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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neri Pohjola & Mika Kallio - Animal Image (Edition, 2018) 핀란드 출신의 트럼펫 연주자 베르네리 포욜라와 드러머 미카 칼리오의 듀엣 신보. 이번 앨범은 10년 가까이 관계를 유지해온 두 뮤지션이 공동의 프로젝트를 위해 협업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작업은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Perttu Saksa 감독의 다큐멘터리 Animal Image (2017)를 위한 음악이다. 공교롭게도 앨범의 길이는 영화 상영시간보다 긴 37분이다. 이번 앨범에서 베르네리는 트럼펫 외에도 전자 악기를 사용해 몽환적인 앰비언스를 연출하고 있으며 미카 또한 드럼 외에도 퍼커션과 공 등의 타악기를 이용해 추상적인 묘사를 이어가고 있다. 베르네리가 지금까지 발표한 일련의 작업과 연관 지어 이번 앨범을 살펴보면 지난 흐름에서 상당히 벗어난 매우 이례적인 음악을 들려주고..
Pieter Nooten - Stem (Rocket Girl, 2018) 런던에서 활동 중인 네덜란드 출신 뮤지션 겸 작곡가 피터 누텐의 신보. 1980년대 Clan of Xymox의 결성을 주도했던 창립 멤버로, Michael Brook와 함께 발매한 기념비적인 Sleeps with the Fishes (1987) 앨범의 공동 작업자로, 1990년대 Cyberia라는 솔로 프로젝트의 주인공 등으로 기억되는 누텐의 지난 궤적은 음악적 언어에 대한 확고한 자기중심성을 새로운 환경 속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되어 있다. 때문에 그의 음악은 단 한순간도 과거로 회귀하지 않고, 매 순간 자기와의 단절을 통해 자신을 새로운 지반 위에 올려놓으며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누텐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활동을 시작하는데, 기존 전자음악에 기반을 둔 스텐스는..
Bruno Angelini - Open Land (La Buissonne, 2018) 프랑스의 재즈 피아니스트 브루노 안젤리니의 신보. 최근 Joe Rosenberg의 피아니스트로 그가 보여준 활동도 인상적이고 10년 만에 선보인 솔로 작업 Piano Solo (2015) 또한 기억에 남지만, 개인적으로는 Régis Huby (violin), Claude Tchamitchian (b), Edward Perraud (ds, perc) 등과 함께 쿼텟 포맷으로 녹음한 Instant Sharings (2015)가 브루노의 근황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성과로 기억된다. 이번 앨범 역시 3년 전 쿼텟과 같은 라인업으로 녹음한 작업이며 당시 선보였던 미학적 완성을 다시 한번 재현하고 있다. 특히 전작에서 인상적이었던 트랙 중 하나인 “Open Land”를 이번 앨범의 타이틀로 명명한 것은 이전 작업과의..
Jérémy Hababou - Nuances (OutNote, 2018)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제레미 아바보의 신보.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제레미는 한참 늦은 나이인 17세 때 피아노에 처음 입문했다고 한다. 올해 20대 후반인 점을 고려한다면 짧은 기간 동안 비약적인 재능의 발전을 이룬 뮤지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데뷔작 Run Away (2016)와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 또한 트리오 포맷에 일부 트랙에서 게스트를 참여시킨 방식으로 녹음이 진행되었다. 전작과 달리 이번 두 번째 앨범은 Chris Jennings (b), Lukmil Perez (ds)로 이루어진 새로운 라인업으로 녹음이 이루어졌고 Stéphane Chausse (cl), Jeremy Bruyère (b Bow)가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멤버의 차이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트리오를 구성하는 방식이..
Blanket - How To Let Go (Music For Nations, 2018) 영국의 4인조 포스트-록 그룹 블랭킷의 신보. 2016년 기타와 보컬을 담당하는 Simon Morgan과 Bobby Pook의 주도로 베이스에 Matthew Sheldon과 드럼 Steven Pellatt 등이 참여하여 결성된 블랭킷은 작년 초 Our Brief Encounters (2017)라는 인상적인 EP를 발표하며 포스트-록 씬의 주목을 받게 된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화제로 인해 소실된 악기와 장비를 다시 장만하기 위해 클라우드 편딩을 이용한 것도 이들의 유명세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첫 풀타임 리코딩으로 전작은 물론 지금까지 공연에서 보여줬던 임팩트 있는 사운드와 음악을 담고 있다. 해당 계열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워낙 방대한 탓에 장르적 범주화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경향성을 통칭해서 ..
