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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 Hodge & Floex - Je Suis Karl (Minority, 2021) 영국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Tom Hodge와 Floex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체코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Tomáš Dvořák의 OST. 이번 앨범은 내년 초에 개봉 예정인 Christian Schwochow 감독의 장편 Je Suis Karl (2022)을 위한 음악을 수록하고 있다. 민족주의의 급진적인 우경화와 그에 따른 갈등을 다룬 정치 스틸러라고 알려진 영화보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이 플록스와 톰의 두 번째 공동 작업이라는 점에서 더 큰 흥미를 느낀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 이들의 전작 A Portrait of John Doe (2018)는 현대 작곡과 모던 클래시컬 계열에서의 놀라운 성과 중 하나로 기억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는데, 서로 상이한 음악적인 언어들의 조합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Kinkajous - Being Waves (Running Circle, 2021) 실험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영국 재즈 그룹 Kinkajous의 앨범. 2010년대 중반 색소폰/클라리넷 연주자 Adrien Cau과 드러머 Benoît Parmentier를 중심으로 결성되었고 미니 앨범 Staring At The Odds (2016) 이후 멤버 교체를 통해 피아노/로드 Maria Chiara Argirò와 베이스, Andres Castellanos가 합류하면서 발표한 데뷔작 Hidden Lines (2019)는 킨카주스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된다. 이번 앨범은 신서사이저 Jack Doherty가 가세하여 더욱 확장된 사운드를 통해 녹음한 이들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이다. 전작에서는 게스트 뮤지션들이 참여하면서 관악기를 중심으로 현악의 라인과 일렉트로닉의 배음을 활용..
Pêtr Aleksänder - Collage (Moderna, 2021) 영국 바이올린/첼로 Tom Hobden과 피아노/신서사이저 Eliot James로 이루어진 듀오 Pêtr Aleksänder의 앨범. PA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 전 이들 두 뮤지션이 함께 발표한 Present: Roam (2017)은 기존까지 군소 제작 규모를 지닌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작업 환경에서는 구현하기 힘들었던 대규모 오케스트레이션을 활용한 서사적 내러티브를 선보임으로써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이후 이들은 PA라는 이름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게 되는데 영화 음악이나 여러 편의 리메이크 작업과 더불어 Closer, Still (2019)을 통해 듀오의 이름으로 된 첫 타이틀을 발매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Ride의 3집 This Is Not a Safe Place (2019) 전..
Robert Farrugia - Voicemail (Archives, 2021) 지중해 몰타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Robert Farrugia의 앨범. 로버트의 음악은 일렉트로닉의 배음과 그 주변 효과가 구성의 핵심을 이루지만 정교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중심으로 연출되는 정적인 플로우와 건반 악기의 사운드로 묘사되는 미니멀한 테마 등을 통해 편안하면서도 정적인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때문에 앰비언트적인 묘사적 특징 속에서도 때로는 모던 클래시컬한 정교한 표현이 등장하는가 하면 서로 다른 질감을 지닌 사운드의 중첩으로 연출되는 드론 등과 같은 실험적인 표현들도 드러난다. 이번 앨범은 로버트의 전체적인 음악적 스타일 중에서도 비교적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강조한 듯한 차분한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어 기존 작업들에 비해 톤-다운된 듯한 인상을 준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차분해지긴 했..
Vera Kappeler & Peter Conradin Zumthor - Herd (Intakt, 2021) 스위스 피아니스트 Vera Kappeler와 드러머 Peter Conradin Zumthor의 듀엣 앨범. 서로 각자의 트리오와 쿼텟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오던 중 우연한 조우를 통해 완성하고 ECM을 통해 발매한 Babylon-Suite (2014)는 이들 듀오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다니엘서'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종교적인 메타포를 배제하고 현실의 환상에 가까운 놀라운 협업을 보여줬는데, 이후 이들은 오랜 기간에 거쳐 다음 작업에 대한 협의를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작업이 전작과 어떤 연관 속에서 진행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지만, 적어도 7년 전 이들이 보여준 다양한 양식의 공간적 합은 물론이고 두 악기 사이에 존재하는 소리의 대비와 대칭은 이번 앨범에서도 이들만의..
Ocoeur - Connections (n5MD, 2021) Ocoeur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프랑스 전자음악가 Franck Zaragoza의 앨범. 전자음악 전문을 표방하는 n5MD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도 손색이 없는 프랑크는 자신의 작업과 레이블의 지향을 실천적으로 일치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음악적 영역의 확장과 대중적 인지도의 확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음은 분명하다. 그의 음악은 적절하게 활용되는 비트 시퀀싱과 리듬의 플로우를 강조하는 듯한 진행 때문에 흔히 IDM 계열로도 분류되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장르적 특성들이 복합적인 유기성을 이루고 있어 멜로딕 하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놓치지 않는다. 또한 그의 음악은 앰비언트적인 성격도 강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그 안에는 모던 클래시컬의 경향적 특징을 연상하게 하는 섬세한 라인은 물론 공간에 대한 풍부..
