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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Hania Rani & Dobrawa Czocher - Inner Symphonies (Deutsche Grammophon, 2021)

폴란드 피아니스트 Hania Rani와 첼리스트 Dobrawa Czocher의 듀오 앨범. 폴란드는 물론 오늘날을 대표하는 젊은 여성 현대 작곡가들인 하니아와 도브라와는 10대인 그단스크 Feliks Nowowiejski 음악학교 시절부터 1살 터울 자매처럼 친하게 지냈고 이후에도 바르샤바 Fryderyk Shopin 음악원에서 함께 공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이들은 로컬 발매를 통해 폴란드 작곡가이자 록 밴드 Republika의 창립 멤버인 Grzegorz Ciechowski의 곡들을 모던 클래시컬의 언어로 재구성한 Biała Flaga (2015)를 선보이면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후 도브라는 Szczecin Philharmonic Orchestra의 솔로이스트는 물론 여러 작곡가들의 작업에 참여하는 한편, 하니아는 Gondwana 레이블을 통해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 세 편의 앨범을 연이어 발표하는 등,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의 확고한 입지를 다진다. 오늘날 모던 클래시컬 및 현대 작곡 분야에서 이들처럼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뮤지션은 흔치 않기 때문에 Deutsche Grammophon과의 계약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전 인류를 절망에 빠뜨린 펜데믹 기간 중 하니아의 부모님 집에서 완성된 이번 앨범은 서로에 대한 우정은 물론 음악을 통한 희망과 자연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때문에 듀오로 완성된 앨범에 '내적 교향곡'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은 연주의 규모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인간 내면에 잠재된 본성과 용기에 관한 깊이 있는 음악적 성찰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들은 그동안 각자 자신이 보여줬던 음악적 표현을 가감 없이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일체감을 보여준다. 두 개의 표현 사이에는 어떤 공간적 대비도 존재하지 않으며 마치 하나의 정교한 통합적인 구조물로 드러나는 완성된 아키텍처를 대하는 듯하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타이틀에 사용된 '심포니'라는 단어는 개념적인 설득력을 지닌다. 피아노와 첼로와 같은 전통적인 연주 악기를 이용해 미니멀한 리듬의 반복이나 미세한 벨로시티의 변화를 통해 음악적 역동과 에너지를 표현하는가 하면, 신서사이저나 일렉트로닉을 활용해 그 공간에 독특한 대칭적 긴장을 부여하기도 한다. 하나의 곡 안에서도 치밀한 사전 작곡의 구성에 따른 진행을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즉흥적 모티브들이 개입해 극적 전개를 이끄는 등 풍부한 음악적 통찰력은 물론 창의적 유연성까지 보여주는 인상적인 대목들이 가득하다. 이들이 이제 겨우 서른을 갓 넘긴 젊은 음악 창작자라는 점이 놀랍고, 앞으로 선보일 작업에 대한 기대로 설레게 하는 매우 인상적인 앨범이다.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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