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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 Gjære & Tord Gustavsen – Aire & Angels (C+C, 1999); Aire & Angels II (Bergland, 2002) 노르웨이 출신의 보컬리스트 시리 혜레와 피아니스트 토르트 구스타브센의 듀엣 레코딩들. 두 앨범 사이에는 약간의 시간차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컨셉트 자체는 동일하다. 구스타브센이야 워낙 유명하니까 시시콜콜 이야기는 필요 없을 듯 하고, 혜레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ㅠㅠ 구글링 해봐도 최근까지 꾸준히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으니 이 또한 생략. 어떠한 경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10여년 전에 이 앨범들의 음원 몇 개가 국내에 돌아다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해외 결재 가능 카드 발급한 인간들도 꽤 됐던 것으로 기억. 음악원 재즈학부 학생 시절에 결성된 이 듀엣(오~ 혹시 CC? ㅎㅎ)은 이후 젊은 노르웨이 뮤지션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첫 앨범을 녹음하게 되었다고 한다..
Joe Cocker – I Can Stand a Little Rain (A&M, 1974)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조 카커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웬 듣보 노땅? 하겠지만, 80년대 더블데크에 스마트 카세트 좀 꽂아본 사람이라면 추억 돋게 만들 이름. 당시 개봉했던 미국 영화 ‘사관과 신사’의 주제곡 “Up Where We Belong”을 제니퍼 원스와 듀엣으로 부른 이후, 아시아 극동에 위치한 반도의 반쪽 땅에 있는 모든 레코드 가게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여기에 그의 지난 곡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시도도 있었으니, 당시 저녁 8~10시 담당자 황인용 아저씨가 자주 틀어줬던 “You Are So Beautiful”이 대표적인 예. 바로 그 곡이 수록된 앨범. 영국의 술집 밴드의 보컬이었던 카커는 1969년 우드스탁을 계기로 유명해졌고, 이후 미국에서 발매한 앨범들마다 탑10에 진입하는 등의 성공..
Espen Eriksen Trio – What Took You So Long (Rune Grammofon, 2012) 노르웨이 출신들로 구성된 에스펜 에릭센 트리오의 2012년 앨범. 개인적으로 작년도 자라섬 페스티벌에서 이 그룹의 공연을 직접 보지 못했던 것이 가장 아쉬울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러블리한 트리오. Lars Tormod Jenset (베이스)와 Andreas Bye (드럼)으로 구성된 이 트리오는 우리가 흔히 북유럽 피아니즘이라 부르는 특유의 음악적 색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테마, 임프로, 반복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진행에도 불구하고 테마를 구성하는 아름다운 라인과 섬세한 코드 진행은 매우 인상적이다. 음 하나 하나 마다 고유한 각인을 세기듯 피아노의 왼손과 베이스의 울림은 정교한 화성을 만들어낸다. 그 효과는 마치 여러 색의 불빛이 하나로 모여 완성된 아름다운 빛줄기가 차가운 공기..
Raphael Imbert Project – Heavens: Amadeus & The Duke (Jazz Village, 2013) 클래식 곡을 재즈로 연주하는데 있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하나는 클래식 곡을 재즈의 문법에 근거해 재해석[혹은 재구성]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고(cf. Uri Caine), 또 하나는 단순히 재즈 스타일로 연주하는 것이다. 이 둘 중 무엇이 좋은 것이고 어떤 것이 후진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없다. 그냥 개인적인 취향과 선호만 존재할 뿐이다. 이 앨범은 후자에 속한다. 전작 Bach Coltrane에서 이미 행했던 연주를 이번 앨범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재연하고 있다. 대상만 달라졌을 뿐 그 방법까지 똑같다. 앨범을 듣다 보면 ‘우리는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는데, 이렇게도 할 수 있고, 또 저런 식으로도 할 수 있어요’라고 자랑을 늘어놓는 것 같다. ..
Hilde Marie Kjersem – A Killer for That Ache (Rune Grammofon, 2008) 노르웨이 출신의 싱어이자 송라이터인 힐데 마리 헤르셈의 첫 솔로 프로젝트 앨범. 이 앨범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할 것 같다. 하나는 초창기그녀의 TUB Quarttet 프로젝트 앨범과의 비교이며, 다른 하나는 이 앨범 이후 2013년 메이저에서 발표한 솔로 앨범과의 관계 속에서 이번 앨범을 감상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이 헤르셈을 처음 접하게 된 앨범이라, 이 앨범 전후에 위치한 두 장의 레코딩은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Curling Legs에서 발매된 2004년 Red Shoes Diary 앨범의 경우 그녀는 재즈적 언어에 근거한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녀가 선보인 여러 오리지널들을 비롯해 보컬리스트로서 또한 재즈적인 발성에 비교적 충실한 창법을 구사하고 있다. 반..
