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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Hania Rani - Music for Film and Theatre (Gondwana, 2021)

폴란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Hania Rani의 앨범. 지난해 발매된 Home (2020)에서 하니아는 자신의 보컬을 이용한 음악을 선보였는데, 확실히 영상이나 무대 공연을 위한 작곡과 본인 스스로를 위한 작업에는 일련의 간격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또한 자신의 작업 내에서도 표현의 다양성을 위한 계기들을 끊임없이 이어간다는 인상을 주고 있어 한편에서는 그녀의 음악이 지닌 진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하니아의 참모습은 피아노 연주와 영상을 위한 작곡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앨범은 타이틀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후자의 측면을 강조하고 있어 반가운 작업이기도 하다. 물론 연주자로서 깊이 있는 감정을 전달하는 하니아 특유의 플레이를 감상할 수도 있다. 이 앨범에는 최근 몇 년 동안 하니아가 작업한 몇 편의 영상 및 무대 음악 중 본인이 직접 선곡한 곡들을 담고 있는데, 그중에는 최종 사운드 트랙에 포함되지 않아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곡도 있다. 앨범은 xABo: Ksiadz Boniecki (2020), I Never Cry (2020) 등 최근의 다큐멘터리와 장편을 비롯해 Michał Zdunik의 연극 Pradziady (2018) 등을 위한 곡들을 포함하고 있어,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기에 호기심으로만 남았던 하니아의 작업을 감상할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매체를 위한 작업을 담고 있어, 각각의 특색에 맞는 음악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편곡 과정에서 어떤 피아노를 사용하고 그 연주 주변에 현악이나 일렉트로닉과 같이 사운드 스케이프를 연출하는 배음과 효과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의 디테일로 드러난다. 때로는 펠트 한 업라이트 사운드를 이용해 묵직한 현실감을 표현하는가 하면 때에 따라 그랜드를 통해 신비로운 공간감을 연출하기도 하는 등 개별 곡의 용도에 따라 적합한 사운드를 선택하고 활용한다. 그런데도 앨범 전체는 마치 하나의 완성형의 구성을 지닌 듯한 일관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하니아 자신이 의도한 선곡의 효과일 수도 있겠고, 무거운 감정을 견디며 일상의 빛을 탐구하는 듯한 그녀의 음악적 태도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 아닐까 짐작하게 된다. 그만큼 그녀의 음악은 무엇을 다루고 있더라도 연주와 작곡의 신념이 반영된 의지를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반갑고 고마운 앨범이다.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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