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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n Tiersen - Kerber (Mute, 2021) 프랑스 작곡가 겸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 Yann Tiersen의 앨범. 얀의 이름은 우리에게 영화 Amélie (2001)와 Good Bye Lenin! (2003) 등의 작곡가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였지만, 최근 그의 작품들은 그 시절에 비해 장르적인 특징을 명확히 하면서도 조금은 보다 복합적인 표현을 보여준다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Mute 레이블과의 계약 이후 선보인 일련의 작업들에서 이와 같은 모습들이 종종 관찰되곤 하는데, 그만큼 각각의 앨범마다 고유한 톤과 무게감을 지니고 있으며 또 그 안에는 그에 적합한 여러 유형의 사운드와 특징들이 드러나기도 한다. 비교적 최근에는 모던 클래시컬 혹은 현대 작곡의 특징을 반영하는 작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개별 앨범마..
Adrian Lane - The Fleet (Whitelabrecs, 2021) 영국 화가 겸 작곡가 Adrian Lane의 앨범. 아드리안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기타, 바이올린, 피아노와 같은 실재 연주와 가상 악기의 조화에 있다. VST를 활용하면서도 이를 기존 음악적 표현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연주 악기의 특성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음악 속에서 구현되고 있어서 매우 익숙하고 때로는 고전적인 인상을 주게 된다. 여기에 현대 작곡의 요소적 특징을 반영한 그의 음악은 다면적인 해석이 가능한 정서적 반영은 물론 세밀한 묘사적 특징까지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데, 이를 엄격한 실내악적인 규범 속에서 펼쳐 보이는 듯한 스텐스를 보여줌으로써 감정의 밀도와 흐름에 지속적인 텐션을 유지하는 듯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다. 특히 이번 앨범의 경우 어떤 특별한 주제를 염두에 두지 않고 정서 이면의..
Terence Blanchard - Absence (Blue Note, 2021) 미국 트럼펫 연주자 Terence Blanchard의 앨범. 최근 들어 영화 음악 작곡가로 더 많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래도 테런스는 오늘날 미국 재즈를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이며 전통의 현대적 계승자로 지목할 수 있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이번 앨범은 오랜만에 선보이는 The E-Collective와의 작업으로 Live (2018)를 제외한다면 Breathless (2015) 이후 6년 만에 이루어진 스튜디오 녹음이다. 이번 녹음에는 피아노 Fabian Almazan, 기타 Charles Altura, 베이스 David Ginyard, 드럼 Oscar Seaton 등 기존 E-Collective 멤버 외에도 Turtle Island String Quartet이 참여하고 있어 기존과는 조금 다..
Markus Stockhausen Group - Tales (o-tone, 2021) 독일 플뤼겔호른 및 트럼펫 연주자 Markus Stockhausen의 앨범. 듀엣에서부터 대편성의 오케스트라는 물론 정통적인 스타일의 규범적 연주에서 일렉트로닉에 이르는 폭넓은 음악적 표현과 그에 따르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던 마르쿠스가 이번에는 쿼텟 녹음을 선보인다. 이번 앨범에는 피아노/신서사이저 Jeroen van Vliet, 첼로 Jörg Brinkmann, 드럼 Christian Thomé 등이 참여하고 있고 3CDs의 긴 런닝타임을 들려주고 있어 Wild Life (2020)에서 규모만 조금 축소한 파생된 사운드를 들려주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녹음은 전작과는 전혀 다른 음악적 내용을 들려준다. 일렉트로닉이 전면에 배치되었던 작년의 앨범과 달리, 이번 녹음에서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바..
Nils Petter Molvær - Stitches (Modern, 2021) 노르웨이 트럼펫 연주자 Nils Petter Molvær의 앨범. 장르 믹스적이면서도 어쩌면 닐스 본인 스스로가 하나의 장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재즈 트럼펫의 고유한 영역을 넘어서 록은 물론 일렉트로닉 계열의 다양한 장르적 표현들을 자신의 언어적 표현에 내재화하여 독창적인 음악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이번 앨범에는 기타리스트 Geir Sundstøl 대신 Johan Lindstrøm이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드럼 Erland Dahlen, 베이스 Jo Berger Myhre가 참여하고 있어 Buoyancy (2016)의 후속 성격을 지닌다. 이는 트리오 해체 이후 새로운 음악적 형식을 모색했던 Switch (2014)에서 피아노와 신서사이저를 중심으로 형성했던 사운드의 공간 대신, 페달 스틸 기타를 통..
