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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d Plus - Never Stop II (Legbreaker, 2018)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재즈 트리오 배드 플러스의 신보. 2000년 Ethan Iverson (p), Reid Anderson (b), Dave King (ds) 등으로 결성되었던 BP는 오늘날 재즈 트리오의 흐름에 혁신을 이끈 팀들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미국에서 변화의 계기를 모색했던 그룹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작년 초, 아이버슨의 팀 탈퇴 예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체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올해 1월 1일 자로 피아니스트 Orrin Evans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새로운 녹음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도 함께 들려왔다. 이 앨범은 새롭게 진용을 갖춘 BP의 첫 작업이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을 Never Stop (2010)의 후속 작업..
Paolo Fresu Devil Quartet - Carpe Diem (Tǔk Music, 2018) 이탈리아의 트럼펫 연주자 파올로 프레수의 데블 쿼텟 신보. 프레수는 어느 특정한 편성에 한정되지 않는 다양한 구성의 활동을 선보이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전통적인 퀸텟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많은 수의 녹음을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데블 쿼텟은 그가 선보였던 다양한 형식의 편성 중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예들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Bebo Ferra (g), Paolino Dalla Porta (b), Stefano Bagnoli (ds)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뮤지션들로 구성된 데블 쿼텟은 Jazz Italiano Live (2006) 시리즈의 일부로 처음 소개된 이후, 멤버의 변화 없이 오늘날까지 간헐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앨범은 데블 쿼텟 이름..
We Were Heading North - Lightness (El Hombre Bala, 2018) 스페인의 포스트-록 그룹 WWHN의 신보. 2014년에 기타리스트 Ione Rodríguez가 중심이 되어 포스트-록이라는 음악적 지향을 목표로 결성된 WWHN는 우여곡절을 거치며 결국은 스페인 내 다른 그룹에서 활동 중인 여러 뮤지션들의 도움을 받아 녹음과 공연을 진행하는 일종의 프로젝트 밴드 형태로 진영을 갖추게 된다. 이번 녹음은 We Were Heading North (2016)에 이은 두 번째 작업으로 전작과 마찬가지로 정식 앨범이 아닌 EP로 발매되었다. 이번 EP의 녹음은 로드리게즈 자신을 포함해 10명의 뮤지션들이 참여했는데, 보통 한 곡 당 5-6명의 연주자들이 번갈아 가며 리코딩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완성되었다.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전작의 제작 사례와 첫 음반 발표 이후 5-7명의 편성..
Aaron Martin - A Room Now Empty (Preserved Sound, 2018) 미국에서 활동 중인 첼로 연주자 겸 작곡가 애론 마틴의 신보. 마틴은 2000년대 중반 데뷔 이후 선보인 다양한 협업과 개인 작업들을 통해 모던 클래시컬 계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첼로 외에도 다양한 악기들에 대한 재능을 바탕으로 기악적 정합성을 강조하는 그의 연주는 다면적인 특징들을 보이며 장르 내에서 독특한 위상을 지니게 된다. 첼로를 중심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현의 미묘한 울림과 진동을 다른 공간으로 확장시키며 자신만의 사운드와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다른 악기들을 덧붙여 사용한다. 한동안은 다양한 악기의 레이어들이 완성하는 사운드 그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여줬지만 명료한 테마를 바탕으로 음악적 내러티브를 전개하는 방식이 어쩌면 우리가 익숙하게 기억하고 있는 애론의 모습일지..
Norma Winstone - Descansado: Songs for Films (ECM, 2018) 영국의 보컬리스트 노마 윈스톤의 ECM 신보. 1941년생이라고 소개는 하지만 여전히 깊이 있는 단정함을 내쉬는 그녀의 보이스 앞에서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John Taylor, Kenny Wheeler와 발매한 Azimuth (1977)를 시작으로 ECM의 역사와 동행했던 보컬리스트는 Glauco Venier (p), Klaus Gesing (ss, bcl)과 녹음한 Distances (2008)를 계기로 또 한 번의 순환을 레이블과 함께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베니에르, 게싱과 녹음한 윈스톤의 네 번째 타이틀로 Helge Andreas Norbakken (perc), Mario Brunello (violoncello) 등도 참여해 퀸텟 포맷으로 이루어진 리코딩이다. 경험해본 사람은 안다, ..
Andy Sheppard Quartet - Romaria (ECM, 2018) 영국 출신 색소폰 연주자 앤디 쉐퍼드의 쿼텟 신보. 쉐퍼드는 Carla Bley의 작업에 참여하여 ECM은 물론 계열 브랜드 WATT를 통해 1980년대 말부터 레이블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2009년에는 자신의 타이틀을 발매하면서 음반사의 비중 있는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Michel Benita (b)와 Sebastian Rochford (ds) 등과 트리오로 발매한 Trio Libero (2012)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확장하기 위해, 쉐퍼드의 첫 ECM 타이틀 Movements in Colour (2009)에 함께 했던 기타리스트 Eivind Aarset을 참여시켜 Surrounded by Sea (2015)를 녹음한다. 이번 앨범은 전작에 이어 같은 멤버들이 참여한 두 번째 쿼텟 작업으로,..
