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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ge Rossy, Robert Landfermann, Jeff Ballard - Puerta (ECM, 2021) 스페인 재즈 뮤지션 Jorge Rossy, 독일 베이스 연주자 Robert Landfermann, 미국 드러머 Jeff Ballard의 트리오 앨범. 라인-업만 보고 드럼 두 대로 이루어진 녹음인가 싶었는데, 이번 앨범에서 호르헤는 드럼 대신 비브라폰과 마림바를 연주한다. 세 명의 뮤지션 공동 타이틀로 발매되었지만, 실질적으로 호르헤가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작곡과 연주에서 그의 역할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Chris Cheek"를 제외한 전곡은 호르헤의 오리지널이며 일부 곡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록곡들뿐만 아니라 비브라폰이나 마림바 리드 녹음에 대한 준비 또한 10여 년 전부터 이루어졌다고 밝히는데, 트리오의 공간 구성 속에서 이 악기들을 어떻게 ..
Eberhard Weber - Once Upon A Time: Live in Avignon (ECM, 2021) 독일 베이스 연주자 Eberhard Weber의 솔로 라이브 앨범. 에버하르트의 연주는 재즈, 클래식, 월드 등 복합적 요소들의 결합을 이루면서도 미니멀리즘이나 앰비언트 등과 같은 다면적 표현을 수용하고 있어 ECM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상징하는 예로 손꼽히기도 한다. 1940년생인 에버하르트는 1970년대 초 ECM 산하 Japo를 통해 레이블과 인연을 맺은 이후 가장 최근에는 Encore (2015)를 리드작으로 발표했고, 음반사에서는 Hommage À Eberhard Weber (2015)라는 헌정 앨범을 통해 그의 음악적 공헌을 기념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1994년 여름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린 솔로 콘서트의 실황을 담고 있다. 공연은 Barre Philips가 개최한 Festival Intern..
Brett Naucke - Mirror Ensemble (American Dreams, 2021) 미국 전자음악 작곡가 Brett Naucke의 앨범. 모듈러 신서사이저를 이용한 창의적 사운드와 표현을 선보였던 브렛이 이번 작업에서는 새로운 음악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앨범의 타이틀 '미러 앙상블'은 단지 자신이 연출한 다양한 사운드의 층위를 결합한 기존 작업의 연장에서 해석될 여지도 있지만, 실제로 보이스/신서사이저/키보드/피아노 Natalie Chami와 비올라/바이올린/오르간 Whitney Johnson과 함께 협업의 공간을 완성함으로써 실질적인 레이어의 총합을 이루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작업에도 브렛의 모듈러 신서사이저가 기본적인 중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보이스, 샘플링, 현악 및 건반과 같은 연주 악기 등 다양한 레이어를 중첩해 기존과는 다른 느낌의 음악적 질감을 보여주고 있다. 기..
Jónsi - Obsidian (Krúnk, 2021)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이며 Jónsi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아이슬란드 작곡가 겸 연주자 Jón Þór Birgisson의 솔로 앨범. 욘시는 25년 이상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전설적인 포스트-록 그룹 Sigur Rós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이며,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Alex Somers와의 듀오 프로젝트 Jónsi & Alex의 절반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들은 욘시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의 역할은 절대적이며 그룹이나 프로젝트 활동은 물론 본인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면적인 음악적 수용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하게 된다. 이와 같은 진화는 시규어 로스는 물론 욘시의 음악을 더욱 견고하게 양생 하는 과정이며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유니크 한 특징을 완성한다..
Sophie Hutchings - Echoes In The Valley (Mercury KX, 2021) 호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Sophie Hutchings의 솔로 앨범. 오늘날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피아노 연주자 중 소피에 주목하는 이유로는 내면적 서정과 낭만적 서사가 조화를 이루는 인상적인 예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애써 무엇인가를 주장하지도 않지만, 나지막하고 차분한 톤으로 그녀가 그려내는 음악적 이야기는 일상적 공간 속에서도 조용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어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되는 매력이 있다. 현재의 레이블과 계약 이후 발표한 Scattered On The Wind (2020)에서 소피는 현악, 합창, 플루트 등과 이루는 텍스트의 연관 속에서 우울하면서도 매혹적인 정서적 내러티브를 드러내며 그동안 조심스럽게 선보였던 다층적인 레이어에 대한 접근을 발전시킨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반..
