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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óhann Jóhannsson - Englabörn & Variations (Deutsche Grammophon, 2018) 지난 2월 9일,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우리와 이별한 아이슬란드 작곡가 요한 요한손의 사후 발매 앨범. 이 앨범은 요한손의 시작과 마지막을 다루고 있어 그 어떠한 앨범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 요한손은 21세기 이후 등장한 현대 작곡가 중 비중 있게 언급될 뮤지션의 한 사람으로 기록된다. 그 시작을 알리는 데뷔 앨범이 Touch 레이블에서 발매된 Englabörn (2002)으로 이후 2007년에 4AD에서 리마스터링 본이 재발매되었고, 이제 또 다른 판본이 DG를 통해 소개된 것이다. 두 장의 CD로 제작된 이번 앨범에는 Variations라고 이름 붙여진 별도의 녹음들을 수록하고 있는데, 요한손 자신을 비롯한 여러 뮤지션들의 2002년의 원곡을 재구성한 작업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요한손과 Francesc..
Michael Wollny Trio - Wartburg (ACT, 2018) 미하엘 볼니 트리오의 또 다른 신보. 앞에서 이야기했던 Oslo (2018)와 이번 Wartburg (2018)는 마치 스튜디오와 라이브로 이루어진 하나의 세트처럼 보이지만 겹치는 레퍼토리는 13 트랙 중 단 두 곡에 불과하고 연주의 내용이나 형식에서 간격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불과 일주일 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새로운 앨범을 녹음하고 독일 중부 아이제나흐에 위치한 바르트부르크 성까지 1,300km 가까운 거리를 자동차로 이동해 공연을 가졌다. ACT 레이블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연에서 트리오는 레퍼토리의 다양성에 의존한 라이브를 펼친다. 오슬로에서 녹음한 스튜디오 앨범에서는 기존의 균일한 언어적 표현에서 벗어나려는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자신들만의 내밀한 형식적 규범에 충실한 모습과 더불어 ..
Michael Wollny Trio - Oslo (ACT, 2018) 독일 피아니스트 미하엘 볼니의 트리오 신보. 동시에 발매된 Oslo (2018)와 Wartburg (2018)는 얼핏 보기에 동일한 음악적 콘셉트를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주일 남짓한 시기에 하나는 스튜디오 다른 하나는 라이브 녹음을 담고 있고, 심지어 커버 아트마저 마치 하나의 커플 앨범처럼 가장하고 있지만 공통점보다 차이가 더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앨범은 Rainbow Studio에서 3일 동안 진행된 녹음을 담고 있다. 이틀 동안 트리오 녹음을 진행하고 마지막 날 Geir Lysn가 이끄는 22인조 Norwegian Wind Ensemble과의 협연으로 "Make a Wish", "Longnote", "The Whiteness of the Whale" 등을 담았다. 이미 Berliner ..
Arild Andersen - In-House Science (ECM, 2018) 노르웨이 출신 베이스 연주자 아릴드 안드레센의 ECM 신보. 이번 앨범은 Live At Belleville (2008)과 Mira (2014)와 마찬가지로 Paolo Vinaccia (ds), Tommy Smith (ts)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2016년 오스트리아에서 진행된 트리오 공연을 담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2014년 앨범 투어와 관련된 일정 중에 녹음되었지만 레퍼토리는 직접적인 연관이 그리 크지 않아 독립된 음반으로 봐도 사실상 무방하다. 같은 라이브 녹음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트리오 공간의 자율성 개방과 임프로바이징의 계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2008년 앨범과의 연관성이 더 많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벨빌 라이브와 이번 앨범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의 변화가 반영되기라도 한 듯 자율적 ..
Jakob Bro - Returnings (ECM, 2018) 덴마크의 기타리스트 야콥 브로의 ECM 신보. Gefion (2015)과 Streams (2016)에 이은 세 번째 ECM 발매작으로 이번 앨범에서는 트리오가 아닌 Palle Mikkelborg (tp, flgh), Thomas Morgan (b), Jon Christensen (ds)가 참여한 쿼텟으로 녹음을 진행했다. 연륜이나 인지도 면에서 호른 연주자 팔레의 참여는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지배할 수 있는 강력한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팔레는 8개 중 3곡의 작곡에 참여하고 있으며 진행에 있어서도 야콥과 거의 동등한 공간적 포지션을 점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앨범은 형식적으로 2015년 앨범의 참여 멤버에 호른 파트를 추가한 확장된 모습이지만 공간 구성은 물론 콘텐츠 역시 색다른 음악적 내용을 보여주..