JazzCD.no – Jazz From Norway 6th Set (3CDs, 2014) 2002년 이후 2-3년 간격으로 꾸준히 발매되어 온 JazzCD.no 시리즈의 여섯번째 세트. 노르웨이는 재즈를 자국의 주요 문화 컨텐츠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북유럽 재즈의 대표 국가라는 노르웨이의 위상은 전문 교육기관, 녹음 시설과 설비, 앨범 제작 등과 같은 사적 분야에서의 인프라는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지원만 봐도 알 수 있다. Norsk jazzforum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통해 뮤지션들을 지원하고 있고, Odin 레이블 또한 정부 소유의 레코딩 회사다. JazzCD.no 시리즈는 자국의 재즈를 알리기 위해 발매된 프로모션용 컴필레이션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를 기획하고 타국의 레이블에서 녹음된 곡들의 수록과 관련한 협상 또한 외교부서를 통해 직접 진행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정부..
Abdullah Ibrahim – Mukashi: Once upon a Time (Intuition, 2013) 압둘라 이브라힘의 근작. 활동기간도 오래 되었고 워낙 다작이라 전 앨범을 다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비교적 대표적인 앨범들을 골라서 들어보더라도 이브라힘이 자신의 인종적 기원에 대한 음악적 성찰이 얼마나 깊은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번 앨범은 조금은 특별하다. Mukashi [昔] 라는 앨범 제목은 기존에 그가 보여줬던 여느 타이틀과는 동떨어진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앨범을 들어보면 그가 동양적 사상에 심취했다는 흔적은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기존에 자신이 관심을 기울였던 에스닉 계열의 음악적 특징을 다시금 발본화한 것도 아니다. 민속적 소재들을 여전히 고려하고 있지만 그것을 서술하는 방식에서 조금은 더 보편적인 형식의 음악 언어를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이브라힘은 다..
Jan Gunnar Hoff – Living (2L, 2013) 노르웨이 출신의 피아니스트 얀 군나르 호프의 근작. 십 몇 년 전인가, 한참 북유럽 재즈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갔을 무렵 호프의 이름도 종종 거론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정작 그의 앨범들을 구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레코딩 수도 적었고 대부분 로컬 레이블 발매 앨범들이었지만, 한정된 수입 물량에도 불구하고 눈에 불을 켜고 수집에 열 올렸던 빠돌 & 빠순 여럿 있었던 것으로 기억. 이번 앨범은 호프의 솔로 레코딩으로 우리가 흔히 그에게서 기대하는 유려한 피아니즘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다. 수록된 14곡 중 2곡을 제외한 전곡이 그의 오리지널들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들이 화려한 기교와 속주에 치중을 했던 반면 호프는 음과 음 사이의 긴장이 이끌어내는 멜로디의 진행에 집중하는 모습을..
Aki Takase – Flying Soul (Intakt, 2014) 재즈 피아니스트 타카시 아키의 신보(검색해보니 이 언니 나이 60이 넘은지가 몇 년이 지났다 ㅠㅠ). 일본 출생이지만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 중인, 프리씬에서는 유명 연주자들과의 꼴라보 활동 등으로 나름 먹어주는 피아니스트.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듯 Louis Sclavis를 비롯해 Dominique Pifarléy (바이올린)과 Vincent Courtois (첼로)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기존 스클라비와의 협연 Yokohama를 기억한다면 이 앨범은 전혀 다른 의외성을 선보이고 있다. 타카시의 다소 신경질적이고 변덕스러운 피아노 타건에 다른 상대들이 반응하는 태도를 스케치 한 듯한 1분 내외의 짧은 여러 악곡들은 이 앨범이 기존 타카시-스클라비 듀엣 퍼포먼스와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
Philippe Laloy – Kind of Pink: Another Side of Pink Floyd (Home, 2013) 브뤼셀 출신의 색소폰/플루트 연주자 필리페 라로이의 앨범. 이미 제목에서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듯이 핑크 플로이드의 대표적 앨범들인 Another Brik in the Wall과 Dark Side of the Moon을 커버하고 있다. 재미 있는 점은 핑플의 웅장하고 정교한 집합적 사운드를 라로이는 Manu Baily (기타), Arne Van Dongen (베이스) 등과 트리오라는 아주 기본적인 포멧으로 연주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느낌에 대한 결론부터 이야기 한다면 듣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앨범이다. 세 명의 연주 실력과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핑플 음악이 지닌 넓은 공간과 그 틈을 섬세하게 메우는 사운드 효과들을 그대로 재현하기란 어려울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
Sexmob – Cinema, Circus & Spaghetti: Sexmob Plays Fellini (Royal Potato, 2013) Steven Bernstein을 중심으로 Briggan Krauss, Tony Scherr, Kenny Wollesen 등 네 명의 똘기 가득한 청년(어.. 이제 중년)들이 모여 결성한 섹스몹의 8번째,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한다면 7년만에 이루어진 스튜디오 레코딩 앨범. 첫 앨범을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이제는 16년차에 접어든 어엿한 중견 그룹이다. 앨범 마다 우리가 평소 익숙하게 들었던 대중음악들을 엽기가득한 방식으로 편곡해 신나는 연주로 선보였던 이들이, 이번에는 펠리니의 영화에 사용되었던 Nino Rota의 음악들로 흥겨운 난장을 벌렸다. 펠리니의 영화에 등장하는 로타의 음악들이 워낙 인상강한 테마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편곡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 자체가 섹스몹 다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물..
