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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ob Bro – December Song (Loveland, 2013) 덴마크 출신의 대표적인 기타리스트 야콥 브로의 2013년 앨범. 자켓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앨범은 Balladeering (2009)와 Time (2011)을 잊는 연작의 성격을 지닌다. Paul Motian, Bill Frisell, Lee Konitz, Ben Street 등이 참여한 2009년 앨범 이후, 폴 모션의 건강 악화로 2011년 레코딩에서는 드럼이 없는 상태로 녹음을 진행한다. 폴 모션의 드럼을 따로 더빙하려고 계획하였지만 그의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고, 레코딩 두 달 후 그가 타계하자 결국 드럼 없는 녹음 상태로 발표하게 된다. 2011 앨범에서는 벤 스트리트 대신 Thomas Morgan이 베이스로 참여한다. 그 후 2013년 이 앨범이 발매되는데, 2011년의 라인업에 피아니스트..
Billy Hart Quartet – One Is the Other (ECM, 2014) 칠순 노장 드러머 빌리 하트의 2014년 신보이자 ECM에서의 두 번째 타이틀. 2012년에 ECM의 첫 앨범 발표 소식을 접했을 때 혹시 동명 이인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그 빌리가 이 빌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면 찰스 로이드, 베니 머핀, 보보 스텐손 등의 ECM 앨범들에서 오래 전부터 그가 세션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잡설은 여기서 그만 접어두고.. 이번 앨범은 그의 전작 All Our Reasons (2012)에 참여했던 Mark Turner, Ben Street, Ethan Iverson 등이 그대로 함께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앨범의 성격 역시 2012년 레코딩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밥과 포스트-밥의 언어를 ..
Colin Vallon Trio – Le Vent (ECM, 2014) 콜랭 발롱 트리오의 두 번째 ECM 레코딩. 이번 앨범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발롱과 호흡을 맞춰온 Samuel Rohrer 대신 Julian Sartorius가 드러머로 참여했으며, Patrice Moret는 이번 앨범에서도 베이스 연주자로 함께한다. ECM 이전의 음반들에서는 주로 임프로바이징과 이를 통해 구성되는 음악적 진행에 집중했다면, ECM에서 발표된 전작에서는 트리오 인터플레이의 긴장과, 관계의 변화를 통해 확장되고 구체화되는 테마들이 중심이 된 듯한 느낌을 강하게 줬다. 이번 앨범 역시 전작의 기본적인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멤버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는 놀랍다. 새로운 드러머 사르토리우스는 피아노가 개방한 공간 위에, 마치 섬세한 붓터치와 점묘로 이미지를 완성해가듯 다양한 ..
Bodø Domkor – Meditatus (Grappa, 2007) 보되 돔코르가 누구인지 아무리 검색해봐라, 나오나 ㅎㅎ 노르웨이에 있는 카톨릭 성당 Bodø Domkirke의 성가대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앨범의 타이틀에는 이들 성가대의 이름이 올라 있지만 실제 이 앨범의 숨은 주인공은 Jan Gunnar Hoff Group이다. 이 앨범은 2004년부터 약 1년여 동안 이루어진 두 팀의 컬래버레이션을 기록하고 있다. 이 활동으로 호프는 노르웨이의 창작음악가들에게 수여되는 Edvard Prize를 2005년에 수상하기도 했는데, 수상한 분야는 다름 아닌 교회 음악이었다. 교회 음악이라는 기본적인 장르적 특성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르네상스나 바로크 시대의 성가곡들과는 전혀 다르다. 그렇다고 아르보 푀르트와 같은 현대 작곡가들의 비장함과 유사한 것..
Alex Acuña, Jan Gunnar Hoff & Per Mathisen – Barxeta (Losen, 2012) 페루 출신의 퍼커션 연주자 아쿠냐, 노르웨이 출신의 피아니스트 호프와 베이시스트 마티센의 두번째 공동 앨범. 우선 앨범의 기본적인 성격은 이들 팀의 전작인 Jungle City (2009)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두번째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는 다른 스타일의 의외성 탓에 이번 앨범에서 또한 신기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여전하다. 아쿠냐는 그렇다 치더라도 호프와 마티센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았던 전자 악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음악적 스타일 역시 흔히들 말하는 퓨전에 가깝다. 호프의 경우 자신의 Jan Gunnar Hoff Group의 활동을 통해 전기 기타 등을 활용한 사운드를 선보이긴 했지만, 엄연히 포스트-밥의 언어를 베이스로 한 활용이었지, 이번처럼 음악적인 언어까지 새롭게 선보..