Sasha Vinogradova & Alina Anufrienko - Oko (Hidden Harmony, 2021) Sasha Vinogradova, Alina Anufrienko, Hidden Harmony, 러시아 보컬리스트 겸 사운드 아티스트 Sasha Vinogradova와 첼리스트 겸 작곡가 Alina Anufrienko의 앨범.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하는 이들 낯선 두 뮤지션의 음악은 신비감과 더불어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그 어떤 부족함도 없다. 민속 음악, 클래식, 아방가르드, 일렉트로닉 등의 요소들이 유기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Penguin Cafe의 음악이 연상되기도 하는 동시에, 의미를 이해하기 힘든 러시아 어로 전달되는 보컬의 메시지는 때로 주술적인 주문처럼 들리기도 하여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다. 복합적이지만 하나하나 모두 고전적인 장르적 요소들을 결합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현대적인 감각의 진행 속에..
Henrik Lindstrand - Reimagined (One Little Independent, 2021) 스웨덴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Henrik Lindstrand의 앨범. 오랜 밴드 활동은 물론 영화나 TV와 같은 영상 매체를 위한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긴 했지만, 헨리크가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을 선보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Leken (2017)에서는 민속 음악을 주제로 하는 음악을 통해 기존 록 밴드에서의 작업과 전혀 다른 언어를 선보였고, Nattresan (2019)은 어쿠스틱 연주 악기를 중심으로 독특한 앰비언트 계열의 음악을 발표하는가 하면, Nordhem (2020)은 현대 작곡과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창의적 작업을 들려준다. 이와 같은 헨리크의 장르적 유연성은 각 앨범마다 고유한 음악적 특징을 부여하는가 하면, 피아노 라인을 중심으로 감정의 깊이와 결에 따라 섬세한 레이어를 구성한다는..
Matteo Myderwyk - Notes of Longing (Warner, 2021) 네덜란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Matteo Myderwyk의 앨범. 개인적으로 마테오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Ataraxia (2019) 앨범으로, 편안하고 차분한 연주에 비해 결정적 한 방(?)으로 듣는 이를 끌어당기는 강한 흡입력은 부족한, 어쩌면 완성을 향해 진행 중인 뮤지션이 아닌가라는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호기심에 그 이전 앨범들도 찾아들었고 이후의 작업들도 꾸준히 구독하며 나름 애정을 갖고 감상을 이어오던 연주자 중 한 명임은 분명하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변화라면 지금까지 음반을 발매했던 Excelsior 레이블 대신 메이저에서 신보를 발표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혹시 새로운 변화가 있을까 기대했지만 마테오는 지금까지 지켜왔던 자신의 스타일이나 장르적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
Lawrence English - Observation of Breath (Hallow Ground, 2021) 오스트레일리아 작곡가 겸 예술가 Lawrence English의 앨범. 실험적인 음악을 탐구하기 위한 플랫폼인 Room40 레이블의 설립자이자 음악 감독이며, 설치 예술가이자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로렌스의 경력은 서로 긴밀한 연관을 이루며 절묘한 총체성을 이루기도 한다. 공간과 소리에 대한 통합적 사고는 존재 그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전달하는 듯하며 이는 추상적인 테마를 중심으로 하는 그의 예술적 아이디어와도 연관을 이룬다. 때문에 그의 초기 음악 활동은 공간의 소리를 탐구하는 필드 리코딩과 관련되기도 했고, 또한 최근에는 소리 그 자체가 함의하고 있는 존재론적 의미를 추적하는 집요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호흡에 대한 고찰'이라는 논문 제목과도 같은 이번 테마 역시 추상적 실재에 관한 로렌즈의 ..
Tim Hecker - The North Water (Lakeshore, 2021)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 중인 전자음악가 겸 사운드 디자이너 Tim Hecker의 오리지널 스코어. 이번 앨범은 국내에서 '얼어붙은 바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Ian McGuire의 원작 소설을 5부작 TV 시리즈로 제작한 The North Water (2021)을 위한 곡을 수록하고 있다. 드라마는 1850년대 북극으로 가는 영국 포경선 안에서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지닌 한 선원에 의해 자행되는 끔찍한 연쇄살인과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하는 불명예 제대한 예비역 의사의 긴장을 축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북극 항해를 결정한 선사의 숨은 음모까지 더해지며 극한의 고립 상황에서 맞이하게 되는 인간의 폭력적 내면과 존엄의 가치에 관한 갈등을 극적으로 부각하는데, 특히 극 초반 숨 막히게 아름다운 북극의 빙하 ..
