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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mund - Occasus (Western Vinyl, 2018) 미국의 작곡가 겸 연주자 Keith Kenniff의 골드문트 신보. 케네프는 버클리 재학 중인 2004년에 Helios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앰비언트 계열의 일렉트로닉 분야에 발을 내디디고, 이듬해에는 골드문트라는 이름의 피아노 솔로를 중심으로 한 작업을 선보인다. 이 외에도 케네프는 Unseen 레이블을 만들어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반영한 음반들은 물론 영화와 TV 음악도 발매하는 등 활발한 개인 및 가족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골드문트의 타이틀은 주로 Western Vinyl을 통해 발매하고 있는데, 이번 앨범은 Sometimes (2015)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피아노 녹음이다. 최초의 골드문트의 연주는 말 그대로 순수한 피아노 솔로로 이루어졌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츰 신시사이저나 전자 악기의..
Esbjörn Svensson Trio - Live in London (ACT, 2018) 스웨덴 재즈의 전설 에스비에른 스벤손 트리오의 미공개 유작. 이미 작년 말 스벤손 사후 10주기를 기억하기 위한 이번 앨범 발매 예정 소식이 공개되었고, 드디어 그의 기일인 6월 14일을 한 달 앞두고 공개되었다. 스벤손 생전에도 EST의 영향력은 지대했지만, 뜻하지 않았던 그의 죽음을 계기로 EST는 새로운 기준에서 평가 작업이 이루어진다. 재즈 트리오에 있어 그와 EST가 확장하고 개방한 표현의 영역은 단순한 스타일의 측면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장르의 경계와 그 접점에서 사고 가능한 다양한 가능성을 음악적 실천으로 보여줬다는 점이 주목되어야 한다. 지금 되돌아 1993년부터 2008년까지 녹음된 EST의 작업을 들어보면, 자신들의 진화 과정이 곧 재즈 트리오의 새로운 언어와 문법의 탄생과 연관되어 ..
Gauthier Toux Trio - The Colours You See (Naim, 2018) 프랑스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고티에 투의 트리오 신보. 2013년 스위스에서 Maxence Sibille (ds), Kenneth Dahl Knudsen (b) 등과 결성된 트리오는 지금까지 독특한 자신들만의 언어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앨범은 More than Ever (2015)와 Unexpected Things (2016)에 이은 세 번째 작업으로 트리오 녹음과 함께 작년부터 Erwan Valazza (g), Zacharie Ksyk (tp), Christophe Panzani (ts) 등 투어 활동을 함께 진행 중인 섹스텟 포맷의 연주도 네 곡 수록되어 있다. GTT의 가장 큰 특징은 주변 장르의 문법을 수용하는 이들만의 독특한 방식에 있다. 실제로 트리오의 세 구성원은 GTT 외에도 일렉트로닉,..
Dead Melodies - The Foundations of Ruin (Cryo Chamber, 2018) 영국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 Tom Moore의 프로젝트 데드 멜로디스 신보. 2000년대 중반 데뷔한 무어는 어쿠스틱 기타를 이용해 앰비언트와 포크를 넘나드는 포괄적인 양식의 음악 활동을 보여줬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앰비언트 계열의 포스트-록과 실험적인 드론 음향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구상하며 지금의 DM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EP를 제외하면 이번 앨범 포함 네 장의 음반을 발표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Cryo Chamber로 이적한 이후 발매한 Legends of The Wood (2017)에서는 우리가 흔히 다크 앰비언트로 분류하는 경향성을 강하게 내비치며 분명한 자기 노선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번 앨범에서는 그 흐름을 굳히는 듯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사실상 무어가 포스트-록..
The Summer Kills - Last Night We Became Swans (Hammock Music, 2018) 미국 출신 Marc Byrd와 Andrew Thompson의 앰비언트/포스트-록 그룹 Hammock과 가수 겸 작사 작곡가 Matthew Ryan이 결성한 프로젝트 더 섬머 킬즈의 데뷔 앨범. 평소 상식선에서 알고 있던 이들 두 영역이 과연 하나의 단일한 음악적 표현으로 팀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서정적 이미지의 형상화에 주목하는 해먹과 터프한 블루칼라의 음색을 선보였던 매튜가 음악적 합의점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고, 이미 둘은 각자 자신의 음악에 대해 선명한 발색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의 정체성을 양보하고 적절한 합의를 이루기에는 워낙 강했고, 결과적으로 서로의 음악적 본성과 준거를 만족시키며 하나의 새로운 조합을 이루기까지 7년의 세월이..
