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Neil Cowley의 작업을 대상으로 한 리메이크 앨범. 지난 3월 발표한 Hall of Mirrors (2021)는 솔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는 동시에 본격적인 장르적 변신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앨범이었다. 자신의 피아노 연주를 활용한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특징을 부각하면서도 일렉트로닉과 앰비언트적 감각이 덧입혀진, 닐 아니면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든 유니크한 창의적 공간을 완성한다. 이번 앨범은 3월에 발매된 원곡들을 대상으로 닐의 동료인 Ben Lukas Boysen를 비롯해 Louf, Kilig, Kate Simko, Jacana People, The Allegorist 등과 같이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뮤지션들은 물론 Jacana People처럼 뛰어난 감각과 실력을 갖춘 라이징 스타들이 참여해 리믹스한 결과를 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리믹스는 하우스, 테크노, 정글, 브레이크 비트 등과 같은 새로운 장르적 '반영'을 이루게 되는데, 닐이 자신의 첫 솔로에 '거울'이라는 은유를 사용한 점을 기억한다면 이번 작업에 원작자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듯싶다. 마치 사적인 공간에서의 기록을 담은 원작을 공개적인 댄스 플로어에 올리기 위해 여러 뮤지션들의 재능과 감각을 빌어 작업한 듯한 인상 또한 강하다. 그만큼 리믹스에 참여한 개별 뮤지션들의 각자 개성이 드러나면서도 앨범 전체의 균일한 뉘앙스 또한 강하게 부각될 만큼 음색은 물론 기본적인 분위기까지 일정한 틀을 벗어나지 않는 놀라운 응집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 닐의 의지가 일정한 방식으로 개입되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듯싶다. 때문에 이번 '반영'은 닐이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되며, 이와 같은 과정 자체가 처음부터 의도된 음악적 계획의 일부라는 추측도 하게 된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리믹스곡들 각각은 나름의 방식대로 원본과는 균일한 거리를 두고 있어 마치 또 하나의 오리지널을 만들어낸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만들고, 이 새로운 것을 전혀 다른 익숙한 것으로 만드는, 닐의 놀라운 재능을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다.
202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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