 개방하고 있다. 스스로는 인스트루멘탈 아트 록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포스트-록, 앰비언트 록, 일렉트로닉 록 등 청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 있는 다면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매력이다. 이는 2014년 데뷔 앨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특징이며 때문에 의외로 확고한 팬층이 두꺼운 뮤지션이기도 하다. 기타와 같은 기본적인 연주 악기는 물론 일렉트로닉을 활용해 통상적인 반주와 앰비언트의 장르적 특징을 수용한 듯한 사운드 스케이프의 연출에 이르기까지, 혼자서 모든 것을 완성하기 위해 보여주는 음악적 효율에 최대한 의지하는 모습을 ..
36 - Music for Isolation (Suite) (3six Recordings, 2021) 36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영국 전자음악가 Dennis Huddleston의 앨범. 이번 앨범은 작년에 발표한 Music for Isolation (2020) EP의 확장판으로, Part 1-4로 구분되었던 타이틀에 이름을 붙이고 여기에 5개의 새로운 트랙을 더해 풀-타임 리코딩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기존 EP의 트랙들은 이름만 부여되었을 뿐 동일한 곡이다. 일렉트로닉이 지닌 유연한 확장성에 바탕을 두고 이를 자신의 고유한 앰비언트의 언어로 발전시킨 그의 작업은 이번 앨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작업에서는 피아노의 라인을 활용해 일렉트로-어쿠스틱의 경향적 특징을 강조하는 대목들이 눈에 띈다. 물론 예전에도 이와 같은 곡들이 존재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피아노의 사운드가 앨범이 의미를 부각하..
Matt Carmichael - Where Will the River Flow (Porthole, 2021) 영국 색소폰 연주자 Matt Carmichael의 앨범. 올해 21세로 첫 데뷔 앨범을 발표한 매트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 영국의 촉망받는 젊은 뮤지션으로 지목되었다고 한다. 아직 스코틀랜드 왕립 음악원 재학 중임에도 꽤 많은 프로필을 써내려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녹음에 참여한 피아노 Fergus McCreadie, 베이스 Ali Watson, 드럼 Tom Potter 등 쿼텟의 멤버들은 이미 5년 전에 결성되어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앨범의 분위기는 마치 타이틀과 커버 아트가 암시하는 바와 같이 경쾌하고 기분 좋은 풍경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모던한 스타일의 재즈를 바탕에 두고 있지만, 여기에 스코틀랜드 민속 음악의 요소를 강하게 배합하여 쿼텟만의 활기찬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Annelie - Hertz (Masterworks, 2021) 네덜란드 피아니스트 Annelie의 앨범. 데뷔작 After Midnight (2018)에 이은 두 번째 풀-타임 리코딩이다. 전작은 오랜 시간 동안 퍼즐을 맞추듯 이어진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염두에 둔 구성을 보여줬다면 이번 앨범은 더욱 자유로운 직관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개별 트랙의 타이틀이 암시하는 표제적 성격을 강하게 반영하며, 그 주제를 암시하는 짧고 강한 테마 라인을 사용하여 곡의 진행을 펼치고 있다. Utrecht's TivoliVredenburg 공연장 내 Hertz 콘서트홀에서 녹음했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랜드가 아닌 업라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아넬리에의 설명에 따르면 곡들은 이사와 결혼 등 개인사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긴장의 해소와 편안함을 찾기 위한 자신만의 방식을 다..
Belmondo Quintet - Brotherhood (Jazz & People, 2021) 프랑스 색소폰 연주자 Lionel Belmondo와 동생 트럼펫 및 플루겔 호른 연주자 Stéphane Belmondo의 퀸텟 앨범. Infinity (1999) 이후 첫 스튜디오 녹음이며 Infinity Live (2009)를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12년 만에 발매된 앨범이기도 하다. 벨몽도 형제의 이번 작업에는 피아노 Eric Legnini, 베이스 Sylvain Romano, 드러머 Tony Rabeson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이들 형제의 음악적 내용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포스트-밥의 음악적 언어와 표현에 바탕을 둔 특징들은 더욱 공고한 형식으로 완성을 이루고 있으며, 전통적 양식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고유한 톤으로 유니크한 모습을 부각하려고 한다. 형제의 오리..
Charles Lloyd & The Marvels - Tone Poem (Blue Note, 2021) 미국 색소폰 연주자 Charles Lloyd와 The Marvels 퀸텟의 앨범. 일회적인 프로젝트로 끝날 줄 알았던 퀸텟 활동이 5년 차에 들어섰고 세 번째 앨범까지 발표하게 되었다. 기타 Bill Frisell, 스틸 페달 기타 Greg Leisz, 베이스 Reuben Rogers, 드럼 Eric Harland 등 라인-업 또한 이전과 동일하다. 물론 더 마블스를 통해 찰스가 선보이고자 했던 뉴 스탠더드에 대한 제안과 자신의 오리지널을 함께 제공하고자 하는 음악적 의지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앨범에는 Ornette Coleman, Thelonious Monk 등의 유명 재즈 넘버는 물론 Leonard Cohen, Gabor Szabo 등의 파퓰러 시리즈를 비롯해 쿠바 피아니스트 Bola de N..
Nik Bärtsch - Entendre (ECM, 2021) 스위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NikBärtsch의 앨범. 지금까지 주로 Ronin이나 Mobile 등의 그룹을 통해 선보였던 닉의 음악적 세계관이 Hishiryo - Piano Solo (2002) 이후 20여 년 만에 솔로 공간에서 재현된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은 무척 특별하다. 특히 1990년대 말부터 닉은 자신의 음악적 핵심을 요약하는 "Modul"이라는 개념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곡과 연주가 확장되고 응용될 다양한 가능성을 사고하게 되는데, 닉 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마치 '무술의 기본 훈련'과 같은 템플릿으로 비유된다. 지금까지 닉은 이와 같은 다양한 "Modul"들을 앙상블의 확장을 사고하는 어쿠스틱 그룹 Mobile이나 재즈와 주변 장르와의 접점을 현대 작곡의 시점에서 접근하는 밴드 Ron..
Kjetil Mulelid - Piano (Rune Grammofon, 2021) 노르웨이 재즈 피아니스트 Kjetil Mulelid의 앨범. 셰틸의 이름은 Rune Grammofon에서 발표한 두 장의 트리오 앨범을 통해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번 작업은 모든 공간이 오직 자신에게만 주어진 솔로 녹음을 선보인다. 감염병 사태에 따른 봉쇄 조치로 자신의 트리오를 비롯해 Wako 쿼텟의 모든 일정이 취소된 상황에서 작곡과 녹음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솔로 앨범은 셰틸이 노르웨이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재즈 피아니스트인지를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다. 솔로 공간 속에서 셰틸은 클래식의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에 이르는 폭넓은 표현은 물론 재즈 내의 다양한 스타일을 포괄하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이 모든 복합적 스펙트럼을 마치 하나의 단일한 언어처럼 구사한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