Emil Brandqvist Trio - Within a Dream (Skip, 2018) 스웨덴 출신 드러머 에밀 브란키스트의 트리오 신보. 통산 네 번째인 이번 앨범에도 피아니스트 Tuomas Antero Turunen과 베이스 주자 Max Thornberg가 참여하고 있다. 드러머가 리드하는 피아노 트리오 포맷이라고 하면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신중하고 균형 잡힌 접근을 통해 내밀한 표현이 가득한 서정적 형상을 들려주고 있다. 가장 고전적인 트리오 형식을 취하고 있고 그 진행에서도 유러피언 특유의 공간적 자율성을 개방하고 있으면서도, 표현의 확장에 대한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때문에 EBT의 사운드는 균형이 선사하는 안정감과 더불어, 은연중에 드러나는 장르적 경계 확장의 긴장까지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브란키스트의 분할된 비트는 고전음..
Espen Eriksen Trio with Andy Sheppard - Perfectly Unhappy (Rune Grammofon, 2018) 노르웨이 출신 피아니스트 에스펜 에릭센이 Lars Tormod Jenset (b), Andreas Bye (ds) 등이 함께하고 있는 트리오 EET와 영국의 색소폰 연주자 앤디 쉐퍼드의 컬래버레이션 앨범. EET와 쉐퍼드가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는 타이틀을 보며 의외지만 꽤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예상을 하게 된다. 소소한 일상적 대화를 차분하게 이어가는 듯한 EET의 기존 모습을 떠올리면 꾸밈과 과장 없는 사색적 공간을 만드는 쉐퍼드와 예상외의 좋은 케미스트리를 기대하게 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가장 손쉬운 접근이 가능한 공통의 요소에 기반을 두고, 확장보다는 집중을 택한 전략적 현명함이 이번 협업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년이라는 기간 동안 함께 연주할 기회가 있었고, 우리나라를 포..
Nik Bärtsch’s Ronin - Awase (ECM, 2018) 스위스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닉 베르취가 이끄는 그룹 로닌의 신보. Nik Bärtsch’s Mobile 이름으로 발매된 Continuum (2016)이 존재하지만, 로닌의 타이틀로는 Live (2012)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2001년 데뷔 이후부터 구성원에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팀 이름을 바꿔 사용하기 때문에 모빌과 로닌의 차이에 대해서는 그 경계가 모호하다. 이제 Sha (bcl, as), Thomy Jordi (b), Kaspar Rast (ds)로 새로운 쿼텟으로 진용을 정비하고 로닌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어쩌면 베르취에게 있어 팀 이름이 로닌인지 모빌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데뷔 당시부터 "Modul"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일련의 연속된 작업이 그의 음악적..
Marco Locurcio - Imagery (Suburban, 2018) 벨기에에서 활동 중인 로마 출신 기타리스트 마르코 로쿠르치오의 신보. 낯설지만 어딘지 모르게 익숙했던 그의 이름을 구글링 하던 중, 개인적으로 아주 오래전에 즐겨 들었던 앨범 중 하나에서 마르코를 기억하게 된다. 떠올려 보면 당시에도 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거의 없었고, 지금도 그러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1972년생으로 1990년대 후반에 데뷔했다는 경력에 비하면 그에 대해 아는 점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당시 개인적으로 즐겨 들었던 앨범은 마르코의 타이틀로 발매된 Jama (2003)와, Qu4tre라는 쿼텟 이름으로 발표한 Quatre (2003)였다. 이후 쿼텟으로 May (2011)를, 그리고 자신의 타이틀로 La Boucle (2013)를 녹음하는데, 결국 이번 앨범은 5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인..
Stefano Guzzetti - Short Stories: Piano Book Volume Two (Home Normal, 2018) 이탈리아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스테파노 구제띠의 신보. 이번 앨범은 스테파노의 데뷔 앨범 At Home: Piano Book Volume One (2014)에 이어 두 번째로 발매된 피아노 북 작업으로 피아니스트의 솔로 공간에서의 연주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스테파노가 발표한 앨범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하나는 현악기들과의 앙상블에 기반을 둔 실내악적 구성의 작곡과 연주이며, 다른 하나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솔로 공간에서 이루어진 녹음이다. 특히 피아노 솔로는 스테파노 음악의 출발을 알렸던 첫 작업일 뿐만 아니라, 모던 클래식컬 계열의 언어에 기반을 두고 자신의 일상적 정서와 사고를 음악으로 내면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 때문에 표출적 형식으로 드러나는 앙상블 양식의 연..
Luton - Black Box Animals (Lost Tribe Sound, 2018) Roberto P. Siguera와 Attilio Novellino로 이루어진 이탈리안 듀오 루턴의 데뷔 앨범. 흔히 모던 클래시컬로 불리는 일련의 흐름이 펼치는 폭넓은 스펙트럼 탓에 이 단어는 하나의 장르적 규범으로 혹은 개념적 의미에서 사용되기보다는 일련의 경향성과 흐름으로 통칭하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그 안에는 현대 음악의 다양한 실험적 언어는 물론 현대 작곡의 다면적인 특징까지 포괄하고 있으며, 종종 앰비언트나 일렉트로닉 등의 요소들도 개입하며 매우 복합적인 전개 양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신예 루턴의 이번 앨범은 마치 이와 같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복잡다단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텍스트로 봐도 무방할 만큼 뛰어난 음악적 성과를 응집하고 있다. 전자 및 어쿠스틱 기타, 피..
