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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 day #20171107
mind scape #20171007
lazy day #20170927
Stephan Micus - Inland Sea (ECM, 2017) 독일 음악가 스테판 미쿠스의 스물두 번째 ECM 앨범. 1960년대 말부터 이어진 미쿠스의 활동은 지금까지 꾸준한 일관성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세계관을 구축해왔다. 6말7초의 정치 사회적 격변이 문화 예술 분야에도 영향을 끼치며 기존의 서구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대안을 찾아 활발한 모색의 시간을 갖게 된다. 음악 역시 당시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인류, 환경, 제3세계 등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상당 부분은 서양적 시각에서 수용의 형식을 빌어 새로운 장르적 파생을 이끄는 한계를 지니기도 했다. 미쿠스의 근본적인 차별성은 여기에서 부각된다. 그는 합리적 전통이라고 여겨졌던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민속성 그 자체에 주목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보편적 시각에서 음악을 관찰하고 다루는 법을 보여주고..
Endless Melancholy ‎- The Vacation (Hidden Vibes, 2017) 우크라이나 출신의 작곡가 Oleksiy Sakevych의 음악 프로젝트 엔들리스 멜랑콜리의 신보. 모던 클래시컬 분야에서는 이미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뮤지션으로 정규 앨범으로는 통산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정규 앨범들 만으로 대상을 한정시켜 그의 음악적 궤적을 살펴 보면 7년 여의 기간 중에는 변화의 계기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데뷔 앨범 Music For Quiet Mornings (2012)에서 보여줬던 업라이드 연주 중심의 모던 클래시컬한 분위기가 Epilogue (2013)와 Fragile (2014)까지 어느 정도 이어지지만 Her Name In A Language Of Stars (2015)에 와서는 일렉트로닉에 기반하여 앰비언트적인 형상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변하게 된다. 기..
William Ryan Fritch - The Sum of Its Parts (Lost Tribe Sound, 2017) & The Old Believers (Lost Tribe Sound, 2017) 미국 작곡가 윌리엄 리안 프리치의 신보 두 장. 워낙 방대한 분량의 디스코그라피를 쏟아내고 있는 뮤지션이라 그의 라이브러리를 쫓아 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2014년부터 약 2년의 기간 동안 CD, EP, 음원 등의 형태로 발매한 총 12장의 앨범들로 이루어진 Leave Me Series는 그의 음악적 성과를 대표하는 작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는 두 장의 OST 도 포함되었는데, 그 동안 부분적이고 제한적으로 공개되었던 앨범들의 전체 모습과 더불어 새롭게 추가된 곡들까지 살펴 볼 수 있게 되었다. 서로 다른 주제의 필름 속에서 사용된 음악들이지만 전체적인 사운드의 결에 있어서는 무척 유사한 느낌을 전해준다. 이는 윌리엄이 최근 작업했던 OST 앨범 Birkitshi: Eagle Hunters in..
Arkady Shilkloper & Vadim Neselovskyi - Lustrum (Neuklang, 2017) 독일에서 거주 중인 러시아 호른 연주자 아카디 쉴클로퍼와 뉴욕에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바딤 네스롭스카이의 세 번째 듀엣 앨범. 2011년 아카디의 Moscow Art Trio의 멤버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Last Snow (2013)와 Krai (2014)를 연이어 발표하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둘 만의 호흡을 보여줬다. 이번 앨범을 듣기 전에 들었던 감정은 기대감보다는 설렘에 가까웠다. 그 만큼 아카디와 바딤이 이전 두 장의 앨범에서 보여줬던 음악적 합의는 유사한 형식의 그 어떠한 음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느낌을 전해 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아카디와 바딤 두 뮤지션에 대한 개인적인 맹목적 팬심 또한 크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이번 앨범을 포함한 이들의 전체 듀엣 음반에..
