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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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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welle - All Hands Bury The Cliffs At Sea (Important, 2023) 네덜란드 뮤지션 Alexander Bartels와 Phil van Dulm으로 이루어진 앰비언트 프로젝트 Wanderwelle의 앨범. 알렉산더와 필은 해이그 인근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며, 자연으로 둘러싸인 그곳의 경관으로부터 많은 음악적 영감을 받았다고 전한다. 역사와 미술사 등을 전공한 학자이기도 하며, 2010년대 중반 반더웰레를 결성해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데뷔 초 Silent Season 레이블 발매작들의 경우 테크노 스타일을 접목한 제의적 몽환을 재현하는 듯한 앰비언트를 들려줬던 것에 비해, 비슷한 시기 A Strangely Isolated Place를 통해 선보인 단편과 이후의 정규 앨범에서는 신비주의를 중심으로 이어진 일련의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며, 나름의 음악적 다양성..
Pieter Nooten - Someone There (Rocket Girl, 2023) 네덜란드 음악가이자 작곡가 Pieter Nooten의 앨범. 1961년생인 피터는, 1970년대 말 로컬 밴드의 드러머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베이스와 키보드 등으로 위치를 옮겨가며 여러 밴드를 전전하던 중, 1980년대 초 뉴웨이브가 한참이던 암스테르담에서 Ronny Moorings와 Anka Wolbert를 만나 Clan of Xymox를 결성, 다크 웨이브의 새로운 흐름에 합류하며 대중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팀을 떠난 이후에도 Michael Brook과 공동으로 Sleeps with the Fishes (1987)를 녹음하며 자신의 기념비적인 성과를 완성했고, 199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솔로 작업에 매진하며, 새로운 흐름 속에서도 자신만의 음악적 언어를 발전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이..
Kjetil Husebø - Years of Ambiguity (NXN, 2023) 노르웨이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Kjetil Husebø의 앨범. 1975년생인 셰틸은 전문 클래식 교육을 받은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과 프로듀싱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대한 통합적 사고를 제시하는 뮤지션이다. 그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재즈 연주자인 동시에 일렉트로닉, 민속,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적 언어를 포괄하는 폭넓은 음악적 인식을 보여주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그는 여러 장르의 접점에서 자신의 표현을 음악적 실현하고 있으며, 다면적인 특징을 지닌 그의 작업 또한 추상과 구체의 대면점을 형성하는 듯한 복합적 이중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셰틸의 복합적 양면은 자신의 음악적 본류에 해당하는 피아니스트로서의 모습에서도 극적으로 드러나는데, 임프로바이징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솔로를 담고 있는 Pia..
Craig Padilla & Marvin Allen - Weathering the Storm (Spotted Peccary, 2023) 미국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Craig Padilla와 기타리스트 Marvin Allen의 협업 앨범. 크레이그는 199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한 앰비언트 계열의 전자음악가이며 영화 및 드라마 관련 작업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배우 경력을 비롯해 영상 제작자로 활동하는 뮤지션이다. 마빈은 재즈, 블루스, 록, 일렉트로닉 등 폭넓은 장르를 소화하는 연주자로, 여러 뮤지션들을 위한 세션은 물론,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혼합한 다면적인 연주를 담은 솔로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둘의 음악적 협업은 200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번 앨범과 관련한 비교적 최근의 성과로는 Toward the Horizon (2019)과 Strange Gravity (2021)를 꼽을 수 있다. 앰..
The Necks - Travel (Northern Spy, 2023) 호주 재즈 트리오 The Necks의 앨범. 더 넥스는 피아노/오르간 Chris Abrahams, 베이스 Lloyd Swanton, 드럼/퍼커션 Tony Buck 등 60년대 초반에 태어난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트리오로, 1987년 결성 이후 지금까지 공식 및 비공식 릴리스 포함 20여 개가 넘는 앨범을 선보이고 있다. 멤버들 각자 해당 분야에서 중요한 입지를 다질 만큼 호주 음악 씬에서 차지하는 역할 또한 클 뿐만 아니라, 개별 활동을 포함 여러 뮤지션과의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작업 역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만큼 독창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더 넥스지 지난 35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지금까지도 자신들만의 음악적 독창성을 담은 성과를 꾸준히 발표한다는 점은 존경스럽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더 넥스는 작곡..