Fading Language - Vessels of Time (Insight Music, 2018) 미국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 겸 프로듀서 Anthony LoPrete의 프로젝트 페이딩 랭귀지의 신보. 이번 앨범은 풀타임으로 제작된 그의 첫 번째 앨범이다. 2014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해지기는 하지만 그와 관련하여 유의미한 텍스트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는 2016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개한 10곡 남짓한 싱글들뿐이다. 기존의 싱글들을 포함해 이번 앨범까지, 그의 음악은 단순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복합성을 지니고 있다. 취향이나 관점에 따라 일렉트로닉에 기반을 둔 모던 클래시컬 계열로 정의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앰비언트적 요소가 강조된 퓨처 개러지로 들을 수 있다. 또한 필드 리코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일부 곡에서는 다운템포의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 미묘해진다. 전자 악기와..
Luca D'Alberto - Endless Reworks (7K!, 2018) 이탈리아의 작곡가 루카 디 알베르토의 신보. 이번 앨범은 작년에 발매된 알베르토의 데뷔 앨범 Endless (2017)를 아홉 명의 뮤지션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재구성한 결과물들을 담고 있다. 데뷔 앨범 발매 이후 "Wait For Me", "Her Dreams", "Screaming Silence" 등의 수록곡들에 대한 열련의 리믹스 싱글을 발표하여 이와 같은 작업이 이어질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수록된 아홉 곡 전체를 대상으로 동일한 트랙 순서에 따라 재구성을 진행한 앨범을 발표하게 된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작업에 참여한 뮤지션들로 Robert Lippok, Ryan Teague, Dæmon Tapes, Machinefabriek, Fabian Russ, Dictaphone, Yehe..
Spirit Fingers - Spirit Fingers (Shanachie, 2018)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네 명의 뮤지션으로 결성된 재즈 그룹 스피릿 핑거스의 신보. 이름 낯선 그룹이지만 Greg Spero (p), Dario Chiazzolino (g), Hadrien Feraud (b), Mike Mitchell (ds) 등 멤버들을 보면 결코 범상치 않은 라인업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구성원 모두 어느 그룹 누구의 사이드맨으로도 만만하지 않은 커리어를 보유 중이며 각자 개인 활동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축적 중이다. 2016년 피아니스트 스페로의 주도로 Polyrhythmic이라는 이름으로 결성되었고, 이후 팀 이름을 바꾸어 지금에 이르게 된다. 옛 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복합적인 패턴의 리듬을 활용한 진행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폴리리듬의 활용 자체가 더 이..
Aukai - Branches of Sun (self-released, 2018) 독일 출신 Markus Sieber의 프로젝트 아우카이 신보. 하와이 말로 여행자라는 뜻을 지닌 아우카이는 남미에서의 경험이 반영된 데뷔 앨범 Aukai (2016)를 발매했고, 미국 콜로라도에서의 일상을 담아 이번 앨범을 녹음했다. 어쿠스틱 앰비언트를 표방하는 그의 음악은 데뷔 앨범과 더불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그의 음원은 일렉트로닉 계열의 여러 뮤지션들에 의해 리믹스 등의 형식으로 재구성되었을 만큼 풍부한 음악적 상상력을 담고 있다. 그의 음악은 전자 효과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마르쿠스 자신이 직접 연주하는 론로코, 기타, 베이스, 피아노, 키보드 등은 물론 아내이자 조력자인 Angelika Baumbach의 신시사이저, 건반, 비브라폰 등을 비롯해 첼로, 바이올린, 아코디언, 퍼커션..
Future of Forestry - Union (Sound Swan Records, 2018) 미국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 Eric Owyoung의 프로젝트 FOF의 신보. 기존의 FOF와 지금의 이 앨범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은 너무나 극명하다. 2000년대 중반 데뷔 이후 선보였던 포크와 얼터너티브 계열의 록과는 전혀 다른 심포닉 록 스타일로 전개된 이번 음반은 기존 FOF와 직접적인 접점을 찾기가 상당히 난감하다. 다만 그가 The Piano & Strings Sessions (2014)에서 앞서 발표한 몇몇 곡들을 피아노와 현악의 인스트루멘탈 버전으로 커버했던 전례를 기억한다면 이번 앨범이 근본 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번 앨범은 4년 전에 선보였던 기악 연주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첼로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작업만의 고유한 입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를 ..
Rembrandt Frerichs Trio - The Contemporary Fortepiano (Jazz In Motion, 2018) 네덜란드 피아니스트 렘브란트 프레리크스의 트리오 신보. 트리오 타이틀로는 A Long Story Short (2014)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으로 베이스 주자 Tony Overwater와 드러머 Vinsent Planjer가 전작에 이어 이번 음반에서도 함께하고 있다. 다만 전작과 달리 렘브란트는 피아노 대신 모차르트 시대에 만든 포르테피아노를, 베이스는 16세기에 제작된 6현의 비올로네를, 드럼은 Whisperkit라고 명명한 여러 타악기의 조합을 이용해 연주를 하고 있다. 클래식에서는 작곡이 이루어진 당대의 악기를 이용한 원전 연주를 자주 접할 수 있지만, 재즈에서 고악기를 이용해 현대적인 연주를 시도한 예는 그리 흔치 않기 때문에 이 자체로 실험적인 이벤트의 성격이 무척 강하다. 더군다나 악..