Express Rising - Fixed Rope 2 (Numero Group, 2018) 미국 출신 프로듀서 Dante Carfagna의 프로젝트 익스프레스 라이징의 신보. ER이라는 이름의 첫 앨범은 이미 2003년에 발매되었으나 한동안 그 활동은 단절되었고 이후 10년 만에 데뷔 앨범과 같은 셀프 타이틀인 Express Rising (2013)을 발표하면서 활동의 재기를 알리게 된다. 이번 앨범은 Fixed Rope (2015)에 이은 통산 네 번째 앨범으로 기록된다. 2015년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은 Kevin Blagg와 William Suran이 그룹 멤버로 참여하고 있어 기존 두 장의 셀프 타이틀 앨범들과 차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선 두 개의 셀프 타이틀 앨범들과 이번 시리즈는 솔로냐 아니면 그룹 프로젝트냐는 형식의 차이는 물론 음악적인 내용에서도 확연히 다른 스텐스를 ..
Other Animal - Other Animal (Traumpton, 2018)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독미 연합 쿼텟 OA의 신보. 쿼텟은 독일인 형제 Peter Meyer (g)와 Bernhard Meyer (b)의 주도로 결성되었으며 Wanja Slavin (as, cl, synth), Jim Black (ds) 등이 함께하고 있다. 짐 블랙이라는 압도적인 인물의 존재로 메이어 형제의 입지가 가려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각자의 개인 활동과 더불어 몇 개의 인상적인 그룹 작업을 함께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쿼텟 또한 그 과정의 일부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지난 작업에 대한 신세시스일 수도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번 쿼텟의 포맷만 놓고 보면 10여 년 전의 MSV Brecht라는 밴드의 구성과 동일하지만, 음악적인 내용 면에서는 최근의 Me..
Kari Ikonen Trio - Wind, Frost & Radiation (Ozella, 2018) 핀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카리 이코넨 트리오의 신보. 몇 년 전 자라섬을 계기로 국내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펼친 적 있기 때문에 KIT의 이름은 그리 낯설지가 않다. 이번 앨범은 Ozella 레이블을 통해 발매되는 세 번째 스튜디오 녹음이며 기존 베이스 주자였던 Ara Yaralyan 대신 Olli Rantala가 참여하고 있으며 드럼은 여전히 Markku Ounaskari가 담당하고 있다. 첫 번째 앨범이었던 Bright (2013)가 KIT만의 음악적 화려함과 테크니션으로서의 완성도를 선보이는 계기였다면 두 번째 Beauteous Tales And Offbeat Stories (2015)는 안정된 언어를 바탕으로 기존 작업을 확장하여 다양한 표현의 순간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을 반영한 작업으로 기억되고..
Rolf Kühn - Yellow + Blue (MPS, 2018) 독일 출신 클라리넷 연주자 롤프 쿤의 신보. 1929년생으로 아흔을 바라보는 거장의 음악적 발언이라는 점에서 숙연함을 느껴질 수밖에 없는 앨범이다. 피아니스트 Joachim Kühn의 친형이기도 한 롤프는 1950년대 당시 재즈의 변방이었던 독일 출신으로 본토인 미국에 건너가 굵직한 성과를 이루어 낸다. 화려한 빅밴드의 스윙 시대를 온몸으로 체험했고 재즈-록의 격변 속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았으며, 요하임과 함께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스스로 혁신하는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자신의 손자나 아들 나이의 뮤지션들과 유닛을 결성해 Stereo (2015)라는 앨범을 발표하는가 하면, 여든을 넘긴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꾸준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은 Frank Chastenier (p),..
Lewis Wright featuring Kit Downes - Duets (Signum Classics, 2018) 영국의 비브라폰 연주자 루이스 라이트가 피아니스트 킷 다운스와 듀엣으로 녹음한 신보. 라이트는 2000년대 중반에 결성되어 최근까지도 지속적인 활동을 보여준 쿼텟 Empirical의 멤버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또한 재즈 비브라폰 분야에서는 전설로 언급되는 Gary Burton으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수많은 비평가의 시선을 끌었는데,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야 자신의 이름으로 된 첫 녹음을 발표하게 된 셈이다. 이번 라이트의 데뷔 앨범은 오랜 친구이자 최근 ECM을 통해 신보를 발표했던 다운스가 듀엣의 파트너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녹음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재즈 씬에서는 희소한 악기임에도 뛰어난 재능의 선대 뮤지션들이 이룬 훌륭한 유산 덕분에 비브라폰과 피아노의 듀엣이라는 구성이 낯..
Nils Frahm - Encores 1 (Erased Tapes, 2018) 독일 작곡가 겸 연주자 닐스 프람의 신보. 이번 앨범은 올 초에 발매된 All Melody (2018)와 깊은 연관을 지닌 EP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닐스는 지난 몇 년 동안 동베를린 지역에 자신의 작업 공간 겸 녹음 스튜디오를 단장하는 일에 몰두했는데, 그 과정에서 60여 개에 이르는 새로운 곡을 작곡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중 12곡은 올해 초에 발매된 앨범에 수록되었고, 이번 EP를 통해 나머지 중 5곡이 공개된 셈이다. 본 공연이 끝난 다음 연주자를 다시 무대에 불러내는 행위를 일컫는 앙코르라는 타이틀이 어쩌면 이번 EP의 성격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전작에서는 새로운 스튜디오의 음향과 악기를 활용하여 멜로디와 구성을 이루는 다양한 형식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선보였다면, 이번 EP..