Gianluigi Trovesi & Stefano Montanari - Stravaganze Consonanti (ECM, 2023) 이탈리아 색소폰/클라리넷 연주자 Gianluigi Trovesi와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 겸 지휘자 Stefano Montanari의 앨범. 유럽을 대표하는 색소폰/클라리넷 임프로바이저인 지안루이지는 1944년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인근 마을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Bergamo Conservatory에서 하모니와 대위법에 대한 학습과 더불어 전문 연주자로서의 재능을 키우게 된다. 그가 학창 시절이던 1960년대 유럽에 소개된 미국의 프리 재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그 영향을 받아들여 유럽 재즈 씬의 주요한 플레이어로 주목받게 된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재즈라는 한정적인 공간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니다. 지안루이지는 늘 재즈와 주변 장르와의 관계에 대한 깊은 지적 탐구를 담고 있..
Jung Jaeil - Listen (Decca, 2023) 한국 작곡가 정재일의 피아노 연주를 담은 Decca 데뷔 앨범. 정재일은 1990년대 말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해 20년 넘은 경력을 보유한 연주자이자, 싱서송라이터이자,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이다. 정재일은 스스로에 대해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평가했고, 2000년대 초 가수로 직접 데뷔한 경험과 몇 편의 개인 작업을 제외하면 실제 그의 모든 활동은 대중과 직접적인 접점이 존재하지 않은 “무대 뒤”에 머물렀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그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무대 뒤”에서 담당했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19)과 황동혁 감독의 Netflix 시리즈 ‘오징어 게임’ (2021)을 통해서였고, 이제 우리는 다양한 음악적 뿌리에 기원을 둔 정재일의 음악 세계와 직접..
Aindulmedir - Star Lore (Hypnagoga Press, 2023) 스웨덴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Pär Boström의 겨울 프로젝트 Aindulmedir의 앨범. 1982년생인 파르는 지금까지 다양한 활동명으로 자신의 음악을 기록해 왔지만, 내성적이면서도 우울함을 담은, 차갑고 어두운 분위기는 그의 사운드를 정의하는 시그니처와도 같다. 2000년대 초부터 시작한 Kammarheit는 파르의 본체와도 같은 성격을 지닌 것으로, 처음에는 도시의 밤에 들리는 소리의 아카이브에서 시작해 사운드 디자인과 전자 장치를 통해 구현한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음악적 탐구로 이어졌으며, Cyclic Law와 Cryo Chamber 레이블을 대표하는 다크 앰비언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성장하게 된다. 이로부터 파생한 Cities Last Broadcast는 2010년대 중반부터 새롭게 선보인 ..
Marek Tomczyk - Zbigniew Preisner's Music (self-released, 2023) 폴란드 기타리스트 Marek Tomczyk의 Zbigniew Preisner 음악 연주 앨범. 앨범의 주요 테마를 이루는 쓰비그니에프 쁘라이스네르는 폴란드의 영화음악 작곡가다. 1990년대, 페레스트로이카라는 새로운 개념이 소개된 이후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는 가속화되고 동유럽의 탈 사회주의화가 이어지면서, 이데올로기가 몰락하고 이념이 해체된 진공의 자리를 대신할 그 무엇인가를 필요하게 되었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사회 또한 진공을 허락하지 않기라도 하듯,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재즈와 영화가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영화의 경우 그동안 주류로 인식했던 할리우드를 넘어 유럽 예술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Andrei Tarkovsky의 영화 3편이 동시에 개봉하는 것을 넘..
zakè, Markus Guentner, James Bernard - Pyramiden (Zakè Drone Recordings, 2023) 활동명 zakè로 더 유명한 미국 Zach Frizzell, 독일 출신 Markus Guentner, LA 기반 James Bernard 등 세 명의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이 모여 완성한 협업 앨범. 이렇게 세 명의 쟁쟁한 인물들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자케의 영향력이 7할 이상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Kaleidoscope Tone Studio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그래픽 작업과 함께 리코딩, 믹싱, 마스터링 작업을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 공간에서 자신이 소유한 Past Inside the Present, Healing Sound Propagandist, Zakè Drone Recordings 등의 레이블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PITP는 앰비언트, 드론, 사운드스케이프, 미니멀 등에 ..
Maxime Dangles - Les Délivrés (Lifeguards, 2023) 프랑스 DJ 겸 프로듀서 Maxime Dangles의 앨범. 1985년생인 막심은 10대 시절부터 클럽 음악을 접하면서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일련의 믹스와 컴필레이션 경험을 통해 재능을 축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0년대 중반 Kompakt를 통해 발표한 싱글 작업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레이블 멤버로 본격 합류하게 되었고, 이후 이어진 일련의 작업에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 릴리스를 선보이면서, 해당 장르의 유명 레이블은 물론 여러 무대의 초청을 받으며 스타급 뮤지션으로 성장하게 된다. 막심의 재능에 주목한 많은 뮤지션들이 그에게 리믹스 작업을 의뢰하면서 Moby, Röyksopp, Miss Kittin & the Hacker, Simian Mobile Disco 등을 비롯해 ..