Blank & Jones – Relax: Jazzed (Sound Colours, 2012) 독일 출신의 트랜스 듀오 B&J의 2012년 Relax 시리즈. 이들이 지금까지 발매한 앨범이나 싱글들은 어찌나 많은지, 여기에 월간 윤종신 류의 앨범까지 꾸준하게 발표해주신다. B&J의 음악은 가끔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Relax 시리즈나 Mix 앨범 몇 장 들었던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심오하게 들어본 적도 없는, 일상의 배경음악들 중 하나다. 간혹 이들은 뜻밖의 뮤지션들을 참여시켜 녹음한 앨범을 발표하기도 하는데, 여기 이 앨범에는 Julian & Roman Wasserfuhr가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J&R의 앨범이라 하고 들려주면 영락없는 J&R 형제의 음악들이다. 반대로 B&J의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들으면 이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지만 누가 뭐래도 B&J의 음악이다. 서로 다..
Julian & Roman Wasserfuhr – Running (ACT, 2013) 트럼펫과 피아노를 연주하는 줄리안과 로만 바셀푸아 형제의 2013년 앨범이자, 네 번째 ACT 발매작. 17세와 20세에 함께 데뷔하여 이제 겨우 20대에 불과한 나이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확고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 듯 하다. 전작의 앨범들이 유명 선배 뮤지션들의 도움을 받아 완성되었다면 이번 앨범은 두 형제 자신들의 힘으로 완성시킨, 어찌보면 자신들의 네 발로 무대에 오른 상징적인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한 뮤지션들 역시 예전과 달리 라이브 무대에서 자주 호흡을 맞춰왔던 자신들 또래의 영건들이고, 게스트들을 참여시켜 나름 다양한 색을 선보이려고 했던 연출의 노력도 엿볼 수 있다. 또한 전작들에 비해 자신들의 오리지널의 비중도 넓힘으로써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앨범의 전체적인 분..
Mats Eilertsen Trio – Sails Set (Hubro, 2013) 노르웨이 출신의 베이스 연주자 마츠 아일에르스텐의 2013년 앨범. 아일에르스텐은 다들 아시듯 토르드 구스타브센의 앨범에 자주 등장하는데, 그의 앨범들은 구스타브센에 비해 질감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준다. 확실히 그만의 음악적 색깔이 존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Harmen Fraanje (피아노), Thomas Strønen (드럼)과 함께 녹음한 두 번째 앨범으로, 전작 Elegy (2010)와는 조금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010년 앨범에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북유럽 특유의 전통적인 피아노 트리오의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다소 실험적인 느낌이 강하게 든다. 각각의 악기가 점유하는 공간 영역이 전에 비해 넓을 뿐만 아니라, 사운드의 응집력 보다는 내적 교감에 더 많..
Omer Avital – New Song (Plus Lion, 2014) 이스라엘 출신의 베이스 연주자 오머 아비탈의 신보. 전통적인 퀸텟 형식으로 2010년 Live at Smalls 이후 그의 레코딩에서 관악의 두 축을 이룬 Avishai Cohen (트럼펫)과 Joel Frahm (테너)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앨범에서는 Yonathan Avishai와 Daniel Freedman이 각각 피아노와 드럼을 담당하고 있다. 이 앨범 역시 2012년의 Suite Of The East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줄 만큼 클레즈머 특유의 스케일이나 라인이 두드러진다. 자신에게 고유한 민속적 특징들을 기존의 전통적인 포스트-밥의 언어로 재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그가 최근 몇 년 동안 선보였던 시도들 중 가장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가 들려주는 라인이나 스케일은..
