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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timming x Lambert - Positive (XXIM, 2021)

독일에서 활동 중인 스웨덴 전자음악가 겸 프로듀서 Martin Stimming과 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Paul Lambert의 듀엣 앨범. 서로 다른 장르적 기반에서 활동 중인 스티밍과 람베르트는 이미 미니 앨범 Exodus (2018)를 통해 음악적 합의의 가능성을 보여줬는데, 각자가 지닌 고유한 표현들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는 상대와의 공간적 공유를 시도하기 위한 다양한 작법들을 선보였다. 어떻게 보면 서로 한 발씩 물러서서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한 듯한 협업 방식은 웹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보기 힘들 만큼 놀라운 시너지를 완성했다. 이후 이들은 이 과정을 "미학과 취향의 공유"라고 불렀고 그 핵심을 "오르가닉 사운드"라 정의한다. 사운드에 대한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면서도 단지 서로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이를 표현했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장르적 차이는 상대화될 수 있었다는 우회적인 설명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전작의 연장에 있으면서도 공통의 음악적 아이디어들을 보다 확장된 표현의 공간 속에서 구현하는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전작인 EP에서 한 발씩 물러선 듯한 포지션 대신 보다 더 가까이 밀착하여 긴밀한 유기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각자가 지닌 음악적 색 또한 과감하게 표출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동안 람베르트 본인이 피아노의 공간 속에 일렉트로닉의 배음과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신의 경계를 넓혀 왔던 점을 기억한다면, 그만큼 스티밍과 만들어낼 수 있는 접점은 전작보다 확대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작업에서보다 협업의 공간 속에서 더욱 폭넓은 확장성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음악적 표현에서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속한 장르 밖의 언어까지 포괄하는 과감한 접근을 보여주는가 하면, 기존 각자의 바운더리를 강화하는 여유까지 느껴진다. 스티밍은 신서사이저를 이용한 리듬 페턴을 시도하는가 하면 람베르트는 기존의 펠트 한 톤의 피아노에서 벗어난 다양한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한다. 서로 다른 음악적 언어와 표현이 대비와 조화를 이루거나 때로는 대치하며 긴장을 유발할 때 경험하게 되는 쾌감은 상상 이상이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서로 각자의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공유하며 이와 같은 음악적 성과와 진전을 이루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울 뿐이다.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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