Nicolas Masson, Colin Vallon, Patrice Moret, Lionel Friedli - Travelers (ECM, 2018) 스위스의 색소폰 연주자 니콜라스 마송이 피아니스트 콜랭 발롱, 베이스 연주자 파트리스 모레, 드러머 리오넬 피들리 등과 쿼텟으로 선보이는 신보. 마송은 기타, 드럼, 색소폰으로 구성된 트리오로 ECM에서 Third Reel (2013)과 Many More Days (2015)를 발표해 이미 우리와 친숙한 뮤지션이다. 그 이전에도 쿼텟 포맷의 앨범들을 몇 장 발표하기도 했는데, 그중 마송의 Parallels 4인조는 12년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예이며, 이번 앨범의 멤버 및 편성과 동일하다. 우리가 현재 유일하게 접할 수 있는 파랄렐즈의 앨범은 Clean Feed에서 발매한 Thirty Six Ghosts (2009)로, 이번 앨범과 비교하면 이들 쿼텟이 지난 시간 동안 어떤 음악적 궤적을 그리..
Shinya Fukumori Trio - For 2 Akis (ECM, 2018) 독일에서 활동 중인 일본인 드러머 후쿠모리 신야의 트리오 데뷔작. 2010년대 초 버클리 졸업 이후 자신의 음악적 지향과 잘 맞는 유럽으로 이주를 꿈꾸며 일본으로 돌아온 신야는 ECM 본사가 있는 뮌헨에서의 활동을 대비하며 이 앨범의 기본적인 모티브가 되는 여러 곡들을 준비한다. 신야는 오사카에 공연 온 독일 피아니스트 Walter Lang을 찾아가 만났고, 이후 뮌헨에서 발터와 친분이 있던 프랑스 색소폰 연주자 Matthieu Bordenave와 교류하면서 트리오의 기초를 다지게 된다. 2015년 말 일본 무대에서 첫 공연을 펼친 트리오는 2017년 초 프랑스 Studios La Buissonne에서 자신들의 첫 앨범을 녹음하면서 세 명 모두 ECM에 동반 입성하게 된다. 이 앨범의 주요 레퍼토리는 일..
Fire! - The Hands (Rune Grammofon, 2018) Mats Gustafsson (sax), Johan Berthling (b), Andreas Werliin (ds) 등 스웨덴 출신 뮤지션들로 구성된 트리오 파이어!의 신보. 세 명의 뮤지션들 각자가 선보였던 음악들을 떠올리며 이들이 함께 모여 만든 음악을 듣게 될 상상 해본다면 가장 먼저 볼륨을 줄이고 주위 눈치를 살피게 될 것이다. 아방가르드 영역에서 나름 가장 활동력을 인정받는 뮤지션들인 데다 좌중을 압도하는 몰입력으로 쏟아내는 복잡한 사운드는 듣는 이의 인내력의 한계를 종종 넘어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이어! 트리오의 앨범들을 처음 들었을 때 흥미롭다와 재미있다 사이를 오가며 이들의 음악 중 가장 '대중적'(sic!)이라는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첫 앨범 You Liked Me Five Mi..
Niklas Paschburg - Oceanic (7K!, 2018) 1994년 생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니클라스 파슈버그의 데뷔 앨범. 재능 앞에서 나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20대 초반의 젊은 뮤지션이 완성한 일련의 작업들을 떠올린다면 이런 무례는 조금이나마 양해될 수 있듯 싶다. 니클라스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뮤지션 Hannes Kretzer은 자신이 설립한 Unperceived Records를 통해 Dawn (2016)과 Tuur mang Welten (2016) 등의 미니 앨범 발매를 후원했고, 이 짧은 단편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게 된다. 그 결과로 모던 클래시컬 계열에서는 나름 비중 있게 다뤄지는 7K! 레이블을 통해 니클라스의 공식 데뷔 앨범이 발매된 점만으로도 젊은 뮤지션의 음악성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일렉트로닉을 ..
Chris Gall Trio - Cosmic Playground (Edition Collage, 2018) 독일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크리스 갈의 트리오 신보. 크리스는 클래식 피아니스트의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고 이후 버클리 음대에 들어가 새로운 음악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ACT 레이블에서 젊은 독일 뮤지션들을 발굴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Young German Jazz 시리즈를 통해 트리오로 Climbing Up (2008)과 Hello Stranger (2010)를 연이어 발표하며 주목을 받는다. 이후 세션이나 게스트 뮤지션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하기도 했는데, Quadro Nuevo 참여를 계기로 GLM Music 산하 재즈 전문 레이블 Edition Collage와 인연을 맺게 되고 Piano Solo (2015)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음악 작업을 시작할 기회를..
