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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Ciani & Jonathan Fitoussi - Golden Apples of the Sun (Transversales Disques, 2023) 미국 전자음악가 Suzanne Ciani와 프랑스 작곡가 Jonathan Fitoussi의 협업 앨범. 전설과도 다름없는 미국 전자음악의 선구자인 수잔과, 이제는 자신의 고유한 음악적 입지를 구축하며 어느덧 중진의 위치에 오른 조나단이 함께 완성한 앨범이라는 점만으로도, 이번 작업에 귀 기울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얼핏 보면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들이 함께 작업한 음악은 완벽한 일체감을 형성하며, 쉽게 도달하기 힘든 균일한 질감을 완성하고 있다. 이는 이들이 작업을 위해 주로 사용한 Buchla와 Moog와 같이, 웨스턴과 이스턴의 서로 다른 기계적 특징과 음향적 특색을 지닌 사운드를, 자신들만의 균일한 텍스쳐로 가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교하면서도 입체적인 기하학적 구성을 완성한..
Blewitt - Exploring New Boundaries (Neuklang, 2023) 로마 출신 젊은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재즈 트리오 Blewitt의 앨범. 피아노 Stefano Proietti, 베이스 Oscar Cherici, 드럼 Gian Marco De Nisi 등, 1990년대 초중반 출신의 뮤지션으로 구성된 블레위트는, 전문적인 음악적 훈련과 각자가 지닌 기악적 재능을 바탕으로, 이탈리안 재즈 트리오의 현재성을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재즈라는 음악적 지반 위에서 주변 장르의 여러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트리오의 양식에 기반을 둔 표현을 통해, 이를 유연하게 표출하고 있다. 실내악과도 같은 엄밀한 규범에 입각하고 있지만, 각자의 개입은 능동적으로 이루지고 있어, 다양한 양식에 따른 대응은 무척 여유로우며, 이를 통해 완성하는 집합적 표현은 자신들만의 고..
Rymden - Valleys & Mountains (Jazzland, 2023) 피아노 Bugge Wesseltoft, 베이스 Dan Berglund, 드럼 Magnus Öström 등 북유럽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슈퍼 트리오 Rymden의 앨범. 구성원 모두가 재즈의 역사에서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자가 지닌 음악적 위상 또한 너무나도 비범하며, 이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트리오의 탄생이 예고되었을 때, 레임덴이 과연 어떤 폭발적 양식의 음악을 들려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갖기도 했다. 트리오의 첫 앨범 Reflections & Odysseys (2018)는 마치 기존 자신들의 음악적 혁신을 안정적인 언어와 체계 속에서 새롭게 정의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는데, 이는 어쩌면 강한 개성을 지닌 뮤지션들이 하나의 단일한 음악적 합의를 이루는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생각을 하..
Espen Eriksen Trio with Andy Sheppard - As Good As It Gets (Rune Grammofon, 2023) 노르웨이 출신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Espen Eriksen Trio와 영국 색소폰 연주자 Andy Sheppard의 앨범. 피아노 겸 작곡 Espen Eriksen, 베이스 Lars Tormod Jenset, 드럼 Andreas Bye로 구성된 EET의 편성 자체가 들려주는 풍부한 서정과 깊이 있는 정감만으로도 고유한 빛을 발하고 있지만, 앤디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한 작업은 그 나름의 새로운 감성을 연출하기도 한다. 2016년부터 시작한 이들의 협력 관계는 Perfectly Unhappy (2018)와 In The Mountains (2022)로 이어지는 스튜디오와 라이브 녹음을 결실로 선보였고, 이번 앨범은 트리오와 앤디의 협업을 포함하는 세 번째 작업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작업은, 마치 이들 네 명..
Hania Rani - Ghosts (Gondwana, 2023) 독일에서 활동 중인 폴란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Hania Rani의 앨범. 지금까지 하니아는 여러 편의 앨범을 선보였지만, 순수한 개인 작업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작업은 Esja (2019)와 Home (2020)에 이은 세 번째 녹음이기도 하다. 피아노, 키보드, 신서사이저 등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의 특성은 여전히 유지하면서도, 지금까지의 음악적 경험을 반영하면서도 새로운 전환을 위한 나름의 모색을 담아내기라도 하듯, 이번 앨범은 기존의 접근과는 다른 새로운 요소들을 다수 포함하는가 하면, 이러한 특징을 전면에 부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은 나의 의사소통 방식이며, 나는 예술과 음악을 장르적인 구분 없이 전체적인 것으로 본다”라는 그녀의 최근 인터뷰 내용을 실천적으로 증명한다는 인상을..
