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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Brad Mehldau & Orpheus Chamber Orchestra - Variations on a Melancholy Theme (Nonesuch, 2021)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Brad Mehldau와 Orpheus Chamber Orchestra의 협연 라이브 앨범. 1972년 창단한 OCO는 지휘자 없는 집단적 지휘 체계를 확립하여 음악적 해석에서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수많은 솔로이스트들과의 협연 속에서도 독특한 오케스트라의 질감을 선보임으로써 창의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브래드와의 협연에서 이러한 OCO의 특징은 어쩌면 서로에 대해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고 봐도 무관할 듯싶다. 이들의 투어는 2013년 카네기 홀에서의 공연을 포함하여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지며, 앨범에는 "Melancholy Theme"와 11편의 "Variations", 그리고 "Cadenza"와 "Postlude"를 비롯해 앙코르 연주 "Variations 'X' and 'Y'"를 포함하고 있다. 테마는 현대 작곡의 특징을 반영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변주는 자율적 해석의 공간을 개방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작곡의 의도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재즈적인 임프로바이징의 계기는 제한되어 있지만 진행과 해석에서 피아니스트의 유연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들은 충분히 보여주고 있어 브래드 특유의 감각적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테마에서 느껴지는 멜랑콜리는 의미 그대로의 비관적인 우울감보다는 외로움이나 고독의 미학적 정서를 느끼게 해 주는, 다분히 서정적인 인상이 강하다. 앨범은 이와 같은 멜랑콜리에서 시작한 테마가 변주를 이어갈수록 다양한 감정과 교차를 이루며 발전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비교적 테마의 느낌을 충실히 전개하던 초반의 변주들은 서서히 점진적인 해체와 분열을 이루게 되는데, 이러한 계기는 브래드의 피아노 연주에서 시작된다. 3, 4번 변주에서 브래드의 피아노에 의해 테마는 점차 레디컬 하게 해체되기 시작하고 7번에 이르러서는 테마와는 다른 형식적 추상에 이르게 되는데, 오케스트라는 이러한 피아니스트의 재구성에 대응하는 듯한 바리에이션을 이어가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카덴차보다 오히려 앙코르에서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브래드의 즉흥적 열망이 폭발한다는 것인데, 기존 그의 솔로 라이브에서 펼쳐 보였던 화려한 테크니션의 면모와 더불어 낭만적 열망을 단 한 곡에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브래드가 왜 오늘날 재즈의 아이콘인지 보여주는 앨범이다.

 

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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