GlerAkur - The Mountains Are Beautiful Now (Prophecy, 2017) 아이슬란드 작곡가 Elvar Geir Sævarsson이 주축이 된 8인조 그룹 글레르아쿠르의 첫 앨범. 엘바가 개인적으로 만든 음악이 우연히 방송을 탔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바로 음반사와 계약을 하게 된다. EP 앨범 Can't You Wait (2016)에 이은 첫 풀타임 정규 레코딩이 이번 음반이다. 아이슬란드 어로 Glass Field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 그룹은 포스트-록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드론, 앰비언트, 둠메탈 등의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이 복합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사운드트랙을 연상시키는 시네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두드러지게 강조되고 있는 서사적 네러티브는 프로그레시브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다양한 인원이 참여한 만큼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운드 또한 드라마틱하면서도 정..
Shelly Berg & David Finck - The Deep (Chesky, 2017) 피아니스트 셸리 버그와 베이스 연주자 데이비드 핀크의 듀엣 앨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음악적 연륜과 경력을 보유한 두 뮤지션이 이번 앨범을 녹음하게 된 계기는 말 그대로 우연히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Livingston Taylor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녹음이 있은 후 사장 체스키는 버그와 핀크에게 듀엣 녹음을 제안했고 모든 장비가 고스란히 남아 있던 바로 그 스튜디오에서 연이어 자신들의 앨범을 레코딩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선 테일러의 녹음에서는 기타와 보컬에 가려 두 뮤지션의 사운드가 잘 부각되지 않았던 반면 뒤 이은 레코딩에서는 피아노와 베이스가 장악한 전혀 다른 스튜디오의 공기가 전해진다. 자신들의 타이틀로 남겨진 활동도 있었지만 이 두 사람의 이름은 지금껏 유명 뮤지션들의 옆..
Selffish - He She Them Us (Serein, 2017) 라트비아 출신 뮤지션 Andrejs Eigus의 음악 프로젝트 셀피쉬의 신보. 셀피쉬의 이름으로는 무려 13년 만에 발매되는 앨범이다. 긴 공백 기간 중에 DJ로 활동하며 투어는 물론 개인 공연도 활발하게 벌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중간에 믹싱 음원을 비롯해 여러 뮤지션들과 발매한 컴필레이션에 소개되기도 했지만 그나마 2010년대 들어서는 거의 감감무소식이었다. 오랜 침묵 끝에 발표한 이번 앨범은 공백의 시간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와 연관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초기 Blue Planet Chill (2002) 시절의 음악을 되돌려 보면 미니멀한 비트 위로 멜로디 라인을 이어가는 다운템포 계열의 소위 딥하우스 음악으로 분류되곤 했다. 하지만 샘플링에 의존하기 보다는 본인 스스로 직접 연주한 피아노와 ..
Poppy Ackroyd - Sketches (One Little Independent, 2017) 영국 작곡가 포피 애크로이드의 신보. 사실주의 미술 작가 Norman Ackroyd의 딸이며 이번 앨범 커버가 아버지 노만의 작품이다. 2012년 데뷔 이후 이번 앨범은 3년만에 발표되는 세 번째 앨범이며, 평소 개인 공연은 물론 얼마 전에 살펴 봤던 Hidden Orchestra의 라이브 팀의 일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전 앨범들은 주로 자신이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와 현악의 멀티 트레킹 녹음에 의지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주로 피아노 솔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기존의 음악적 구성에서 드러나는 섬세한 서술적 특징이나 세밀한 사운드스케이프 등은 이번 앨범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트랙에서 묘사의 구체성을 위한 부분적인 효과의 사용이 있긴 하지만 앨범 전체는 포피의 감성이 반영된 작곡과..