Bill Frisell - Music IS (OKeh, 2018)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의 신보. 1980년대 초 데뷔 이후 지금까지 40여 장 가까운 타이틀을 발매했지만 자신만의 솔로 공간에서 녹음을 진행한 것은 Ghost Town (2000)과 Silent Comedy (2013) 단 두 차례뿐이다. 개인 연주가 가능하고 다양한 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 기타의 특징을 생각해본다면 다소 의외지만, 아무튼 이번 앨범은 프리셀의 세 번째 솔로 녹음이다. 2013년 앨범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스트레이트 하게 녹음된 것이라면 첫 앨범은 스튜디오 장비를 이용해 개별 레이어를 오버 더빙하며 보다 폭넓은 표현을 구현했다는 차이가 있다. 이번 앨범은 18년 전에 행했던 방식을 다시 재현하고 있으며, 그 시절 그와 함께 작업했던 Lee Townsend가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다른 뮤..
Peter Cavallo - Not in Words (Humanity, 2018) 오스트레일리아 작곡가 피터 카발로의 신보. 카발로의 데뷔작이자 전작인 Human Frailty (2017)는 작년에 발매된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음반들 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들었던 작업 중 하나로 기억한다. 그전부터 영상 음악 분야의 작업과 개인 단편들만으로 이미 강한 존재감을 부각했다면 그의 데뷔작은 뮤지션은 물론 디렉터로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앨범 역시 전작의 연속으로 봐도 무방할 만큼 기존의 음악적 콘텐츠와 연관성이 깊다. 부분적으로 조심스러운 확장을 시도하는 대목도 존재하지만 자신의 피아노 연주를 기본으로 바-비-첼의 현악 구성을 전개하는 기존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개별 악기들 사이에서 구성할 수 있는 관계를 보다 다양하게 개방하고 있다. 때문에 단..
Kekko Fornarelli - Abaton (Eskape, 2018) 이탈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케꼬 포르나렐리의 신보. 포르나렐리의 통산 다섯 번째 앨범이며 트리오로 녹음된 세 번째 타이틀이다. 2000년대 중반 데뷔 당시만 해도 유러피언의 시각에서 수용된 정통의 어법에 기반을 둔 연주를 틀려줬다면 Kube라는 트리오 타이틀로 발매된 Room of Mirrors (2011)에서는 EST의 영향을 반영한 듯한 변화를 엿볼 수 있었으며 Outrush (2014)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유니크한 트리오의 표현을 선보이게 된다. 이번 앨범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음악적 스탠스를 보다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다. 4년 만에 발표한 이번 앨범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포르나렐리는 피아노 외에도 신시사이저와 샘플링을 이용한 표현을 선보이고 있으며 멤버 또한 Federico Pecoraro..
Floating In Space - Dreamland (Deep Elm, 2018) 스페인 출신 뮤지션 Ruben Caballero의 프로젝트 FIS 신보. Deep Elm 레이블의 지원으로 출반된 데뷔작 The Edge Of The Light (2016)에 이은 두 번째 앨범이다. 비교적 유연한 장르적 규범 탓에 포스트-록 신에서 상대적으로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경험하게 된다. FIS의 음악에서는 우리가 포스트-록이라고 부르는 영역 내에서 귀퉁이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하지만 쉽게 동감할 수 있고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류에 속한다. 흔히들 시네마틱한 분위기의 포스트-록을 연상하고, 여기에 보다 경쾌하고 가벼운 이미지를 그려본다면 FIS의 음악은 이 범주에 적합한 하나의 예시가 될 것이다. 전작에서는 피아노 사운드를 중심으로 묘사되는 이미지의 형상화에 집중했다면 이번 앨범에..
Colin Edwin & Robert Jürjendal - Another World (Hard World, 2018) 호주 출신 베이스 연주자 콜린 에드윈과 에스토니아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로버트 쥬리엔달의 컬래버레이션 앨범. 에드윈은 자신이 속한 그룹 활동과는 별개로 여러 분야의 뮤지션들과 공동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그중에서도 기타리스트들과의 협업이 눈에 띄는데 Jon Durant와는 Burnt Belief라는 이름으로 활동했고 Eraldo Bernocchi와 Metallic Taste of Blood를 결성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Lorenzo Feliciati와 공동 작업을 진행했다. 그와 함께 작업한 기타리스트들의 경우 자신들만의 고유한 톤과 분위기를 지닌 뮤지션들로 에디윈은 마치 이들의 표현을 빌어 자신의 음악적 의지를 투영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쥬리엔달과 함께한 이번 앨범 또한 이러한 에드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