Jesper Thorn - Dragør (April, 2023) 덴마크 베이스 연주자 겸 작곡가 Jesper Thorn의 앨범. 2000년대 초부터 활동을 시작한 예스퍼는 여러 밴드의 정규 멤버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고, 2010년대 중반부터 자신의 오리지널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하며 자신만 고유한 음악적 표현을 실현하게 된다. 통산 세 번째 정규 녹음인 이번 앨범에서도 예스퍼는 피아노/일렉트로닉 Marc Méan 및 코넷 Tobias Wiklund과 호흡을 맞추고 있어 기존 작업과의 연속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여기에 테너 색소폰 Cecilie Strange와 바이올린/비올라 Andreas Bernitt 등도 함께하고 있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확장적 표현을 탐험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만의 고유한 심미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정서적 분..
Chogori - Minor Green (Modularfield, 2023) 독일 뮤지션 Ralf Stritt과 Gregor Kerkmann의 듀오 프로젝트 Chogori의 앨범. Modularfield라는 일렉트로닉 분야에서의 상징적인 레이블을 통해 작업을 발매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장르적 특징을 짐작할 수 있지만, 초고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해당 유형의 음악과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대 초 키보드 연주자 겸 피아니스트 Ralf Stritt와 더블 베이스 연주자 Gregor Kerkmann이 모여, 이전 자신들의 경력과는 결이 다른 일렉트로닉을 표방하며 초고리를 결성한다. 하지만 초고리의 일렉트로닉은 디지털 합성을 배제한 아날로그적인 특징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존 전자 음악과의 차별점을 명확히 하는가 하면, 연주 중심의 기악적 특성을 적극 활용하며 자신들만의..
Alessandro Sgobbio - Piano Music 2 (AMP, 2023)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Alessandro Sgobbio의 솔로 앨범. 알레산드로는 듀오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인상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만의 심미적인 세계관을 집약한 솔로 작품으로도 큰 주목을 받은 피아노 연주자이기도 하다. 최근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Piano Music (2020)으로, 몇 년 동안 축적해 온 자신의 음악적 아이디어를 봉쇄 기간 동안 정리해서 진솔한 표현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전작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심미적인 테마를 기반으로 임프로바이징의 모티브를 확장하며 섬세하게 이어지는, 피아노 중심의 순수한 연주에 기반하고 있다면, 이번 작업은 그와는 조금 다른 음악적 결을 지니고 있다. 이번 앨범 또한 Fazioli F278 Concert Grand의 연주를..
Kai Schumacher - Tranceformer (Neue Meister, 2023) 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Kai Schumacher의 앨범. 1979년생인 카이는 10대 시절 이미 솔로이스트로 데뷔해 클래식을 바탕으로 하는 전문 피아니스트의 교육을 받았으며, 이후 다양한 장르의 곡들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더한 작업을 통해, 차츰 자신의 음악적 지평을 확장하기에 이른다. 현재 클래식은 물론 팝, 재즈, 록, 아방가르드 등은 물론 전자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여러 뮤지션들과 함께 풍부한 활동을 소화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음악이 정체불명의 혼잡성을 지닌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하는 카이의 음악성은 견고하며, 오히려 다양한 장르와의 연관 속에서도 자신만의 빛을 발하는 강한 개성을 입증하기도 한다. 이번 앨범 역시 다양한 장르적 편차를 어떻게..
Anders Aarum Trio - Oslo Puzzle (Ozella, 2023) 노르웨이 재즈 피아니스트 Anders Aarum의 트리오 앨범. 1974년생인 안드레스는 1990년대 말부터 북유럽 재즈 씬의 주요 뮤지션들과의 연주를 통해 활동과 경력을 넓혀왔으며, 지금까지 다양한 녹음 세션 참여는 물론 여러 밴드의 고정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더불어 2000년부터 자신의 트리오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 작업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Mats Eilertsen, Torstein Ellingsen, Thomas Strønen, Ole Morten Vågan, Andreas Bye, Magne Thormodsæter, Ivar Thormodsæter 등과 같은 쟁쟁한 뮤지션들이 AAT의 베이스와 드러머로 함께 녹음과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베이스 Jens Fossum과 드..
Wolfgang Muthspiel - Dance Of The Elders (ECM, 2023) 오스트리아 기타리스트 Wolfgang Muthspiel의 트리오 앨범. 이번 앨범은 볼프강의 ECM 여섯 번째 타이틀이며, 베이스 Scott Colley 및 드럼 Brian Blade와 함께한 두 번째 트리오 녹음이다. 전작 Angular Blues (2020)에서 Larry Grenadier 대신 스콧이 참여해 이전 트리오 녹음인 Driftwood (2014)와 비교해 인상적인 변화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오랜 공동 작업자인 브라이언과 볼프강의 관계가 더욱 명료하게 묘사되었을 뿐만 아니라, 트리오 고유의 색감도 더욱 선명하게 부각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와 같은 경험은 이번 앨범을 통해 다시 한번 감동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스콧의 간결한 추상적 표현은 볼프강이나 브라이언에게는 더욱 사색적이고 목가적인 ..