Gaspar Claus - Tancade (InFiné, 2021) 프랑스 첼리스트 겸 작곡가 Gaspar Claus의 앨범. 가스파르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다양한 장르적 표현 속에서도 내면화된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관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 것이 이번 앨범의 트레일러에 해당하는 Adrienne (2021)라는 EP를 통해서가 아닐까 싶다. 사실상 그의 첫 솔로 작업이면서도 공연 중에 이루어지는 무용수의 동작에 맞춰 반응하는 직관적인 즉흥성을 포함한 다소 복합적인 성격의 녹음이었지만, 마치 시각적인 행위를 청각적인 언어로 풀어간 듯한 가스파르의 연주는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번 앨범은 전작과 관련된 Les Disques du Festival의 프로젝트를 자신의 솔로 활동과 연관 지어 이번 리코딩을 완성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
Paul Saunderson - Memory Box: Echoes of 9/11 (Back Lot, 2021) 영국 작곡가 Paul Saunderson의 다큐멘터리 영화 음악. 이 앨범은 얼마 전 MSNBC를 통해 공개된 Memory Box: Echoes of 9/11 (2021)에 수록된 음악들을 담고 있다. 20년 전에 있었던 9/11테러는 어쩌면 전 인류에게 엄청난 집단적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만든 사건이 아닐까 싶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TV로 생중계되는 화면을 통해 여객기가 WTC에 두 번째 충돌하는 장면과 이어진 건물의 붕괴의 순간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테러 20주년인 올해는 미국내 많은 방송은 물론 OTT에서도 당시의 테러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는데, 크게 기록으로 이를 접근하는 방식과 기억으로 당시를 회상하는 방법이 대비를 이룬다. 이 영화는 후자에 속한다. 테러 직후 설치 예술가 Ruth Se..
Per Mathisen & Jan Gunnar Hoff with Gary Novak - Gladiator (Losen, 2021) 노르웨이 베이스 연주자 Per Mathisen과 키보드/피아니스트 Jan Gunnar Hoff가 미국 드러머 Gary Novak과 함께 녹음한 앨범. 페르와 얀이 평소 들려주던 어쿠스틱 연주가 워낙 강한 인상을 남겼던 탓에 이들이 전자 악기와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자신들의 음악 곳곳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모티브로 하는 곡을 종종 선보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둘이 함께 협업을 펼친 앨범에서 유독 이와 같은 경우를 발견하게 되는데 실제로 이번 앨범만 하더라도 10년이 넘는 전사가 존재한다. 이들은 페루 퍼커션 연주자 Alex Acuña와 함께 Jungle City (2009)에 이어 Barxeta (2012)를 발표하고 이후 쿠바 드러머 Horacio Hernández와 Bar..
Olga Konkova Trio - Open Secret (Losen, 2021) 노르웨이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Olga Konkova의 앨범. 주로 소규모 편성에서 은밀함이 감도는 신비한 공간감을 연출하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올가의 작업들은 특히 트리오에서 큰 매력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주로 듀엣 작업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오랜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트리오 타이틀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올가는 남편이자 베이시스트인 Per Mathisen과 함께 매번 드러머들과 함께 OKT의 타이틀을 발표했는데, 이번 앨범에는 Gary Husband이 참여하고 있어 6년 전에 발매한 The Goldilocks Zone (2015)을 여러 면에서 떠올리게 한다. 피아노는 트리오의 음악적 톤과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최적의 사운드를 낼 수 있도..
Krokofant - Fifth (Rune Grammofon, 2021) 노르웨이 재즈 트리오 Krokofant의 앨범. 드럼 Axel Skalstad, 색소폰 Jørgen Mathisen, 기타 Tom Hasslan 등으로 이루어진 크로코판트는 2011년 처음 결성되었고 이후 2014년 Rune Grammofon을 통해 셀프 타이틀 앨범을 발표함과 동시에 수많은 고정 팬을 형성하게 된다. 악기 구성과 포맷에서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강력한 사운드를 폭발시키며 빈틈없이 전 구간을 끊임없는 임프로바이징으로 채우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모습은 재즈-록이라는 보편적인 인식의 경계를 넘어서는 신선함을 경험하게 해 줬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지난 네 번째 앨범 Q (2019)에서는 키보드 Ståle Storløkken, 베이스 Ingebrigt Håker Flaten을 게스트로 합류시켜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