Yugen - Tears and Light (Dodicilune, 2023) 이탈리아 신생 트리오 Yugen의 데뷔 앨범. 피아노/신서사이저 Katya Fiorentino, 베이스 Stefano Compagnone, 드럼 Maurizio De Tommasi 등, 음악계에 갖 발을 내디딘 세 명의 젊은 연주자로 이루어진 유겐 트리오는 2020년에 결성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외에 개인적인 이력이나 경력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 Dodicilune 레이블을 통해 트리오의 첫 데뷔작을 발표한다는 점만으로도 흥미를 끌 만한 요소는 충분하며, 실제 이들의 연주를 들어봐도 단단한 음악적인 토대와 풍부한 확장성을 지닌 그룹임을 직감할 수 있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의 기본적인 스텐스는 북유럽적인 전통에 가깝고, 여기에 모던한 현대..
ILUITEQ - Reflections from the Road (n5MD, 2023) 이탈리아 전자음악가 Sergio Calzoni와 Andrea Bellucci의 프로젝트 듀오 ILUITEQ의 앨범 세르지오와 안드레아는 1990년대부터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전자음악이라는 장르에 몸담으며 나름의 작업과 활동을 이어온 베테랑 뮤지션들이다. 대중적인 취향의 선곡에서부터 실험적인 장르에 이르는 둘 사이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일렉트로닉의 경향적 특징 속에서 앰비언트로 포괄할 수 있는 협업 양식에 주목하여, 지금까지 각자가 축적한 경험을 반영한 일루이텍 프로젝트를 출범한다. 2017년 결성 이후, 첫 결과로 발매한 Soundtracks For Winter Departures (2018)에서는 두 사람의 음악적 공통 인식 대한 확인을 넘어, 협업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시너..
Hania Rani - On Giacometti (Godawana, 2023) 폴란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Hania Rani의 앨범. 음악가로 본격적인 데뷔를 한 지 불과 1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고향인 폴란드는 물론 유럽을 넘어선 높은 인지도를 보여준 데에는, 그녀가 단지 훌륭한 피아노 스페셜리스트여서도 아니고, 독특한 세계관을 지닌 작곡가여서도 아니다. 그녀의 음악과 연주는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간직한 감정과 정서를 마주하고 있으며, 그 안에는 자신과 주변을 향한 따듯한 인간의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하니아의 음악과 연주는 보편적이면서도, 동시에 자신만의 고유함을 간직한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자신의 공간 안에서 새롭게 정의하기도 하며, 개별 악기가 지닌 통상적 표현에서 전혀 다른 신선함..
Mike Lazarev - Sacred Tonalities (Past Inside the Present, 2023) 영국에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 앰비언트 및 모던 클래식 작곡가 Mike Lazarev의 앨범. 소비에트 연방 시절인 1977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마이크는 정통 클래식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 해체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 작업을 익혔고, 이후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피아노를 이용한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작업을 선보이는데, 1631 Recordings, Eilean, Home Normal, Injazero 등 해당 분양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레이블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며, 그의 음악적 입지를 실감하게 한다. 현재 마이크는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모던 클래시컬 등의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Headphone Commute를 열정을 다해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가 지금까지 피아..
Minihi - Stasis Loops (Velveteen, 2023) 타악기 연주자 Louise Anna Duggan과 Zands Duggan으로 이루어진 영국 부부 듀오 Minihi의 앨범. 클래식을 전공한 두 명의 퍼커션 스페셜리스트로 이루어진 듀엣이라고 한다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실험적이거나 혹은 거친 스타일의 음악과 달리, 미니히가 전하는 곡은 대중 친화적이면서, 오늘날의 트렌드와도 상당한 연관을 지닌 감각적 표현을 특징으로 한다. 둘은 런던의 Guildhall School of Music 출신으로, London Contemporary Orchestra 소속 연주자로 활동 중이며, 함께 혹은 각자 여러 극장과 극단의 작업에 참여하는가 하면, 영화나 드라마 음악에도 작곡 및 연주자로 기여하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루이즈와 잰즈가 미니히라는 이름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