Dhafer Youssef – Birds Requiem (OKeh, 2013) 몇 년 전 자라섬에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튀니지 출신의 다퍼 유세프의 2013년 앨범. 유럽에서의 최근 그의 입지를 대변이라도 하듯 이번 앨범에도 Nils Petter Molvæ나 Eivind Aarset와 같은 중량감 있는 뮤지션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레이블은 미제군). Enja 시절부터 그의 음악들은 워낙 민속적 특징이 강했지만 이 앨범에서는 자신의 기본적인 음악적 베이스 위에 실험적인 요소들을 보다 더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마치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라가기라도 하듯, Birds Requiem이라는 네 개의 테마들(“Birds Canticum”, “Fuga Hirundinum”, “Archaic Feathers”, “Whirling Birds Ceremony”)을 배치하고 그 중간에 음악적 네..
mind scape #20140303
mind scape #20140301
John Zorn – Psychomagia (Tzadik, 2014) 이 칠순 노친은 평소 무엇을 먹어서 이토록 혈기왕성하단 말이냐 -,.- 존 존의 이름으로 발매된 2014년도 짜딕 타이틀. 존은 작/편곡 및 프로듀싱으로 참여하고 직접 연주는 들려주지 않는다. 때문에 이 앨범의 진짜 주인은 누구냐,라는 (다소 무의미한) 궁금증에 답한다면 지난 Book of Angels 시리즈 중 Vol. 19: Abraxas (2012)를 녹음했던 베이스 주자 Shanir Ezra Blumenkranz와 그 일당 퀘텟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베이시스트의 존재감보다는 나머지 맴버들이었던 두 기타리스트 Aram Bajakian와 Eyal Maoz, 그리고 드러머 Kenny Grohowski 등 모든 연주자들의 고른 참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만큼 전체적인 사운드의 균..
Helge Lien – Kattenslager (Ozella, 2012) 노르웨이 출신 피아니스트 헬게 리엔의 두 번째 솔로 앨범. 말이 두 번째지 2000년 첫 데뷔 앨범이 솔로 앨범이라 12년만에 발표되는 피아노 솔로 타이틀이기도 하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을 딴 피아노 트리오와 튜바/색소폰으로 구성된 Tri O’Trang 트리오 활동이 주를 이루었기에 그의 디스코그라피에서 솔로는 드문 경우다. 뿐만 아니라 이번 솔로 앨범에서 헬게가 들려주고 있는 음악 역시 기존의 음악에서 볼 수 없었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연주가 주를 이루는 피아노 트리오 앨범들만 보더라도 펜타토닉 스케일이나 모드를 활용하여 연출하는 긴장과 서정에 주목했다면, 이번 솔로 앨범에서는 기존의 팀 중심의 음악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었던 자신의 음악적 상상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
Triosence – Turning Points (Sony, 2013) 독일 출신의 밴드 트리오센스의 5번째 앨범. 트리오센스라니, 이런 2차원적 작명 센스는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냐고 타박할 사람 분명 있겠지만 이들의 음악만큼은 감성센스 100점 중 89점은 기본으로 먹고 들어간다. 피아니스트 Bernhard Schüler를 중심으로 Matthias Nowak (베이스), Stephan Emig (드럼) 등의 음악 재원들이 모여 1999년에 결성되었다. 귀에 착착 감기는 테마와 라인은 물론 경쾌하게 팀워크를 이루며 이어지는 진행들은 일단 감상자의 감성적 싱크로율을 높이는데 큰 요소로 작용한다. 이들은 기존 트리오 음악에서 대중들이 가장 많이 주목했던 음악적 특징들이 무엇인지를 이들은 잘 간파하고, 감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만큼 이들은 영리하고, 그 영민함을 음악적으..
Brad Mehldau & Mark Guiliana – Mehliana: Taming The Dragon (Nonesuch, 2014) 브래드 멜다우와 마크 길리아나의, 문제의 바로 그 신보. 이러한 음악을 일단 편의상 일렉-재즈(Electronic Jazz)라고 부르기로 하자. 사실 이러한 류의 음악이 재즈라는 범주 내에서 처음 선보인 것은 아니다. 퓨전이라고 총칭되는 장르 안에서 오래 전부터 종종 등장했고 최근에는 유럽의 젊은 프리 혹은 아방가르드 씬의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일렉트로닉 계열의 사운드와 이펙트를 활용한 임프로바이징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30년 전에 허비 행콕이 선보인 ‘미래의 충격’에서와 마찬가지로 당대의 전자음악 기술을 활용한 레코딩의 현재적 재현이라는 평가도 빗겨가기 힘든 대목도 존재한다. 장르를 벗어나 재즈 외의 영역(테크노, 락과 같은 대중음악은 물론 클래식)에서 이룩한 전자음악의 성과들과 비교해 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