Manu Delago - Environ Me (One Little Independent, 2021) 영국에서 활동 중인 오스트리아 타악기 연주자 및 작곡가 Manu Delago의 앨범. 10대 시절 록 음악에 심취하여 밴드에서 연주한 것으로 전해진 마누는 대학에서 클래식 타악기, 재즈 드럼, 작곡 등을 전공했고, 이후 행 드럼을 만나면서부터 자신만의 독창적인 활동을 펼치게 된다. 2000년대 중반 행 드럼을 중심에 둔 퍼포먼스를 통해 데뷔한 마누는 색소폰/클라리넷 연주자 Christoph Auer와 함께 Living Room 듀오를 결성해 최근까지 공동 작업을 발표하는 한편 LPO의 솔로이스트로 등장해 폭넓은 음악적 활동을 선보이기도 한다. 마누는 이처럼 행 드럼이 지닌 독특한 사운드를 다양한 영역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펼치는데, 실제로 그의 음악적 기여는 어느 특정 장르에 제한되지 않는 광범위함을 보여..
Magnús Jóhann & Skúli Sverrisson - Án Tillits (Sony, 2021) 아이슬란드 피아니스트 Magnús Jóhann와 베이스/기타 연주자 Skúli Sverrisson의 듀엣 앨범. 마그누스는 피아노와 키보드는 물론 작곡에서도 재능을 발휘하며 수많은 세션 작업은 물론 프로듀서로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뮤지션이다. 최근에는 Without Listening (2020)에서 일렉트로어쿠스틱의 사운드를 통해 재즈의 음악적 언어를 창조적인 앰비언스의 공간 속에 녹여낸 숨 막히는 표현을 선보이며 자신의 음악적 색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아이슬란드 출신의 스쿨리는 1990년대 초부터 재즈를 비롯해 일렉트로닉, 록, 월드 등의 다양한 장르적 표현을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으로 많은 뮤지션들과의 공동 작업을 진행하며 독특한 음악적 세계관을 펼치기도 했는데, Bára..
Adam Bałdych Quintet - Poetry (ACT, 2021) 폴란드 재즈 바이올린 연주자 Adam Bałdych의 앨범. 평소 아담이 들려주는 연주를 집약해 시적이라는 표현을 사주 사용하는데, 이번 앨범은 타이틀에서부터 이를 공식화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녹음에는 색소폰 Marek Konarski, 피아노 Krzysztof Dys, 베이스 Michał Barański, 드럼 Dawid Fortuna 등 아담의 퀸텟 멤버들을 비롯해, 총 11개 트랙 중 5개에 트럼펫 Paolo Fresu가 참여해 더욱 풍부하고 서정적인 시적 표현을 들려주고 있다. 올해로 ACT에서의 데뷔 10주년을 맞이한다는 점을 의식이라도 하듯 아담은 이번 앨범에서 과감한 기교보다는 음악적 묘사에 주안점을 둔 듯한 섬세한 정서적 표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여전히 다양한 주법들을 활용..
Linda Fredriksson - Juniper (We Jazz, 2021) 핀란드 색소폰 연주자 Linda Fredriksson의 앨범. 2010년대 초부터 재즈, 펑크, 민속 음악 등을 결합한 독특한 에너지로 주목을 받은 트리오 Mopo를 기억한다면 린다의 이름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Sirpanaama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연주 및 작곡 실력을 이미 인정받은 바 있으며 알토와 바리톤 등을 비롯해 클라리넷, 피아노, 기타, 신서사이저, 보컬 등에서도 재능을 발휘하는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린다의 이름으로 발매하는 첫 타이틀로 지금까지 선보였던 음악과는 다른 차분하면서도 자기 성찰적인 내면의 사색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녹음에는 신서사이저/피아노 Tuomo Prättäl , 드럼 Olavi Louhivuo..
Enrico Rava - Edizione Speciale (ECM, 2021) 이탈리아 트럼펫 및 플루겔호른 연주자 Enrico Rava의 라이브 앨범. 1939년생인 엔리코의 이번 녹음은 자신의 80세 생일과 ECM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9년 여름에 있었던 실황을 담고 있다. The Pillim And The Stars (1975)를 시작으로 레이블과 관계를 맺었고 최근까지만 해도 Joe Lovano와 함께 Roma (2019)를 녹음했으며, 지금까지 ECM을 통해 수많은 마스터 피스를 선보인 대표적인 뮤지션이기에 이번 녹음의 의미는 특별하고 남다를 수밖에 없기에 '특별판'이라고 정한 앨범 타이틀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와 같은 특별함을 기념하기 위해 연주에는 기타 Francesco Diodati, 베이스 Gabriele Evangelista, 드럼 Enri..
Ayumi Tanaka Trio - Subaqueous Silence (ECM, 2021) 노르웨이에서 활동 중인 일본 피아니스트 Ayumi Tanaka의 트리오 앨범. 우리에게는 Thomas Strønen과의 활동을 통해 아유미의 연주를 접해왔기 때문에 그녀의 이름은 그리 낯설지는 않다. 토마스와의 협연을 통해 그녀는 주로 공간적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독특한 재능을 선보이며 인터플레이의 개념을 단순한 연주의 상호집합이 아닌 그 과정에서의 공시성과 통시성을 함께 염두에 둔 일련의 흐름으로 인식하는 듯한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번 트리오 앨범은 마치 그와 같은 개념을 더욱더 추상화하고 이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여 고전적인 트리오의 포맷을 통해 재현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그녀의 ECM 첫 리드 작인 이번 앨범은 이전 트리오 타이틀인 Memento (2016)와 동일한 베이스 C..