Laibach - Also Sprach Zarathustra (Mute, 2017) 슬로베니아에서 결성된 인더스트리얼 계열의 록 밴드 라이바흐의 신보. 2015년 록 밴드로는 최초로 북한에서 공연을 성사시켰고 관련 다큐 Liberation Day (2016)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개봉되면서 한국을 찾기도 했다. 밴드는 1980년에 결성 되었으니 연방 해체 이전 유고슬라비아 시절까지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밴드 이름 라이바흐가 독일 점령 당시 현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의 독일식 이름이었고 나치 근위대를 연상시키는 무대 복장 때문에 나치주의자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반대로 이들은 인종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정치 음악적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기도 했다. 앞서 인더스트리얼 계열의 록 밴드라고 소개는 했지만 이들의 음악이 내포하고 있는 양식이나 특징의 다면성은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Charles Lloyd New Quartet - Passin' Thru (Blue Note, 2017) 찰스 로이드를 비롯해 Jason Moran (p), Reuben Rogers (b), Eric Harland (ds) 등으로 이루어진 뉴 쿼텟의 라이브 신보. 뉴 쿼텟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지는 않았지만 Mirror (2010) 이후 7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동일 라인업의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새로운 쿼텟 결성 이후 여러 차례의 공연과 행사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정식 앨범 대신 비공식적인 부트랙드만 몇 장 유통되었을 뿐이다. 이번 앨범은 스위스 몽트뢰와 뉴 멕시코 산타페에서의 공연을 기록하고 있어 공식적인 라이브 음반이라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로이드에게 있어 쿼텟은 자신의 음악적 역사성과도 관련이 깊다. 데뷔 자체를 쿼텟으로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기..
I/O - Anyone, Anywhere (self-released, 2017) 미국 보스턴에서 활동 중인 6인조 포스트-록 그룹 I/O의 두 번째 앨범. 2012년 결성되었고 첫 앨범 Saudade (2014) 발표 이후 대중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도 그럴 것이 포스트-록이 포괄하고 있는 넓은 스펙트럼 중에서도 특히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사운드의 요소들이 다분하고 기존 인지도 있는 그룹들의 음악적 특징들과도 유사한 점을 상당부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슈게이즈를 연상시키는 시니컬한 기타 톤에 몽환적인 사운드스케이프를 연출하는 앰비언트적 요소가 결합된 감성적 멜로디의 진행을 선보이는 일련의 유명 그룹들을 떠올려 본다면 I/O 역시 그 범주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이러한 그룹들의 음반을 모아서 한 번에 듣다 보면 누가 누구..
Dusan Jevtovic - No Answer (MoonJune, 2017) 스페인에서 활동 중인 세르비아 출신 재즈 기타리스트 두산 제프토빅의 신보. 15년 넘는 활동 기간에 비해 너무나도 단촐한 그의 디스코그래피지만 그 어느 것 하나 두산의 음악적 진화를 대표하지 않는 앨범은 없다. Am I Walking Wrong? (2013)에서 G-B-Ds의 트리오 구성으로 록 사운드를 베이스로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을 재즈적인 어법으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였고, 드러머 Xavi Reija와의 듀엣 XaDu의 타이틀로 발매된 Random Abstract (2015)에서는 기타 테크니션으로서의 기량을 표출한다. 스튜디오 레코딩으로서는 네 번째에 해당하는 이번 앨범에서는 Vasil Hadžimanov (p, key)와 Asaf Sirkis (ds)이 참여하고 있어 또 다른 음악적 시도를 예상할..
Aaron Parks, Ben Street, Billy Hart - Find The Way (ECM, 2017) 피아니스트 애런 팍스, 베이스 연주자 벤 스트리트, 드러머 빌리 하트 트리오의 ECM 발매작. 솔로 연주로 이루어진 Aborescence (2013)를 통해 성공적인 레이블 데뷔를 이룬 팍스가 이번에는 트리오 포맷으로 자신의 두 번째 ECM 타이틀을 발표한다. 팍스에게 거는 레이블의 기대가 반영이라도 된듯 하트라는 중량감 있는 뮤지션은 물론 드러머와 최근 몇 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왔던 스트리트를 파트너로 조합해 이번 레코딩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ECM에서 발매된 하트의 앨범 두 장과 기존 팍스의 연주를 함께 떠올려 보면 지금과 같은 트리오 조합이 무척 뛰어난 음악적 구성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이번 앨범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예측의 범위에서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