Confusion Project - Primal (Soliton, 2018) 폴란드의 재즈 트리오 컨퓨전 프로젝트의 신보. Michał Ciesielski (p), Piotr Gierszewski (b), Adam Golicki (ds) 등으로 이루어진 트리오는 2013년 결성되어 지금까지 How to Steal a Piano? (2014)와 The Future Starts Now (2015) 등의 앨범을 발표했다. 3년 만에 녹음한 이번 세 번째 앨범은 사운드의 진화보다는 정교한 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외에는 기존 작업과 근본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피아노 트리오의 형식에서 전자 베이스를 이용해 퓨전 스타일의 감각적 접근을 수용하고 낭만적인 서정과 유쾌한 감성이 조화를 이룬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이러한 자신들의 캐릭터를 잘 살리고 있다. 기존 작..
Valia Calda - Methexis (self-released, 2018) 런던에서 활동 중인 발리아 칼다의 신보. 발리아 칼다는 2013년에 그리스 출신 형제 Nikos Ziarkas (g)와 Thodoris Ziarkas (b)의 주도로 결성되었으며 Sam Warner (tp, flgh), James Allsopp (bcl, ts), Nikos Ziarkas (g), Gaspar Sena (ds, perc) 등이 참여한 재즈 그룹이다. 이번 앨범은 EP로 발매된 Valia Calda (2014)에 이은 신작으로 사실상 이들의 첫 풀타임 리코딩이다. EP와 이번 앨범 사이에는 표현에서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둘을 나란히 들어보면 그 차이란 시간의 흐름과 경험의 축적에 따른 변화로 봐도 무방할 만큼, 오히려 이들 음악에 존재하는 일관된 문제의식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
Coherence Quartet - Sagaye (Challenge, 2018) Łukasz Kluczniak (as), Robert Jarmużek (p), Marcin Lamch (b), Grzegorz Masłowski (ds) 등 폴란드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코히어런스 쿼텟의 신보. 낯선 이름 탓에 신생 밴드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미 자국의 로컬 레이블을 통해 데뷔 앨범 Coherence (2013)를 발표한 나름 중고 신인이다. 쿼텟에 참여한 뮤지션 개인 커리어를 보더라도 이미 10-15년 이상 되는 활동 경력을 보유 중이며, 특히 루카스와 로베르트의 지속적인 협력과 다양한 뮤지션들의 프로젝트 참여 경험이 이번 CQ의 탄생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전작이 지닌 음악적 가치에 비해 크게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유럽 내에서의 꾸준한 공연 활동을 통해 지속해서 인지도를 넓혀 왔..
Johnny Jewel - Themes for Television (Italians Do It Better, 2018) 미국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 조니 쥬얼의 신보. 올해 초에 발매된 Digital Rain (2018)이 쥬얼의 사적 경험에 바탕을 둔 개인적인 작업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텔레비전 연속극을 위한 테마로 작곡된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연속극은 작년에 시즌 3로 방영된 데이비드 린치와 마크 프로스트의 'Twin Peaks: The Return'을 의미한다. 쥬얼은 드라마를 위해 20시간 분량의 음악을 준비했고 여기에서 일부를 추려 린치 감독에게 제시했는데, 그중 몇 곡만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앨범에 수록된 곡 중에는 "Windswept" 한 곡만 채택되었고 "Saturday"와 "Shadow"는 다른 형식으로 드라마에 삽입됐다고 한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시즌 3에서도 지난 시리즈..
Aaron Irwin Trio - Wobegon (Fresh Sound New Talent, 2018) 미국의 색소폰 연주자 아론 어윈의 트리오 신보. FSNT를 통해 발매되는 네 번째 앨범으로 Mike Baggetta (g)와 Jeff Hirshfield (ds) 등 레이블을 대표하는 젊은 감각의 뮤지션들을 조합해 녹음을 진행하고 있다. 데뷔 초기부터 이번 앨범 직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재즈의 형식적 정합성에 부합하는 연주를 들려줬다면, 이번 앨범은 이와 같은 기존의 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대신 데뷔 당시부터 지금까지 유지해온 자신만의 연주 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어윈의 프레이즈에 늘 항상 카운터 역할을 했던 기타가 함께하고 있어 나름의 음악적 연속성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앨범에서 어윈은 포스트-밥의 문법에 기초를 두면서도 임프로바이징의 공간과 계기의 확장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