Dryft - From Stasis (n5MD, 2021) 미국 전자음악가 겸 n5MD 레이블의 소유주인 Mike Cadoo의 Dryft 프로젝트 앨범. 이 앨범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강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 것처럼 보인다. 10년은커녕 5년 이상 생존하기 힘든 마이너 한 특성을 지닌 음악 분야에 거대 자본의 도움 없이 거의 자력으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며 이제는 나름 해당 장르의 주요한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은 분명 경이로운 레이블의 성과이다. 이제는 거의 매달 새로운 릴리즈를 예고할 만큼 많은 뮤지션들이 레이블을 통해 자신들의 작업 성과를 공유하기를 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름의 확고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어 마이크가 인터뷰를 통해서 밝힌 기준에 의하더라도 n5MD의 성공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드라이프트는 마이크가 Mike Wells와 함께 실험적인 일렉트로..
Stein Austrud - We Meet, We Touch, I Am. Part 1: The Singing People from the North (Real Emotions, 2021) 노르웨이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Stein Austrud의 앨범. 슈타인은 피아노 외에도 키보드, 퍼커션은 물론 신서사이저를 비롯한 전자 장치 또한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아날로그와 일렉트로닉 전반에 걸쳐 폭넓은 음악적 표현을 선보인 베테랑 뮤지션이다. 25년 이상 음악 활동을 이어오며 수많은 앨범과 곡을 통해 그의 연주를 접할 수 있었지만, 정작 슈타인의 이름으로 된 온전한 타이틀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은 무척이나 놀라울 뿐이다. 슈타인의 이름으로 녹음된 이번 첫 앨범은 마치 지금까지 자신이 축적했던 모든 음악적 표현을 담아내고 있으면서도, 그 방법에 있어 가장 온화하고 평온한 형식을 빌려 우리에게 속삭이듯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와 같은 편안함의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장르..
Spiritczualic Enhancement Center - Carpet Album (Kryptox, 2021)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다국적 프로젝트 밴드 Spiritczualic Enhancement Center의 앨범. SEC는 2017년 겨울 드러머 Nicolas Sheikholeslami의 주도로 결성되어 이번 앨범을 포함 총 4장의 녹음을 선보였으며, 펜데믹 기간 중인 작년과 올해까지만 해도 수많은 공연을 펼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의 앨범에 주로 참여한 Æladin, Sasha Lee, Omri Shmulewitz 등의 멤버들이 있긴 하지만 정규 구성원은 존재하지 않는 대신 공연이나 녹은 혹은 곡의 특성에 따라 수많은 뮤지션들이 조합을 이루기도 하는데, 이번 작업에는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세계 각국 18명의 뮤지션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SEC는 니콜라스가 주도했던 밴드 ..
Ólafur Arnalds - The Invisible (Mercury KX, 2021) 아이슬란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Ólafur Arnalds의 미니 앨범. 오늘날 현대 작곡 및 모던 클래시컬 분야에서 강고한 입지를 지닌 올라퍼는 2010년대 중반 무렵 여러 편의 영화와 TV 시리즈를 위한 작업에도 참여했는데, 아쉽게도 당시의 OST들 중 일부는 스트리밍이나 음반으로도 쉽게 접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번 EP 또한 1940년대 중반 소련의 리투아니아 침공에 맞선 무장 저항군과 그 안에서의 사랑을 다룬 영화 The Invisible Front (2014)를 위한 음악 작업으로 제작되었던 곡들을 수록하고 있다. 영화 공개 이후 음악은 대표곡 몇 개만을 수록한 채 일종의 기념품 형식의 무료 EP로 배포되었고, 그나마 그 2-3곡조차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열악한 음질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전부..
Ed Carlsen - Grains of Gold (XXIM, 2021) 독일에서 활동 중인 영국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Ed Carlsen의 앨범. 전직 비행기 조정사에서 뮤지션으로 인생의 항로를 바꾼 에드의 음악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경향적 특징에서 출발해 차츰 새로운 방향을 항해를 이어가는 여정처럼 보인다. 그의 데뷔작인 The Journey Tapes (2016)만 하더라도 피아노를 바탕으로 현악의 레이어링을 적용하여 다소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을 강조한 표현이 주를 이루었다면, 에드는 새로운 작업을 발표할 때마다 조금씩 자신의 음악적 지반을 이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전작인 Morning Hour (2019)에 이르러서는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하는 앰비언트적인 변신을 이루게 된다. 각각의 앨범마다 각기 다른 도시에서 작업한 곡들을 담았다고 밝히고 있어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