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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r Avital – New Song (Plus Lion, 2014) 이스라엘 출신의 베이스 연주자 오머 아비탈의 신보. 전통적인 퀸텟 형식으로 2010년 Live at Smalls 이후 그의 레코딩에서 관악의 두 축을 이룬 Avishai Cohen (트럼펫)과 Joel Frahm (테너)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앨범에서는 Yonathan Avishai와 Daniel Freedman이 각각 피아노와 드럼을 담당하고 있다. 이 앨범 역시 2012년의 Suite Of The East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줄 만큼 클레즈머 특유의 스케일이나 라인이 두드러진다. 자신에게 고유한 민속적 특징들을 기존의 전통적인 포스트-밥의 언어로 재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그가 최근 몇 년 동안 선보였던 시도들 중 가장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가 들려주는 라인이나 스케일은..
Dhafer Youssef – Birds Requiem (OKeh, 2013) 몇 년 전 자라섬에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튀니지 출신의 다퍼 유세프의 2013년 앨범. 유럽에서의 최근 그의 입지를 대변이라도 하듯 이번 앨범에도 Nils Petter Molvæ나 Eivind Aarset와 같은 중량감 있는 뮤지션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레이블은 미제군). Enja 시절부터 그의 음악들은 워낙 민속적 특징이 강했지만 이 앨범에서는 자신의 기본적인 음악적 베이스 위에 실험적인 요소들을 보다 더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마치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라가기라도 하듯, Birds Requiem이라는 네 개의 테마들(“Birds Canticum”, “Fuga Hirundinum”, “Archaic Feathers”, “Whirling Birds Ceremony”)을 배치하고 그 중간에 음악적 네..
John Zorn – Psychomagia (Tzadik, 2014) 이 칠순 노친은 평소 무엇을 먹어서 이토록 혈기왕성하단 말이냐 -,.- 존 존의 이름으로 발매된 2014년도 짜딕 타이틀. 존은 작/편곡 및 프로듀싱으로 참여하고 직접 연주는 들려주지 않는다. 때문에 이 앨범의 진짜 주인은 누구냐,라는 (다소 무의미한) 궁금증에 답한다면 지난 Book of Angels 시리즈 중 Vol. 19: Abraxas (2012)를 녹음했던 베이스 주자 Shanir Ezra Blumenkranz와 그 일당 퀘텟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베이시스트의 존재감보다는 나머지 맴버들이었던 두 기타리스트 Aram Bajakian와 Eyal Maoz, 그리고 드러머 Kenny Grohowski 등 모든 연주자들의 고른 참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만큼 전체적인 사운드의 균..
Helge Lien – Kattenslager (Ozella, 2012) 노르웨이 출신 피아니스트 헬게 리엔의 두 번째 솔로 앨범. 말이 두 번째지 2000년 첫 데뷔 앨범이 솔로 앨범이라 12년만에 발표되는 피아노 솔로 타이틀이기도 하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을 딴 피아노 트리오와 튜바/색소폰으로 구성된 Tri O’Trang 트리오 활동이 주를 이루었기에 그의 디스코그라피에서 솔로는 드문 경우다. 뿐만 아니라 이번 솔로 앨범에서 헬게가 들려주고 있는 음악 역시 기존의 음악에서 볼 수 없었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연주가 주를 이루는 피아노 트리오 앨범들만 보더라도 펜타토닉 스케일이나 모드를 활용하여 연출하는 긴장과 서정에 주목했다면, 이번 솔로 앨범에서는 기존의 팀 중심의 음악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었던 자신의 음악적 상상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
Triosence – Turning Points (Sony, 2013) 독일 출신의 밴드 트리오센스의 5번째 앨범. 트리오센스라니, 이런 2차원적 작명 센스는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냐고 타박할 사람 분명 있겠지만 이들의 음악만큼은 감성센스 100점 중 89점은 기본으로 먹고 들어간다. 피아니스트 Bernhard Schüler를 중심으로 Matthias Nowak (베이스), Stephan Emig (드럼) 등의 음악 재원들이 모여 1999년에 결성되었다. 귀에 착착 감기는 테마와 라인은 물론 경쾌하게 팀워크를 이루며 이어지는 진행들은 일단 감상자의 감성적 싱크로율을 높이는데 큰 요소로 작용한다. 이들은 기존 트리오 음악에서 대중들이 가장 많이 주목했던 음악적 특징들이 무엇인지를 이들은 잘 간파하고, 감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만큼 이들은 영리하고, 그 영민함을 음악적으..
