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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Hania Rani - Venice: Infinitely Avantgarde (XXIM, 2022)

폴란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Hania Rani의 OST 앨범. 현대 작곡 혹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성장한 하니아의 음악적 입지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존재하지 않을 듯하다. 그리 길지 않은 음악적 커리어지만 그녀는 스튜디오 리코딩은 물론 영화나 영상 관련 작업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하니아는 지금까지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 장단편 영화, 연극 등을 위한 작곡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전편은 공개되지는 않았고 최근 발매된 Music for Film and Theatre (2021)를 통해 그 성과 중 일부만 요약된 것이 전부다. 이번 OST는 Michele Mally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장편 Venice: Infinitely Avantgarde (2020)을 위한 음악을 수록하고 있다. 해당 작품은 당대의 예술 거장 및 역사적 흔적을 살펴보는 Great Art on Screen 시리즈의 일부로 기획되었으며, 베니스 편은 다가오는 12월에 공개 예정이다.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하니아가 직접 출연하여 베네치아의 박물관, 거리, 운하 등을 돌아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느낌을 음악으로 전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해서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기행문 형식의 서술적 진행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해당 공간과 장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최소화하는 대신 그 경험을 모티브 삼아 사적 정서나 느낌에 초점을 맞춘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수록곡의 개별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으며, 실제 연주를 통해 드러나는 다양한 음악적 접근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니아는 펠트 한 사운드의 피아노 솔로에서부터, 현악을 활용한 실내악적 공간 활용은 물론, 일렉트로닉을 이용한 사운드 스케이프 연출 등, 지금까지 선보였던 다양한 음악적 구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영상 속에서 그녀의 음악이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어 정확한 언급은 보류하겠지만, 적어도 이번 앨범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하니아의 음악적 다양성을 담으려 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이 안에는 “Isolde”와 같이 깊은 리버브를 이용해 공간적 특성을 반영하며 정서적 느낌을 표현한 곡을 포함하여, 두 가지 버전의 “Il mondo nuovo”처럼 장소적 신비감과 생경감을 드러내며 음악적 표출을 완성하는 등, 베니스라는 모티브에 충실한 연주에 담으려 했음은 쉽게 느낄 수 있다. 하니아의 사적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충분히 공감 가능한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어 매력적인 앨범이다.

 

 

202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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