Caterina Barbieri - Myuthafoo (light-years, 2023) 이탈리아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Caterina Barbieri의 앨범. 1990년생인 카타리나는 전자음악 작곡을 비롯해 힌두스탄 클래식 음악과 미니멀리즘에 관한 민족음악학 논문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고, 클래식 기타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같은 그녀의 다양한 재능과 음악에 대한 학식은 개인 작업에도 반영되어, 일렉트로닉 분야에서 자신만의 창의적인 미적 표현을 완성하게 된다. 모듈러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를 주로 활용하는 작업에서, 많은 뮤지션들이 기계 장치적 표현에 의지해 독특한 사운드나 효과에 집중하며, 통상적인 음악적 언어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카타리나는 이와 같은 장치적 기법을 활용하면서도 기존의 음악적 표현과의 연관성을 끊임없이 확장하는 태도를 취하고..
Logic Moon - Moonchild (Archives, 2023) Logic Moo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독일 전자음악가 Tobias Lorsbach의 앨범. 최근 들어 동료 뮤지션들과의 여러 협업에 집중했던 모습을 보여줬던 토비아스가 오랜만에 LM의 타이틀로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Archives를 통해 6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작업이기도 하며, 지금까지의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집약하면서도 구체화하는 모습을 담고 있어, 앰비언트 장르로 귀화한 이후 더욱 정교해지는 LM의 최근 행적을 밀도 있게 포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과거 밴드 활동 시절의 경험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기타를 활용한 레이어에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클래식적인 접근에 기반한 작법을 통해 LM의 공간을 구성하는 등, 보다 섬세해진 토비아스의 음악적 세계관을 담고 있는 듯하다..
Felix Rösch - Fragmente (SilentGreen, 2023) 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Felix Rösch의 앨범. 펠릭스는 클래식 피아노, 음향 공학, 영화 작곡 등을 전공했으며, 현장으로 나온 이후 지난 10여 년 동안 다양한 영화와 공고를 비롯한 영상 매체는 물론 연극과 오디오 북 등에 음악을 제공하기도 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그의 곡을 연주하는 등, 재능을 지닌 작곡가로 인상 깊은 활동을 남긴다. 펠릭스는 클래식 작곡가로서뿐만 아니라 실험적인 일렉트로닉 음악가로서도 나름의 열정을 보여주기도 하며,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해당 장르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의 개인 작업은 모던 클래시컬,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등을 통합하는 일체감을 지니고 있으며, 독특한 우울감을 지닌 전자 음향의 사운드는 기악 연주의 특성과 맞물리며,..
Neil Cowley - Fragmented Recall (Mote, 2023) 영국 피아니스트 겸 전자음악가 Neil Cowley의 앨범. 2018년 트리오 해체 이후 새로운 장르적 도전을 향한 닐의 음악적 행보는 나름 인상적인 여러 성과들로 이어지는 듯하다. 과감한 음악적 단절을 암시하는 순간도 존재했지만, 최근 들어 지금까지 임프로바이저로서 자신이 행해왔던 음악과의 연관을, 일렉트로닉이라는 새로운 영역 속에서 구현하려는 일련의 접근을 선보이기도 한다. 시퀀싱이나 모듈레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 속에서도 피아노의 기악적 특징을 접목하기 위한 노력들을 보여주는가 하면,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다면성을 완성하기 위한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전자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최근의 성과들 또한 이와 같은 닐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변화의 흔적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번 작업 ..
David Six - Dance with the Ghosts Chamber Sextet (Session Work, 2023)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David Six의 Dance with the Ghosts 프로젝트 중 Chamber Sextet 앨범. 데이비드는 총 3부작으로 기획한 Dance with the Ghosts 프로젝젝트를 예고했는데, 쿼텟 세션을 담고 있는 첫 번째 Dance with the Ghosts Quartet (2023)은 올해 3월에 공개했고, 여러 뮤지션들의 솔로 연주로 이루어진 Soloist는 오는 11월 발매 예정이다. 이번 작업은 그 두 번째에 해당하는 Chamber Sextet의 녹음을 담고 있으며, 바이올린 Irene Kepl, 첼로 Clemens Sainitzer, 트럼펫 Simon Zöchbauer, 클라리넷 Mona Matbou Riahi, 퍼커션 András Dés 등의 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