Aaron Novik – Our Band Could be as Serious as Your Life (self-released, 2013) John Zorn의 여러 프로젝트에서 클라리넷 등을 연주하며 이름을 자주 접했던 애론 노빅의 2013년 자가발매 앨범. 이 앨범은 Floating World, Vol. 2로 녹음되었지만 정식 앨범 대신 음원 형식으로 공개되었다. Marie Abe (key), Dina MacCabee (violin), Kasey Knudsen (alto-sax), Lisa Mezzacappa (bass), Jamie Moore (drms)와 함께 6인조로 진행된 이번 레코딩에서 각각의 파트가 담당하는 역할은 매우 독특하다. 하나 하나의 악기들은 마치 독립된 공간에서 자신만의 연주를 진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리듬, 라인, 화성 등도 독립된 듯한 진행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악기와 요소들의 반복적 (혹은 ..
Paolo Fresu & Omar Sosa – Alma (Tǔk Music, 2012) 이탈리아 출신 트럼펫 연주자 프레주와 쿠바 출신 피아니스트 소사의 공동 앨범. 여기에 4개의 트렉에서 브라질 출신의 첼리스트 Jaques Morelenbaum도 참여하고 있다. 앨범 발매 이전부터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이어졌던 공연활동으로 이미 두 사람의 음악적 호흡이 긴밀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각자의 음악적 색체가 워낙 뚜렸하긴 하지만 기존의 공동 작업을 통해 이 둘의 컬래버레이션이 어떤 음악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한 기대 역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 이 둘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거의 모든 음악적 능력을 서로 공유하며 이들 둘만의 새로운 경험을 담아내려고 한 흔적이 앨범 곳곳에 발견된다. 차분하고 섬세한 표현들로 앨범 전체를 마치 하나의 네러티브로 엮어가는 듯 하다. 그 ..
Norma Winstone – Dance Without Answer (ECM, 2014) 보컬리스트 노마 윈스턴의 신보. 이번 앨범에서도 어김 없이 피아노와 관악기의 단촐한 트리오 형식으로 레코딩이 이루어졌고, 또한 어김 없이 윈스턴 언니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그런 목소리를 들려준다. Glauco Venier와 Klaus Gesing의 영이독 3국 연합팀 조합으로 3번째 앨범이며 80년대에도 이와 같은 편성으로 녹음한 앨범이 있고 Azimuth 시절의 활동을 되돌아 봐도 뭐, 비슷비슷하다. 메너리즘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조금 애정을 갖고 바라본다면 윈스턴 자신의 보컬 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형식의 조합이 이와 같은 소규모 편성이라고 봐도 될 듯 하다(서로 다른 입장의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같은 말이다). 선의를 갖고 정리한다면 윈스턴은 자신의 보이스가 지닌 장점이 잘 표현될 ..
Pat Metheny Unity Group – KIN (Nonesuch, 2014) 메시니 형님의 따끈한 2014년 신보. 일단 팀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다. 2005년 PMG의 앨범을 마지막으로 그의 앨범 타이틀에서 Group이라는 명칭은 볼 수 없었다. 컬래버레이션 형식의 듀오나 나름 진영을 갖춘 쿼텟, 심지어 솔로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형식의 편성들이 존재했지만 Group의 타이틀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음악적 내용에 있어서도 심상치가 않다. 그 동안 전통적인 언어로 회귀하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는가 하면 재즈의 현대음악적 경계 확장을 시도하는 등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했었고, 심지어 Masada Book을 녹음하는 센세이션까지 최근에 선보였다. 물론 그 동안의 모든 활동과 시도에는 메시니의 음악적 특색이 녹아 있지만 PMG를 추억 할 수 있는 흔적들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Pat Metheny – Tap: Book of Angel Vol. 20 (Tzadik, 2013) John Zorn이 자신의 인종적 뿌리에 대한 음악적 고찰을 담은 Masada Songbook 두번째 악곡집에서, 메시니가 직접 선곡한 6개의 곡들로 녹음된 앨범. 또한 전체 Book of Angel 중 20번째에 해당하는 음반이기도 하다. 앨범 속지에 있는 글을 보면 존에 대한 존경의 글과 함께 메시니 본인이 직접 녹음을 제안했다고 쓰고 있다(그 반대가 아니었군 ㅎㅎ). 때문에 이 앨범은 그동안 발매된 BOA 시리즈의 연속이라는 측면과, 메시니의 최근 음악 작업과 관련된 앨범이라는 두 가지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존 존의 곡을 가지고 와서 메시니 자신의 해석을 담고 있지만 원곡자의 직접적인 가이드나 참여는 존재하지 않는다. 곡의 도입과 종부에 소개되는 라인이 오리지널이고 그것을 해석하고 구성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