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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ha Blanos - City Jungle (InFiné, 2021) 루마니아 피아니스트 겸 전자음악가 Mischa Blanos의 앨범. 미샤가 전작 Indoors (2019)에 보여줬던 클래식과 일렉트로닉의 뛰어난 감각적 융합을 기억한다면, 이번 앨범에 대해서는 모든 기대감을 다 동원해도 될 듯하다.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에 대한 훈련을 쌓았으며 젊은 나이에는 일렉트로닉에 몰입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표현을 일찍이 완성하게 된다. 뛰어난 연주 실력을 바탕으로 라이브 무대에서도 어쿠스틱 피아노를 사용하거나 신서사이저를 이용해 연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여 일렉트로닉의 표현 가능성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번 앨범 또한 두 장르의 음악적 언어가 지닌 깊이 있는 이해가 반영된 작업으로 전작보다 진일보한 작업 성취를 이루고 있다. 흔히들 모던 클래시컬과 일렉트로..
Murcof - The Alias Sessions (The Leaf Label, 2021) 유럽에서 활동 중인 멕시코 작곡가 겸 프로듀서 Fernando Corona의 솔로 프로젝트 Murcof의 앨범. 80년대 말부터 시작한 페르난도의 음악 여정을 한 줄로 표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대중음악이나 EDM은 물론 프로그래시브 록, 재즈 록, 아방가르드, 클래식 등에 이르는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2000년대 들어 Murcof라는 활동명을 사용하면서 선보인 음악들은 일렉트로닉과 앰비언트를 배경으로 모던 클래시컬의 표현을 활용한 실험적인 작업들을 표방하면서 일련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Erik Truffaz나 Vanessa Wagner 등과 같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뮤지션들과의 협연을 통해 의외의 놀라운 성과를 이루는가 하면, 자신의 음악적 표현을 확장하는 ..
Andrew Tasselmyer - Piano Frameworks (Disintegration State, 2021) 미국 전자음악가 Andrew Tasselmyer의 앨범. 앤드루는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텍스쳐를 완성함으로써 장르 내의 다른 뮤지션들과 다른 차별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흔히들 앰비언트나 드론 계열로 통칭되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유니크한 질감을 앤드루만큼 훌륭하게 잘 표현하는 뮤지션은 흔치 않을 듯싶다. 샘플링을 이용해 음악적 표현을 위한 기본적인 사운드를 구성하고, 필드 리코딩을 통해 묘사적인 특징을 강화하며, 톤 다운된 로우-파이 특유의 아련한 질감으로 연출하여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회상적인 분위기의 음악을 완성한다. 이번 앨범 또한 기존 앤드루의 작업이 보여준 특징들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특히 이번 앨범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은 피아노의 사운드인데, 고전적인 연주..
Various Artists - Vessels IX (Future Astronauts, 2021) 영국 팟캐스트 플랫폼 Future Astronauts의 컴필레이션 앨범. 2014년에 첫 팟캐스트를 발표한 이후 앰비언트, 다운템포, 칠아웃 계열의 음악은 물론 실험적인 비트는 물론 포스트-록 등을 소재로 지금까지 매주 꾸준하게 스트리밍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Podcast와 Horizons 두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격주로 번갈아 가며 해당 장르의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음악 소개는 물론 여러 각국의 숨겨진 개인 창작자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업을 대중에게 알릴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진 뮤지션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후원하기 위해 정식으로 레이블을 출범시켰고, FA의 호스트 중 한 명인 Jon Maynard의 프로젝트 Soular Ord..
James Francies - Purest Form (Blue Note, 2021)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James Francies의 두 번째 앨범. 데뷔 이전부터 이미 미국 재즈계에서 차세대 젊은 연주자로 주목받았던 제임스는 Blue Note에서 발매한 첫 앨범 Flight (2018)를 통해 확실히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데 성공한다. 이번 앨범에는 그의 오랜 친구인 베이스 Burniss Travis와 드럼 Jeremy Dutton 외에도 전작에 참여했던 비브라폰 Joel Ross, 기타 Mike Moreno 등을 비롯해 색소폰 Immanuel Wilkins, 보컬 Peyton, Elliott Skinner, Bilal 등은 물론 드럼 프로그래밍과 현악기들도 함께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임스가 지향하는 음악적인 방향에서는 큰 변화는 없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한층 스타일리..