Andrew Cyrille Quartet - The News (ECM, 2021) 미국 재즈 드러머 Andrew Cyrille의 쿼텟 앨범. 1939년생인 앤드루는 재즈계를 대표하는 임프로바이저 일뿐만 아니라 60년이 넘는 경력이 증명하고 있듯이 지난 역사의 일부로 평가되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실험적 창의를 이어가는 뮤지션이다. 그는 또한 1970년대 초, ECM의 네 번째 카탈로그인 Afternoon Of A Georgia Faun (1971)을 계기로 레이블과 첫 인연을 맺었던 초기 공헌자 중 한 명이며 최근에도 Lebroba (2018)를 발매하며 오랜 시간 동안 음반사와 음악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The Declaration Of Musical Independence (2016)의 후속 작업으로, 녹음 당시 건강 악화로 함께할 수 없었던 오랜 동료 고 R..
Marc Johnson - Overpass (ECM, 2021) 미국 베이스 연주자 Marc Johnson의 솔로 앨범. 1970년대 말 Bill Evans의 마지막 트리오의 연주자로, 이후 John Lewis, Lyle Mays, Enrico Pieranunzi 등을 비롯해 아내인 Eliane Elias의 베이시스트로 오랜 시간 활동한 마크의 이력을 보면 확실히 피아니스트들이 그를 곁에 두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John Scofield, Wolfgang Muthspiel, Pat Martino, John Abercrombie 등의 기타리스트들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이들의 수많은 대표적인 앨범에서 마크는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마크는 ECM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여러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Bass Desires, Current..
Anushka Chkheidze - Theatre Extracts (The state51 Conspiracy, 2021) 그루지아 전자음악가 Anushka Chkheidze의 앨범. 아누쉬카가 작년 봄 세상에 발표한 Halfie (2020)나 감염병으로 인한 봉쇄를 거치면서 그 소회를 기록한 Move 20-21 (2021)을 보면 20세 초의 젊은 여성 뮤지션이 세상을 관찰하고 이를 음악으로 기록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관조적이면서도 때로는 냉소적이며 감각적인 자극 이면에 섬세한 감성을 숨긴 신중함을 느끼게 된다. 앞선 두 장의 앨범은 각기 다른 음악적 표현을 활용하고 있지만 아누쉬카가 지닌 기록의 섬세함과 신중함은 그녀만의 독특한 정서를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다.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감춰왔던 아누쉬카의 이러한 특징을 오히려 전면에 드러내는 작업이 아닐까 싶다. 감각의 이면에 숨겨진 우울함은 물론이고 끊임없이 동요하..
Andrew Wasylyk - Balgay Hill: Morning in Magnolia (Clay Pipe, 2021) Andrew Wasylyk이라는 활동명을 사용하는 스코틀랜드 멀티 인스트루먼트 뮤지션 Andrew Mitchell의 앨범. 앤드루의 음악은 얼터너티브, 포크, 재즈 등의 복합적인 장르적 특징을 바탕으로 필드 리코딩이나 섬세한 사운드 스케이프 등의 앰비언트적 요소를 활용하면서도 다분히 레트로 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지닌다. 연주 악기의 사운드를 기본으로 하지만 전자 악기를 이용해 표현의 디테일을 완성하고 개별 사운드가 지닌 위상을 섬세하게 배치하여 공간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번 앨범은 앤드루의 이와 같은 기본적인 특징들이 집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밀한 묘사적 표현이 지닌 음악의 매력을 느끼게 해 준다. 앨범의 타이틀과 부제는 기본적인 공간과 시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Nathaniel Méchaly - Shadowplay (Milan, 2021) 프랑스 작곡가 Nathaniel Méchaly의 TV 시리즈 OST 앨범. OTT 서비스에서는 The Defeated (2020)라는 제목으로 공개되었고 OST 앨범은 시리즈의 원제 Shadowplay를 사용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패망한 독일 수도 베를린을 연합국 네 나라가 분할 통치하던 시절, 미국령의 경찰 조직 복구를 돕기 위해 현지에 파견된 NYPD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은 현지에서 벌어지는 연쇄 범죄를 해결해야 하는 동시에 전쟁 중에 실종된 친형의 행방(?)을 찾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도 기울이는 스릴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음악은 극의 진행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거나 이야기의 전개를 이끌어가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기존 나다니엘 음악이 일부 영화나 드라..
Trifecta - Fragments (Kscope, 2021) 영국 베이스 기타리스트 Nick Beggs, 미국 키보드 연주자 Adam Holzman, 영국 드러머 Craig Blundell로 이루어진 Trifecta 트리오의 앨범. 이와 같은 절묘한 조합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은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영국 록 기타리스트 Steven Wilson의 리코딩 및 투어 밴드 일원으로 만나 함께 활동했고, 이후 모든 공연 일정을 소화한 직후 각자가 지닌 음악적 아이디어를 조합해 현재의 그룹을 완성하게 된다. 이들이 사전이 이룬 음악적 합의는 의외로 재즈였고, 녹음 이후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소개하면서 '융합'(Fusion)과 비슷하지만 덜 효율적인 대신 더 위험한 '분열'(Fission)이라는 영어식 말장난을 덧붙였고 여기에 앨범 타이틀까지 '파편'이라고 정한다...