Brad Mehldau & Mark Guiliana – Mehliana: Taming The Dragon (Nonesuch, 2014) 브래드 멜다우와 마크 길리아나의, 문제의 바로 그 신보. 이러한 음악을 일단 편의상 일렉-재즈(Electronic Jazz)라고 부르기로 하자. 사실 이러한 류의 음악이 재즈라는 범주 내에서 처음 선보인 것은 아니다. 퓨전이라고 총칭되는 장르 안에서 오래 전부터 종종 등장했고 최근에는 유럽의 젊은 프리 혹은 아방가르드 씬의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일렉트로닉 계열의 사운드와 이펙트를 활용한 임프로바이징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30년 전에 허비 행콕이 선보인 ‘미래의 충격’에서와 마찬가지로 당대의 전자음악 기술을 활용한 레코딩의 현재적 재현이라는 평가도 빗겨가기 힘든 대목도 존재한다. 장르를 벗어나 재즈 외의 영역(테크노, 락과 같은 대중음악은 물론 클래식)에서 이룩한 전자음악의 성과들과 비교해 보더..
Zlatko Kaučič Trio – December Soul (Not Two, 2013) 슬로베니아 출신 드럼 및 퍼커션 연주자 즐라츠코 쿠찌쯔의 근작. 프리와 아방 씬에서 워낙 기세 등등한 노친이라 피아노와 베이스로 구성된 트리오 포멧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줄 것인지 궁금했는데, 오~ 이건 좀 의외다. 사실 따지고 보면 즐라츠코가 최근 몇 년 동안 발표했던 앨범들을 보더라도 이와 같은 기본적인 트리오를 라인업으로 레코딩을 진행한 것 자체가 의외다. 실제로 그의 음악은 타악기가 각각의 악기나 보이스와 마찰하며 형성하는 이미지들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피아노가 참여한 레코딩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작년 한 해 동안만 연달아 2장을 피아노/베이스 트리오로 녹음했는데(뭐.. 60세 기념인가?), 이번 앨범의 경우 Stefano Battaglia (피아노) / Dalla Porta (베이스) 콤..
Lenni-Kalle Taipale – Piano (Warner, 2009) 혹시 신보 나온 것 있나 검색해봤더니, 4년 전에 발매된 이 앨범 외에는 여전히 감감무소식. 십 몇 년 전인가, 한국에 Naxos Jazz 앨범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 1만원 = CD 3장 + 거스름 돈이라는 놀라운 가격에 그냥 일단 무조건 다 바구니에 담아 전량 구매 했을 당시, 그때 렌니-칼레의 음악을 처음 접했다. 당시 들었던 Nothing to Hide (1999) 포함 지금까지 총 5장의 앨범이 발매 되었고 그 중 2009년에 발매된 이번 앨범이 그나마 신작(?)이다. 이 앨범은 그의 이전 앨범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트리오 활동에 포함된 앨범들이었다면 이번에는 현대 핀란드 음악의 개론서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실제로 핀란드를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의 뮤지션들이 참여해 ..
Masabumi Kikuchi Trio – Sunrise (ECM, 2012) 일본인 피아니스트 마사부미 기쿠치의 ECM 데뷔 앨범이자, 고 Paul Motian의 공식적인 마지막 레코딩. 폴 모션과 기쿠치의 인연은 1990년대 초 Tethered Moon 시절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 되었다. Gary Peacock이 참여했던 TM 트리오와는 달리 이번 앨범에서는 Thomas Morgan이 베이스로 참여한다. 차이는 여기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기존 TM의 앨범들이 커트 웨일, 에디트 피아프, 지미 헨드릭스 등의 대상을 지녔다면 이번 앨범 만큼은 기쿠치 자신의 음악적 영감과 그 표제들이 유일한 대상이다. 이는 TM 트리오 시절 뿐만 아니라 폴 모션의 타이틀로 발매되었던 기쿠치의 참여작들과도 확연히 다른 점을 보여준다. TM 트리오만 보더라도 마치 사무라이 검 위에서 건반이 춤을 ..
Yelena Eckemoff – Glass Song (L&H, 2013)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옐레나 에케모프의 트리오 앨범. 에케모프의 홈페이지를 보면 그녀가 자신의 재능과 경력에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 신동이었고, 음악 영재 전문 교육기관을 다녔고, 키신으로부터 사사를 받았고, 클래식과 재즈에 걸친 다양한 경력들에 대해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이 궁금했던 것은 Arild Andersen과 Peter Erskine의 이름이 이 앨범에 등장했기 때문이고, 그녀의 전 앨범들에서는 Mads Vinding / Peter Erskine (Cold Sun, 2009), Mats Eilertsen / Marilyn Mazur (Forget-me-Not, 2011) 등과 트리오로 녹음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언급했듯이 ..
Tomasz Stańko Quintet – Music for K (1970; reissued by Polskie Nagrania, 2011) 이런 고전에 대해 뭐라고 씨부려 싸는 것은 감히 나같은 허접 시로도가 할 짓은 아니지만, 보는 사람도 없으니 그냥 혼자 기록하는 감상글 정도 남기는 것으로 소심하게 결론. 타이틀에 나오는 이니셜 K가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할 말 없다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Krzysztof Komeda는 스탄코를 자신의 밴드에 영입하기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정작 코메다 밴드에서 같이 활동한 기간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코메다 밴드 출신 뮤지션들 중 스탄코의 이름이 가장 익숙하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코메다 밴드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지만,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유명 뮤지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스탄코의 위상을 ..
