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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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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ge & Perry Frank - Selvascapes (Valley View, 2021) Lauge와 Perry Frank의 앨범. 20년이 넘는 활동 경력을 지닌 로지는 덴마크 앰비언트 뮤지션 Henrik Laugesen의 활동명으로 특히 Lauge & Baba Gnohm라는 듀엣 프로젝트를 통해 폭넓은 일렉트로닉의 표현을 선보이는가 하면 여러 개인 활동을 펼치면서 앰비언트, 드론, 모던 클래시컬에 이르는 폭넓은 음악적 세계관을 드러낸다. 그의 가장 큰 매력은 북유럽 특유의 차가운 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사운드로, 이는 로지의 다양한 장르적 표현 속에서도 그의 유니크 한 특징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페리 프랑크라는 활동명을 사용하는 이탈리아의 Francesco Nicola Perra는 일렉트로닉과 기타 연주를 활용한 앰비언트와 포스트-록, 사이키델릭은 물론 어쿠스틱 음악까지 포괄하는 사..
Michael Wall - Myself Through You (soundFORMovement, 2021) 미국 작곡가이자 교육자인 Michael Wall의 앨범. 마이클은 음악 전공이지만 독특하게도 대학에서 무용 관련 강의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설립한 Sound For Movement라는 레이블과 프로젝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이클은 주로 안무 및 무용과 관련된 음악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 또한 개인과 무용단을 위해 작곡 혹은 편곡된 것들로 대부분 섬세한 동적 흐름의 표현에 유리한 느린 BPM의 음악들이다. 독립적인 하나의 앨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과 장르를 포괄하고 있어 일종의 옴니버스적인 느낌도 강하고, 마이클의 전체 작업과 관련해서는 무용인들을 위한 음악 라이브러리의 일부를 담은 컬렉션의 성격도 지닌다. 이와 같은 성격 때문인지 전반..
Devendra Banhart & Noah Georgeson - Refuge (Dead Oceans, 2021) 미국 싱어송라이터 Devendra Banhart와 그래미 수상 프로듀서 겸 엔지니어 Noah Georgeson의 듀엣 앨범. 데벤드라의 음악은 다양한 장르적 사운드를 포괄하고 있지만 포괄적인 의미에서 느슨하게 정의할 수 있는 사이키델릭 포크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1960년대의 사이키델리아와는 다른 음악적 결을 보여주고 있어 듣기에 따라서는 다분히 앰비언트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기도 한다. 노아와의 이번 협업 작업에서는 데벤드라의 애트모스페릭 한 특징이 부각되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감염병 사태에 쓰인 곡들은 앨범 타이틀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에게 심리적인 '피난처'를 제공하는 듯한 음색을 선물해주고 있어 이전 이들 콤비의 작업과는 다른 정서적 결을 보여주기도 한다. 전자..
Danielle Eva Schwob - Out of the Tunnel (Innova, 2021) 미국에서 활동 중인 영국 출신 작곡가 겸 프로듀서 Danielle Eva Schwob의 앨범. 다니엘라는 지금까지 주로 실험적인 전자음악, 영화 및 광고 영상들을 위한 작업을 주로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앨범은 미국 작곡가 포럼의 의뢰를 받아 그녀가 작곡한 것으로 고전적인 규범을 보여주는 현대 작곡의 특징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다. 참여한 뮤지션 또한 그래미에 노미네이트 된 PUBLIQuartet을 비롯한 하프 연주자 Ashley Jackson, 플루트 Nathalie Joachim, 첼로 Michael Nicolas, 피아노 Orion Weiss 등 현재 미국의 인디 클래식 신을 대표하는 다양한 뮤지션들의 연주로 재현하고 있다. PQ가 연주한 타이틀곡 "Out of the Tunnel"은 총 4..
Arian Shafiee - Pastorale (Constellation Tatsu, 2021) 아랍계 미국 기타리스트 겸 사운드 아티스트 Arian Shafiee의 앨범. 기타를 통해 비교적 다양한 장르적 영역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아리안은 Arabic Voice (2019)를 계기로 자신의 음악적 언어들은 물론 인종적 기원을 반영한 아라비안 음향까지 추상화하여 마치 사운드 콜라주와 같은 독창적인 시도를 선보인다. 어쩌면 이번 앨범 역시 이와 같은 음악적 접근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고 주변의 다른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려는 듯한 과정의 일부로 보이기도 한다. 이번 작업에서도 여전히 해체적인 태도는 부각되기도 하고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 또한 엿볼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이러한 재구성의 과정이 공간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인상이 강하다. 특히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연은..
ambientsketchbook - Tipping Point (self-released, 2021) ambientsketchbook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북아일랜드 기타리스트 겸 프로듀서 Lee Gorman의 앨범. ASb라는 활동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앰비언트라는 기본적인 장르적 특징을 바탕으로 일렉트로닉, 슈게이즈, 포스트-록 등의 표현을 활용하여 다면적인 음악적 세계관을 펼친다. 때문에 각각의 앨범마다 고유한 음악적 색이 덧입혀져 있어 스타일면에서도 비교적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리게 읊조리는 듯한 멜로디를 비롯해 일상적 서정을 묘사하는 듯한 사운드의 텍스쳐와 앰비언트 특유의 부유하는 듯한 공간을 음향의 하모니 등은 ASb만의 고유한 특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어쩌면 이와 같은 ASb의 다면적인 모습을 일련의 단편적인 서사적 옴니버스처럼 엮어낸 듯한 인..