Flica - Sub:Side (Schole, 2018) 말레이시아에서 활동 중인 Euseng Seto의 프로젝트 플리카 신보. 2005년 일렉트로니카 듀오 프로젝트로 데뷔한 세토는 이후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스타일을 실현하기 위해 솔로로 나서며 플리카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 시작을 알리는 Windvane & Window (2008)를 통해 기존 전자 음악과는 결이 다른 상큼함과 아기자기함을 선보여 일본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 이를 계기로 일본 Schole 레이블에서 Nocturnal (2008)를 발표하지만 직전과는 결이 다른 앰비언트 계열의 음악을 선보였고 이는 Telepathy Dreams (2009)에서도 이어진다. 오랜 침묵 끝에 발표한 Weekendary (2013)에서는 초기의 음악적 아이디어와 이후 선보였던 앰비언트적인 레이..
Tom Arthurs Trio - One Year (Ozella, 2018) 독일에서 활동 중인 영국 출신 트럼펫 연주자 톰 아서의 트리오 신보. 다양한 계기들을 통해 아서의 연주를 가끔 접할 수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 앨범을 마주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음반을 통해 그를 경험했던 청자라면 아서를 차세대 트럼펫 임프로바이저로 손꼽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아서는 꾸준히 솔로와 듀엣 활동을 이어왔는데, 이 앨범의 녹음을 계기로 트리오 공연도 진행하게 된다. 이 앨범에는 아서의 오랜 음악 동료인 피아니스트 Richard Fairhurst와 관록의 경력을 지닌 드러머 Markku Ounaskari가 함께하고 있다. 이번 트리오 앨범은 예전에 아서가 발표했던 베이스-드럼 구성의 세트와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아방..
Ludvig Cimbrelius - Dreaming The Night Sky (Eternell, 2018) 스웨덴 출신의 뮤지션 루드빅 심브렐리우스의 신보. 루드빅은 Eternell 레이블을 만들고 Alveol, Purl, Surr, Ziyal, Illuvia, Rust, Xpire 등의 앨범들을 발매했는데, 이들 모두 루드빅이 자기 분열한 활동명들이다. 2010년대 초부터 시작된 그의 음악들은 일렉트로닉에 기반을 둔 앰비언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화를 이루어 덥 테크노 계열의 Rust나 Alveol, 메디테이션 취향의 Surr나 Purl, 드럼 앤 베이스의 지향을 지닌 Ziyal 등의 대략적인 개요를 거치며 더 세부적으로 나뉘게 된다. 이처럼 각각의 프로젝트는 누구와 함께 협업했는지 혹은 어떻게 작업했는지 등에 따라 미묘한 디테일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명확한 구분선을 긋기에는 모호한 지점들이 보이는 것 또한 사..
GoGo Penguin - A Humdrum Star (Blue Note, 2018) 영국 출신의 재즈 피아노 트리오 고고 펭귄의 신보. 통산 네 번째 앨범이자 두 번째 블루 노트 발매작이다. 이번 앨범 역시 Chris Illingworth (p), Nick Blacka (b), Rob Turner (ds) 등이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재즈 트리오에서 Esbjörn Svensson과 EST 부재의 아쉬움을 그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GGP가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게 된다. 포스트-EST를 자처하며 등장한 수많은 후속들이 EST의 사운드와 음악적 형식을 따라 하기 급급할 때 GGP는 EST의 본질에 가장 근접한 트리오 중 하나로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통적인 피아노 트리오의 포맷 속에 재즈가 지닌 개방적 성격을 적극 수용하여 장르와 형..
Till Brönner & Dieter Ilg - Nightfall (OKeh, 2018) 독일 출신의 트럼펫 연주자 틸 브뢰너와 베이시스트 디터 일그의 듀엣 앨범. Verve와 OKeh 레이블 등을 통해 발매된 틸의 앨범들 대부분은 국내에 소개되었고, ACT에서 발표한 디터의 작업들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둘이 함께 공연한다는 소식은 몇 년 전부터 전해지기도 했는데, 그 과정의 일말을 이제야 앨범으로 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들의 음악적 스타일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두 뮤지션의 조합에서 어떤 연주들이 펼쳐질 것인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 것이고,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러한 기대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합의를 이번 앨범은 담고 있다. 이러한 예측 가능성은 진부함보다는 기대의 부응에서 오는 쾌감으로 이어진다. 두 사람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