Sphäre Sechs - Beta Pictoris (Cryo Chamber, 2021) 독일 전자음악가 Martin Stürtzer와 Christian Stritzel의 듀오 프로젝트 Sphäre Sechs의 앨범. 2001년부터 함께 연주 활동을 시작했으니 올해가 10년째다. 마틴은 지금까지 Phelios라는 활동명으로 다크 앰비언트 계열의 음악을 주로 선보였는데, 크리스티안과의 듀오에서는 우주여행을 테마로 하는 일련의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들려주고 있다. 이번 앨범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계 행성 화가자리 베타 별을 다루고 있어, 목성에서 시작한 이들 듀오의 여행은 점차 먼 우주로 향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두 일렉트로닉 뮤지션의 협업에서는 서로 각자의 라인과 표현을 공유하며 일련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들은 철저히 자기 역할에 기반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Martin Stürtzer - Illumination Cycle (Synphaera, 2021) 독일 전자음악가 Martin Stürtzer의 앨범. 마틴은 2000년대 중반부터 Phelios라는 활동명으로 다크 앰비언트 계열의 음악들을 선보였으며, 2010년도에 들어서 Christian Stritzel와 함께 Sphäre Sechs 듀오를 통해 한층 더 무게감 있는 일렉트로닉을 제작한다. 최근 들어 자신의 이름으로 다수의 작업들을 연이어 발표하게 되는데, 이 앨범들은 다양한 신서사이저 특유의 사운드와 효과에 집중하는 한편 고전적인 독일 전자음악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존 그의 음악에 익숙한 청자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 앨범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적으로 복각된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나 여러 주변 장치를 이용해 발..
Volker Bertelmann - Wild Republic (Needlewood, 2021) Hauschka라는 활동명은 물론 최근 자신의 이름으로 여러 편의 영상 관련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독일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Volker Bertelmann의 앨범. 이번 앨범은 독일 드라마 Wild Republic (2021)의 수록곡을 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 드라마를 관람할 기회가 없어 일부 트레일러나 참고 영상만을 봤을 뿐인데, 이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곡들이 등장하여 조금은 혼란스럽기는 하다. 드라마의 내용은 범죄를 저지른 어린 청소년들이 재활을 위해 알프스 훈련 캠프로 보내지는데, 그곳에서 보호 관찰자가 살해되면서 전개되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범죄 일탈 및 조직 생존이라는 대비적인 상황을 폴커는 특유의 내밀한 표현을 사용해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인상을 준다. 이..
Volker Bertelmann - Stowaway (Lakeshore, 2021) Hauschka라는 활동명으로 유명한 독일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Volker Bertelmann의 앨범. 이 앨범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Stowaway (2021)을 수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영화라 음악 때문에 감상했지만,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의 존엄과 헌신에 관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어 예상외로 몰입하면서 보게 되었다. 기존의 우주 물이나 재난 영화를 생각하고 본다면 다소 맥 빠지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위기의 상황을 마주한 극 중 인물 각자의 캐릭터에 집중한다면 의외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최근 The Old Guard (2020)에서 다소 과장된 사운드와 표현을 선보여 이번 작업에서도 그와 유사한 방식의 음악을 들려주..
Roberto Pianca - Mono No Aware (Honolulu, 2021) 스위스 출신 기타리스트 Roberto Pianca의 앨범. ECM의 Third Reel 트리오에서 로베르토가 보여줬던 신비감 가득한 공간적 표현을 기억한다면 이 앨범은 그 이후의 후속 작업이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을 듯싶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적인 분위기가 TR 트리오의 그것과 닮았다는 것은 아니다. 이번 앨범은 오히려 Sub Rosa (2017)에 가깝고 참여한 멤버 또한 피아노 Glenn Zaleski와 기타 Stefano Senni 등이 이번 앨범에서도 함께 하고 있다. 그 외 색소폰 Rafael Schilt와 드럼 Paul Amereller가 포함되어 있어 전작과 동일한 퀸텟 포맷으로 녹음이 진행된다. 소소한 구성원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작곡의 복합성에 임프로바이징을 위한 공간적..
Colin Stetson & Sarah Neufeld - Blue Caprice (52Hz, 2021) 캐나다계 미국 색소폰 연주자 Colin Stetson과 바이올리니스트 Sarah Neufeld의 OST 앨범. 이번 작품은 영화 Blue Caprice (2013)를 위한 음악들로 최근에서야 정식 발매가 이루어졌다. 2000년대 초, 파란색 쉐보레 카프리스를 타고 다니며 묻지 마 연쇄 저격 살인을 저질렀던 실재 DC 스나이퍼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는, 사건보다는 사실 자체를 다루는 듯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어 범죄물의 일반적 공식과는 다른 플로우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음악은 마치 겉으로 표출되는 행위 이면의 광기와 갈등을 드러내는 장치처럼 활용되고 있어, 이 또한 기존 장르물에서의 OST의 역할과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앨범은 시기적으로 이들 부부의 Never Were The Way She Wa..