Meredi - Trance (Modern, 2021) Meredi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Ina Meredi Arakelian의 앨범. 10여 년 전부터 연극과 영화를 위한 음악을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커리어를 성장시켜오던 중 작년에 발매된 Stardust (2020)는 젊은 신인 메레디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앨범은 그녀의 두 번째 앨범으로, 전작이 감성적인 섬세함을 지닌 연주자의 면모와 시적인 예민함을 담아내는 작곡가로서의 재능을 동시에 보여준 작업이라면, 이번 녹음은 메레디의 음악이 모던 클래시컬 장르 내에서 어떤 위상을 지닐 수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듯한, 또 다른 의미에서의 놀라운 성과를 지니고 있다. 전작의 경우 솔로라는 공간을 온전히 자신의 연주로 채색했다면 이번 녹음에서는 다양한 현악은 물론 섬..
Moritz von Oswald Trio - Dissent: Chapter 1-10 (Modern, 2021)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Moritz von Oswald Trio의 앨범. 프로듀서, 엔지니어, 뮤지션 등으로 활약하는 Moritz von Oswald의 주도로 2009년에 결성되어 일렉트로닉, 댄스, 재즈 등의 장르 복합적 특징을 보여주는 독창적인 음악을 선보였던 MvOT는 Sounding Lines (2015) 이후 오랜 침묵을 이어왔는데, 이번 작업은 새롭게 진영을 갖춰 6년 만에 발매한 신작이다. 기존에도 소소한 멤버 변화는 있었지만 이번에는 새롭게 정비된 라인-업으로 녹음을 진행하는데, 독일 재즈 드러머 Heinrich Köbberling와 미국 프로듀서 겸 전자음악가 Laurel Halo가 신서사이저와 키보드로 참여한다. 멤버 구성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MvOT가 추구하는 기본적인 장르적 특성은..
Joep Beving - Trilogy (Deutsche Grammophon, 2021) 네덜란드 피아니스트 Joep Beving의 3부작 통합 앨범. 이번 모음집은 기존에 발표된 앨범과 몇 개의 미발표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때문에 디지털 음원 발표보다는 윱의 지난 작업이 180g 중량반 7LPs 박스 세트로 묶여 발매되었다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고, 특히 초판본에 한해 자필 서명이 담겨 있어 그의 팬은 물론 콜렉터를 위한 아이템으로도 가치를 지닌다. 윱의 음악은 복잡한 감정을 담은 단순한 음악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10대 때 손목 부상으로 포기해야 했던 피아노와 평범한 직장 생활을 거쳐 비교적 늦은 나이인 30대 후반에 그동안 꿈으로 간직했던 음악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데, 할머니가 물려주신 Schimmel 업라이트로 녹음한 Solipsism (2015)이 그 출발점이다. 하지..
Max Richter - Exiles (Deutsche Grammophon, 2021) 독일 출신 영국 작곡가 Max Richter의 앨범. 막스는 보편적인 인류 문제와 본인이 속한 공동체 주변의 비극에 관심을 기울이며 음악을 통한 발언을 꾸준히 이어왔다. '망명(자)' 혹은 '도피'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번 앨범은 몇 년 전부터 유럽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난민들의 이주 위기와 비극에 대해 다루고 있다. 발레를 위한 안무곡으로 의뢰를 받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한 토론 과정을 통해 여행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주목하고 이를 현실 문제와 결부시켜 생각을 발전시키게 된다. 앨범의 녹음은 2019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Kristjan Järvi가 지휘하는 Baltic Sea Philharmonic의 연주로 진행되었다. 오래전부터 여러 나라에 의해 점령된 역사를 지닌 도시에서, 독일..
Ryuichi Sakamoto - Minamata (Milan, 2021) 일본 작곡가 Ryuichi Sakamoto의 OST 앨범. 이번 앨범은 Andrew Levitas 감독의 영화 Minamata (2020)를 위한 곡들을 수록하고 있다. 1964년 일본은 도쿄 하계 올림픽을 통해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에서 세계의 기술과 문명을 선도하는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이후 1972년 말, Life 지에 실린 사진 '목욕하는 우에무라 도모코'는 일본 산업화 이면에 숨겨진 추악한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되는데, 영화는 이를 촬영한 사진작가 Eugene Smith와 그의 일본인 아내 Aileen Mioko Smith, 그리고 수많은 현지인들이 미나마타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투쟁 과정을 담고 있다. 제2차 대전 종군기자로 활동하며 오키나와, 이오지마, 괌,..