Billy Childs – Jazz-Chamber Music Vol.1 Lyric (Lunacy, 2005) & Jazz-Chamber Music Vol.2 Autumn: In Moving Pictures (Lunacy, 2010) 빌리 차일드의 오랜, 그리고 화려한 음악 경력에 비해 그의 디스코그라피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 몇 장 안되는 앨범들을 보더라도 재즈에서 구사되는 음악적 언어와 표현들을 골고루 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995년 GRP에서 발매된 I’ve Known Rivers 앨범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연주자로써 뿐만 아니라 음악 감독의 재능까지 유감 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들은 어쩌면 GRP 앨범의 확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1995년 앨범에서 사운드의 핵심이었던 Bob Sheppard와 Carol Robbins 등이 이번 앨범에서도 여전히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신 GRP 앨범에서 프로그래밍으로 처리했던 오케스트레이션 효과를 이번 앨범들에서는 4명의 현악주자..
In The Country – Sunset Sunrise (ACT, 2013) 노르웨이 출신의 트리오 ITC의 통산 5번째 앨범이자 (마침내 드디어!) ACT 데뷔 앨범. 오슬로 음악 아카데미 시절인 2003년에 결성되었으니 10주년 되는 앨범이기도 하다. Morten Qvenild (피아노), Roger Arntzen (베이스), Pål Hausken (드럼, 퍼커션) 등 전통적인 트리오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그 범주에서 벗어난 경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미니멀한 현대음악적 구성도 수용하고 있고, 일렉트로닉스 효과도 다양하게 활용한다. 또한 진행에서의 전통적 형식도 이들에게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사운드 중심의 팀은 아니다. 음악적 동기를 구성하는 테마들이 서로 이어지는 서술적 진행으로 각각의 곡마다 다면적인 특징들이 살아난다. 때문에 사..
The Windy Hills – Fall Of Planet Esoteria (Warner, 2014) 호주 출신의 이 심상치 않은 그룹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구글링을 하면 리더인 Andrew Kidman의 홈페이지로 연결이 된다. 이 친구의 직업도 만만치 않다. 사진 작가에 영화 감독이며, 서프보드를 제작하는 서퍼이기도 하다. 하지만 출신 배경과 다채로운 이력에서 연상되는 밝고 경쾌한 이미지가 있다면 음악을 듣기 전에 깨끗하게 지우는 편이 오히려 좋다. 에소테릭한 느낌의 가사와 암울한 꿈과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사운드는 듣는 사람의 기분을 평상보다 더 낮은 위치로 끌어내린다. 하지만 곡 하나 하나 마다 나름의 서사적 구조를 지니고 있어 그 변화를 따라가다보면 마냥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마치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격정과 침울의 롤러코스팅이 등장하기 때문에 감정은 잔물결처럼 끊임 없이..
Splashgirl – Field Day Rituals (Hubro, 2013) Andreas Stensland Løwe (키보드, 피아노), Jo Berger Myhre (베이스), Andreas Lønmo Knudsrød (드럼, 퍼커션) 등 세 명으로 구성된 노르웨이 출신 그룹, 우브로에서 발매한 세 번째 타이틀이자 근작. 전작들에 비해 사운드의 질감이 조금은 더 두툼하고 풍부한 느낌은 준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본적인 이 그룹의 음악적 특징은 이 앨범에서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리프나 코드 대신 사운드와 그것들이 중첩되어 만들어내는 효과가 중심이며, 각 곡마다 테마가 존재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진행 형식을 위한 테마와는 다른 형태다. 이는 포스트-락적인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때문에 이들을 어떤 장르로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재즈의..
Black Chamber – Black Chamber (Cult Classic, 2013) Brian McCauley (드럼), Chris Gustafson (베이스), David Binnig (트럼펫, 샘플) 등 폴란드 출신의 젊은 뮤지션으로 구성된 트리오. 무료로 공개한 샘플 몇 개 듣고 바로 고음질 음원으로 질러버림. 이들의 음악은 다분히 복합적이다. 사실 이들이 구사하고 있는 음악적 요소들 그 자체로만 본다면 새로운 것은 없다. 제한된 코드 위에서 모달을 근간으로 진행되는 프레이즈, 일렉 샘플링, 다운비트에서 분할되는 리듬 등을 두고 신선하다 혹은 새롭다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존의 음악적 요소들을 결합시켜 이들이 만들어낸 음악은 독특하다. 또한 여러 가지의 음악적 형식과 주제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은 이들만의 독특한 분위기에 녹아버린다. 무엇 하나 과도하게 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