Sarah Neufeld - Detritus (One Little Independent, 2021) 뉴욕에서 활동 중인 캐나다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 Sarah Neufeld의 앨범. 사라의 오랜 음악 활동에 비해 정작 그녀의 이름으로 된 작업을 감상할 기회는 흔치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은 Hero Brother (2013)와 The Ridge (2016)에 이어 오랜만에 발표한 세 번째 리코딩이다. 이번 녹음은 Arcade Fire에서도 함께 활동했던 드럼/신서사이저 Jeremy Gara를 비롯해 Bell Orchestre의 동료인 프렌치 호른 Pietro Amato 외에도 플루트/색소폰 Stuart Bogie 등 사라의 오랜 조력자들의 참여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앨범은 2016년 녹음을 안무곡으로 활용하기 위한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막상 두 작업 사이에는 장르적..
OID - Talka (Form Resonance, 2021) 러시아 전자음악가 Andrei Antonets의 솔로 프로젝트 OID의 앨범. 감각적인 비트와 화려한 신서사이저의 사운드가 지배적이었던 기존 안드레이의 음악과 달리 이번 앨범은 다분히 정서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참으로 공교롭게도 앨범을 들으며 문득 떠올랐던 것이 Andrei Tarkovsky의 영화들이었는데, 상징적 묘사로 가득하면서도 아름다웠던 감독의 시네마틱 한 미장센이 앨범의 음악과 묘하게 오버랩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1990년대 후반 무엇이 우리 사회를 문화적 과잉으로 이끌어 타르코프스키의 80년대 3부작이 극장에서 흥행 성공하는 기현상을 가능하게 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지만, 적어도 그와 비슷한 시기에 Alexandroid를 통해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KMRU - Logue (Injazero, 2021) KMRU으로 알려진 케냐 전자음악가 Joseph Kamaru의 앨범. 작년 한 해 동안 여러 편의 앨범들을 발표하며 마치 어느 한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지만, 카마루는 이미 Bandcamp를 통해 그 이전부터 꾸준하게 음원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유니크한 앰비언트의 세계관을 선보였다. 이번 앨범은 2017-19년 사이에 완성된 개별 작업들을 엮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지역적 특색은 그의 음악에서 무척 세련된 형식으로 반영되어 있다. 때로는 원시적인 리듬을 형상화한 비트 시퀀싱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자연의 색을 닮은 생동감과 그 빛의 다양한 변화를 묘사한 섬세한 신서사이저의 연주가 주를 이룬다. 그의 연주에는 양가의 측면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피아노 혹은 스트링의..
God Is An Astronaut - All is Violent, All is Bright: Live (Revive, 2021) 아이랜드 포스트-록 그룹 God Is An Astronaut의 앨범. 이번 작업은 이들의 초기작 All Is Violent, All Is Bright (2005)를 스튜디오 라이브로 다시 녹음한 것으로, 흰색 바탕을 이루고 있던 오리지널 커버를 명암 반전시킨 흑백 배경의 표지를 달고 있다. 이번 리코딩에는 오리지널 멤버인 기타 Torsten Kinsella, 베이스 Niels Kinsella, 드럼/신서사이저 Lloyd Hanney와 더불어 최근 GIAA에 정식으로 합류한 기타/키보드 Jamie Dean이 함께하고 있어, 원본에 대한 오리지널리티는 물론 시간의 흐름과 경험의 축적을 반영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참고한 2005년의 앨범은 2011년에 리마스터링을 거친 재발매본이기 때문에 원본과..
BRUIT ≤ - The Machine Is Burning and Now Everyone Knows It Could Happen Again (Elusive Sound, 2021) 기타 Théophile Antolinos, 베이스/바이올린/키보드 Clément Libes, 첼로 Luc Blanchot, 드럼 Julien Aoufi 등으로 구성된 프랑스 포스트-록 그룹 BRUIT ≤의 앨범. 2016년 스튜디오 환경에서의 사운드 실험을 위해 3인조로 결성된 브뤼는 이후 2018년 첼로가 합류하면서 지금과 같은 3인조 라인-업의 밴드로 완성된다. 이후 미니 앨범 Monolith (2018) 발매 이후 본격적인 투어 밴드로서의 면모도 갖추게 되었지만 2020년 전염병 사태로 기획되었던 모든 이벤트가 취소되었고, 이를 계기로 이번 첫 정규 앨범의 녹음을 완성하게 된다. 이전 EP에서도 브뤼의 대략적인 음악적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었듯이 이번 앨범은 포스트-록을 바탕으로 앰비언트, 일렉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