VilloVilduVeta - Längtan Får Vingar (YEAR0001, 2021) 스웨덴 프로듀서 Ludwig Rosenberg와 Joakim Benon의 듀오 프로젝트 VilloVilduVeta의 앨범. 루드비히와 요아킴의 듀오는 2019년 힙합 그룹 Sad Boys와 신발 및 의류 브랜드 Converse의 컬래버레이션 작 “One Wish”의 TV 트레일러를 위해 "Nästan"라는 곡을 만들면서 시작된다. 루드비히와 요아킴은 이전부터 새드 보이스와 직접적인 여러 연관이 있었던 터라 둘의 공동작업은 이후 본격적인 프로젝트로 이어지게 된다. 이번 앨범은 "Nästan"를 중심에 배치하고 다양한 사운드와 장르적 요소들을 중첩해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웅장한 음악적 라이브러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리움은 날개를 달고'라는 다분히 낭만적인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VVV의 어느 특정한 장르적..
Conrad Clipper - Heron's Book of Dreams (Luau, 2021) 독일 작곡가 겸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로 알려진 Conrad Clipper의 앨범. 본명 여부가 모호한 콘라트 클리퍼는 활동명으로 알려져 있고 5년 전 Cycle Of Liminal Rites (2016)을 발표했다는 사실 외에 이 뮤지션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단조롭고 미니멀한 구성에 큰 기복 없이 관조적인 시선에서 덤덤하게 일상의 욕망을 기록한 듯한 음악의 톤 역시 5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여전히 꾸밈없고 진솔하다. 이 앨범은 애리조나주 Arcosanti에서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규모 음악 행사에 뮤지션이 아닌 사진작가의 어시스턴트로 참여해 시간이 날 때마다 피아노와 신서사이저가 있는 '원형 창문이 있는 방'에 몰래 들어가 녹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같은 녹..
J. Peter Schwalm & Markus Reuter - Aufbruch (RareNoise, 2021) 독일 전자음악가 J. Peter Schwalm와 기타리스트 Markus Reuter의 컬래버레이션 앨범. 공교롭게도 최근 들어 두 뮤지션은 서로 각자의 방식으로 여러 협업 작업을 진행했는데, 얀 피터의 경우 트럼펫 연주자 Arve Henriksen과 Neuzeit (2020)을 함께 녹음하는가 하면 마르쿠스는 전자음악가 Ian Boddy와 Outland (2021)를 발표하기도 한다. 이들이 이와 같은 공동작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효과는 어쩌면 그 상대를 통해 드러난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그만큼 각각의 앨범들은 협업을 통해 완성된 저마다의 고유한 시너지를 특징으로 한다. 이번 작업 또한 예외는 아니다. 앨범의 암울하면서도 종말론적인 러스티 한 디스토피아는 피터와 마르쿠스가 공유한 현실에 대한 인식에서..
Neil Cowley - Hall of Mirrors: Reflected (Mote, 2021) 영국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Neil Cowley의 작업을 대상으로 한 리메이크 앨범. 지난 3월 발표한 Hall of Mirrors (2021)는 솔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는 동시에 본격적인 장르적 변신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앨범이었다. 자신의 피아노 연주를 활용한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특징을 부각하면서도 일렉트로닉과 앰비언트적 감각이 덧입혀진, 닐 아니면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든 유니크한 창의적 공간을 완성한다. 이번 앨범은 3월에 발매된 원곡들을 대상으로 닐의 동료인 Ben Lukas Boysen를 비롯해 Louf, Kilig, Kate Simko, Jacana People, The Allegorist 등과 같이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뮤지션들은 물론 Jacana People처럼 뛰어난 감각..
Winterlight - Gestural Abstractions (n5MD, 2021) 영국 뮤지션 Tim Inhham와 Isabel Ingham 부녀의 듀오 프로젝트 Winterlight의 앨범. 2000년대 중한 팀은 슈게이즈와 포스트-록적인 정서와 사운드를 바탕에 둔 일렉트로닉 계열의 앰비언트 솔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고 이후 Hope Dies Last (2011)을 통해 윈터라이트의 음악적 성과를 요약한다. 하지만 이후 긴 휴지기에 들어가면서 활동은 중단되는 듯 보였으나, 팀의 딸인 이사벨이 베이시스트로 합류하고 The Longest Sleep Through The Darkest Days (2018)와 미니 앨범 I Can't Start Being Happy For Feeling Sad (2018)를 연이어 선보이게 된다. 하지만 이후 딸이 진학과 더불어 독립하게 되면서 부녀의 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