Bruno Angelini - Transatlantic Roots (Vision Fugitive, 2021)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Bruno Angelini의 앨범. 그나마 3-4년 동안 지속했던 Open Land를 제외하면 장기간에 걸친 연속적인 프로젝트 대신 굵고 짧은 단발적 기획에 기반을 둔 활동을 주로 펼치기 때문에 브루노의 음악은 겉보기에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지금까지 발표한 앨범마다 각기 고유한 특색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업을 통해 관철하고자 하는 다양하면서도 진지한 문제의식을 포함한다. 이번 앨범 또한 독특한 인문학적 테마를 타이틀로 걸고 있으며 미국의 영화, 음악, 문학 등 다방면에 걸친 분야의 거장들을 위한 헌정의 의미도 담아내고 있다. 이번 작업에는 트럼펫 Fabrice Martinez와 드럼 Eric Echampard가 참여하고 있어 색다른 인적 구성을 ..
Tangents - Timeslips & Chimeras (Temporary Residence Ltd., 2021) 호주의 실험적인 포스트-록 그룹 Tangents의 앨범. 2010년대 초 5인조로 처음 결성되었고 이후 4명의 멤버들은 인적 구성 변화 없이 지금까지 그룹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피아노/키보드/신서사이저 Adrian Lim-Klumpes, 드럼/퍼커션 Evan Dorrian, 프로그래밍/신서사이저 Ollie Bown, 첼로/효과 Peter Hollo 등의 기본 멤버에 더해 기타 Sia Ahmad과 트럼펫 Nick Calligeros가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독특한 악기 구성에서 느낄 수 있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는 고스란히 탄젠트의 음악에 반영된다. 장르적 특성을 강하게 반영하는 Temporary Residence 레이블에서 탄젠트의 앨범을 꾸준히 발매하는 탓에 이들의 음악을 포스트-록으로 편의상 구분하..
Ison - Aurora (Avantgarde, 2021) 스웨덴 포스트-록 혹은 포스트-메탈 프로젝트 Ison의 앨범. 2015년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 Daniel Änghede와 가수 겸 작사가 Heike Langhans의 듀엣 프로젝트로 시작한 아이손은 정통적인 메탈이나 록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그 표현을 활용해 몽환적이면서도 애트모스페릭 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보여줬다. 하지만 2020년 하이케의 탈퇴 소식이 전해졌고 이후 다니엘은 아이손 프로젝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이손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게 된다. 이번 앨범은 그 첫 번째 작업이며 다니엘이 어떤 방법으로 아이손의 명맥을 잇고 동시에 그 고유의 사운드 정체성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반영되어 있다. 하이케의 보컬이 지닌 톤과 분위기가 워낙 유니크한 데다 그 표현 또한 ..
Gdanian - Submersion (Cryo Chamber, 2021) Gdanian이라는 이름으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 앰비언트 뮤지션 Sergey Gdanian의 앨범. 게임이나 광고 등 여러 편의 미디어를 위한 음악을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 세르게이는 올해 초 In the Torchlight (2021)와 Counterpart (2021)을 연이어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이 작업 덕분에 Cryo Chamber와 계약을 하게 되고 그 첫 앨범을 최근 발표하게 된다. 다크 앰비언트의 경향적 흐름을 대표하는 레이블의 성격과 그 어떤 이질감도 없이 잘 어울리며, 각각의 앨범이 지닌 독특한 주제는 물론 가상 세계의 탐험으로 이어지는 음악적 분위기 또한 시네마틱 한 앰비언트적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하고 ..
Roberto Gatto Quartet - My Secret Place (Jando, 2021) 이탈리아 재즈 드러머 Roberto Gatto의 쿼텟 앨범. 쿼텟으로 진행된 이번 녹음에는 트럼펫 Alessandro Presti, 피아노 Alessandro Lanzoni, 베이스 Matteo Bortone 등이 참여해 전작 Now! (2017)와 동일한 인적 구성을 보여준다. 전작에서 보여준 탄력 넘치는 공간 운영과 음악적 유연성은 이번 작업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으며 여기에 게스트로 보컬 Beatrice Gatto과 기타 ‪Andrea Molinari‬가 참여하고 있어 이전보다 더 풍부한 표현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번 앨범에서도 로베르토는 물론 멤버들이 고루 참여한 오리지널을 선보이면서 동시에 "The Meaning of the Blues"와 같은 고전은 물론 Coldplay의 "Every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