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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l Cowley - Building Blocks, Pts. 4 & 5 (Mote, 2022)

영국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Neil Cowley의 미니 앨범 두 장. 닐은 2010년대 말부터 기존 재즈 트리오 대신 본격적으로 모던 클래시컬과 일렉트로닉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솔로 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장르적 변화는 이미 기존 재즈 작업 속에서도 부분적인 요소적인 활용을 통해 조금씩 반영되기 시작했으며, Ben Lukas Boysen과 함께 발표한 Grains & Motes (2019)과 이후 Beat Infinitum (2019)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EP를 통해 본격적으로 새로운 음악적 지반에서 이전과 다른 접근을 보여주게 된다. 그리고 Hall Of Mirrors (2021)를 통해 새로운 장르적 접근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와 작법을 알리게 되는데, 이는 기존 일렉트로닉이나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관행과는 다른 창의적인 완성을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미니 앨범 형식으로 발매한 일련의 Building Blocks Pts. 1-3 (2020) 시리즈는 닐의 새로운 음악적 모색과 자기 발견을 위한 단편적인 작업을 포함하고 있는데,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모던 클래시컬을 포함 기존 임프로바이징의 요소들에 대한 다양한 관계를 탐색하고, 이를 체계화하기 위한 창의적인 접근을 포함하고 있다. 새로운 음악적 접근과 기존 자신의 피아노와의 관계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음악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BB 시리즈는 3부작으로 기획되었으며, 이와 같은 작업 중 상당 부분은 이후 정규 앨범 속에서 풍부한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올해 초 다시 선보인 이번 BB 시리즈의 네 번째와 다섯 번째 파트 역시 새로운 정규 작업을 위한 세부적인 아이디어의 집합처럼 보인다. 이전 BB 시리즈의 내용이 고스란히 정규 앨범에 수록되거나 중복된 활용을 포함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 EP들 또한 일종의 독립적인 작업의 성격을 유지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동시에 이후의 공식 릴리즈에서 어떤 음악적인 테마를 다룰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번 BB 시리즈에서 닐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에 관한 것인데, Pt. 4에서는 아버지의 상실과 이후 어머니의 힘겨운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Pt 5에서는 어린 시절을 포함해 여행에 대한 인상 및 오랜 친구의 투병 등과 같이 주로 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BB 시리즈와 정규 작업이 주로 다양한 요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모색을 통해 새로운 음악적 접근을 체계화하고 이를 기존 자신의 언어와 통합하는 과정에 집중했다면, 이번 EP들과 이후의 릴리즈는 이를 고유의 표현 양식으로 내면화한 다양한 활용을 선보인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 같은 구체화된 표현 양식이, 기존 작품에서 보여준 다면적 성격 중 일부에 해당한다는 사실인데, 묘사적 서술에서부터 서사적 내러티브 등을 포괄했던 폭넓은 내용 중 정서적 반영을 다루고 있는 부분들을 이번 작업에서 독립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번 EP들에 대해 닐은 새로운 앨범 작업을 위한 ‘스냅숏'으로 칭한 만큼, 이후의 정규 릴리즈에 대한 개략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가 보다 많은 다양한 음악적 내용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품게 만드는 시리즈다.

 

 

202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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