Tonbruket - Live Salvation (ACT, 2018) EST에서 베이스를 연주했던 스웨덴 출신 Dan Berglund가 이끄는 쿼텟 톤브루켓의 신보. Dan Berglund's Tonbruket (2010)를 포함 통산 다섯 번째 앨범이며 작년 말 슈투트가르트의 Bix Jazzclub에서 있었던 공연을 담고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선보였던 음악을 떠올리면 공연을 통해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표현이 잠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라이브 앨범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 의외이긴 하다. 물론 비공식적인 부틀랙을 통해 이들이 펼치는 공연의 일단을 살펴볼 기회는 몇 차례 있었지만, 아무튼 호기심의 영역으로 남았던 공식 라이브 앨범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번 앨범에서도 리더 댄을 포함 Johan Lindström (g, pedal st..
Iiro Rantala - Mozart, Bernstein, Lennon (ACT, 2018) 핀란드의 재즈 피아니스트 이로 란탈라의 신보. 이번 앨범은 2017년 4월 베를린에서 있었던 Jazzahead! 갈라 콘서트 실황을 담고 있다. 해당 라이브는 이로의 솔로와 더불어 ACT 레이블과도 오랜 인연이 있는 Die Deutsche Kammerphilharmonie Bremen과 수석 바이올린 연주자 Florian Donderer와의 협연으로 이루어졌다. 이로의 음악적 성장 과정을 떠올리면 브레멘 캄버필과의 협연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또한 오케스트라 역시 개별 단원의 실내악적 자발성에 기반을 두고 완성하는 협주를 연상하면 클래식 외부의 음악 장르와의 교차점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앨범의 구성은 3개의 이로 솔로, 그리고 나머지 브레멘 캄버필과의 협연으로 ..
Portico Quartet - Untitled (AITAOA #2) (Gondwana, 2018) 영국 포르티코 쿼텟의 신보. 2000년대 중반에 결성된 Portico의 활동이 잠시 정체된 이후 Keir Vine (hang, key), Duncan Bellamy (ds, elec), Jack Wyllie (sax, key), Milo Fitzpatrick (b, elec) 등으로 멤버를 재정비하여 쿼텟의 이름을 걸고 Portico Quartet (2012)를 발매하며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다. 이후 10년 만에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 Art in The Age of Automation (2017)을 Gondwana 레이블을 통해 발매하면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이번 앨범은 커버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전작의 스튜디오 세션 당시 함께 녹음되었던 곡들을 독립된 음반 형식으로 발매한 것이다...
David Tixier Trio - Universal Citizen (Neuklang, 2018) 프랑스, 스위스, 크로아티아의 뮤지션들인 David Tixier (p), Rafael Jerjen (b), Lada Obradović (ds) 등으로 구성된 재즈 트리오 DTT의 신보. 2016년 결성 이후 녹음된 라이브 미니 앨범 EP Live at RTS (2017)을 제외하면 이번 음반은 이들의 공식 첫 풀타임 리코딩이다. 첫 앨범의 타이틀로 '보편적 시민'이라는 화두를 들고 나온 것은 종교, 인종, 국적 등의 문제와 관련한 오늘날 유럽의 정세와 무관하지 않겠지만, 다국적에 남녀 혼성으로 이루어진 트리오의 구성과 연관해 생각해도 그 자체로 적절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러한 사정을 떠나 음악 그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라이브 EP에서 선보인 음악적 일체감은 이들 트리오의 활기와 통합적 성격을 엿볼 수 있..
Elina Duni - Partir (ECM, 2018) 알바니아에서 태어나고 스위스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 엘리나 두니의 신보. 그녀의 쿼텟 이름으로 발매된 Matanë Malit (2012)와 Dallëndyshe (2015)에 이은 세 번째 ECM 앨범으로, 이번은 피아노, 기타, 퍼커션을 직접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 솔로 녹음이다. ECM 전작들을 포함해 그 이전의 발매작에서도 민속적 요소를 재즈의 언어로 통합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을 선보이며 높은 비평적 가치를 얻기도 했다.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에 관한 고민이 반영된 음악적 표현은 재즈의 즉흥 공간에서 엘리나의 독창적인 해석 가능성을 개방했고 이는 그녀만의 유니크한 표현으로 자리 잡게 된다. 엘리나는 이번 음반에서 솔로 공간의 특징을 반영해 자신의 음악적 기원은 물론 다양한 관심을 폭넓게 확인하는 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