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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er Mathisen & Jan Gunnar Hoff with Gary Novak - Gladiator (Losen, 2021)

노르웨이 베이스 연주자 Per Mathisen과 키보드/피아니스트 Jan Gunnar Hoff가 미국 드러머 Gary Novak과 함께 녹음한 앨범. 페르와 얀이 평소 들려주던 어쿠스틱 연주가 워낙 강한 인상을 남겼던 탓에 이들이 전자 악기와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자신들의 음악 곳곳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모티브로 하는 곡을 종종 선보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둘이 함께 협업을 펼친 앨범에서 유독 이와 같은 경우를 발견하게 되는데 실제로 이번 앨범만 하더라도 10년이 넘는 전사가 존재한다. 이들은 페루 퍼커션 연주자 Alex Acuña와 함께 Jungle City (2009)에 이어 Barxeta (2012)를 발표하고 이후 쿠바 드러머 Horacio Hernández와 Barxeta II (2018)를 선보이며 일련의 연속적 흐름을 이어가게 되는데, 이번에는 아메리칸 퓨전 드럼의 전설인 개리와 함께 새로운 녹음을 완성한다. 때문에 이번 앨범은 페르와 얀이 함께 작업했던 기존 음악적 콘셉트를 유지하는 대신 전작들에서 활용되었던 민속적인 색채를 제거함으로써 보다 스트레이트 한 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전 작업에서 구사된 남미 특유의 민속적인 리듬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 자리를 폴리포닉 한 화려한 비트가 차지함으로써 오히려 베이스와 키보드/피아노의 표현이 제한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더 큰 사운드의 확장과 음악적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어 이전보다 훨씬 더 다채로우면서도 명료한 느낌을 전달하게 된다. 페르의 연주는 스티키 한 사운드에서부터 리버브가 강조된 에어리 한 느낌의 베이스까지 곡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음향을 선택하고 있으며, 얀 또한 로드 일렉트릭 피아노나 미니무그 등의 독특한 음색은 물론 고전적인 스타인웨이에 이르는 다양한 표현을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베이스 루프를 이용한 오버 더빙이나 다른 질감을 지닌 건반 사운드를 조합 혹은 배열하여 트리오의 표현을 확장하는 모습은 확실히 이번 앨범이 보여주는 주요한 특징 중 하나인데, 이는 개리의 드럼이 안정적이면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개방하는 단단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어서 가능한 진행이었음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검투사'라는 비장한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유연함은 물론 심지어 낭만적이기까지 해서 더 큰 매력을 경험하게 해주는 앨범이다.

 

20210914

 

 

 

related with Per Mathisen & Jan Gunnar Hoff

- Alex Acuña, Jan Gunnar Hoff & Per Mathisen - Barxeta (Losen, 2012)

 

related with Jan Gunnar Hoff (as Bodø Domkor, Hoff Ensemble et al.)

- Bodø Domkor - Meditatus (Grappa, 2007)

- Jan Gunnar Hoff - Living (2L, 2013)
- Jan Gunnar Hoff - Fly North! (Losen, 2014)
- Hoff Ensemble - Polarity (2L, 2018)
- Jan Gunnar Hoff - HOME (2L,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