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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d Gustavsen Trio - Opening (ECM, 2022) 노르웨이 재즈 피아니스트 Tord Gustavsen의 트리오 앨범. 토르트 자신의 이름을 건 트리오 녹음은 The Other Side (2018) 이후 4년 만이며, 레이블에서 20년에 이르는 활동 기간을 거치며 이룬 음악적 성장을 상징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이번 녹음에서는 베이스에 Steinar Raknes이 새로 참여하고 있으며 드럼은 Jarle Vespestad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트리오로 녹음된 레이블 데뷔작 Changing Places (2003)에서도 이미 완성된 듯한 깊이 있는 심미적 표현과 더불어 공간을 자신의 색으로 채우는 섬세한 음악적 연출력을 선보였고, 당시 그 인상이 너무 강했던 탓에 그 기억이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기억에만 의존한다면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 없..
Mark Turner - Return from the Stars (ECM, 2022) 미국 색소폰 연주자 Mark Turner의 앨범. 마크가 ECM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이 Enrico Rava의 New York Days (2009) 세션에 참여하면서였고, 이후 13년 동안 여러 작업에 참여하면서 지금은 레이블의 상징적인 뮤지션이 되었다. 그 기간에 마크는 주고 듀엣과 트리오 형식의 리코딩을 통해 기억할만한 성과를 선보였다면, 이번 앨범은 트럼펫 Jason Palmer, 베이스 Joe Martin, 드럼 Jonathan Pinson이 참여하고 있어 Lathe of Heaven (2014) 이후 첫 쿼텟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쿼텟 리코딩은 베이스 연주자 조가 참여한 것을 제외한다면 이전 리코딩과는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색소폰과 트럼펫의 상호 작용 및 솔로가 멜로디와 라인의 공간을..
Avishai Cohen - Naked Truth (ECM, 2022) 이스라엘 트럼펫 연주자 Avishai Cohen의 앨범. 이번 아비샤이의 녹음에는 그의 오랜 동료인 피아노 Yonathan Avishai와 베이스 Barak Mori를 비롯해 드럼 Ziv Ravitz가 참여한 쿼텟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드러머가 Nasheet Waits 대신 지브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형식적으로는 기존 쿼텟 리코딩인 Cross My Palm With Silver (2017)와 유사하지만, 지금까지 아비샤이가 ECM에서 발매한 모든 앨범들이 그러하듯 이번 작업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음악적 내용을 채우려고 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전 쿼텟 녹음에서는 내밀한 인터플레이의 긴장을 끌어내면서 이를 하나의 통합적인 이미지로 완성하는 듯한 리더로서의 조율이 인상적이었다면, 이번 리코딩에서는 개별 ..
Kit Downes, Petter Eldh, James Maddren - Vermillion (ECM, 2022) 영국 재즈 피아니스트 Kit Downes, 독일에서 활동 중인 스웨덴 베이스 연주자 Petter Eldh, 영국 드러머 James Maddren의 트리오 앨범. 이번 녹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킷이 앨범 전체를 피아노 연주로 채웠다는 점으로, ECM 데뷔 이후 주로 오르간 연주를 통해 음악적 창의성은 물론 자신만의 독특한 공간적 이미지를 선보였던 기존 작업과 비교한다면 이번 녹음이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전작 Dreamlife of Debris (2019)에서 부분적으로 피아노 연주를 선보인 경험이 있고, ECM 이전에도 해당 악기를 이용한 작업이 다수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트리오라는 가장 기본적인 포맷으로 리코딩을 진행했다는 점은 흔치 않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트리오에 ..
Jorge Rossy, Robert Landfermann, Jeff Ballard - Puerta (ECM, 2021) 스페인 재즈 뮤지션 Jorge Rossy, 독일 베이스 연주자 Robert Landfermann, 미국 드러머 Jeff Ballard의 트리오 앨범. 라인-업만 보고 드럼 두 대로 이루어진 녹음인가 싶었는데, 이번 앨범에서 호르헤는 드럼 대신 비브라폰과 마림바를 연주한다. 세 명의 뮤지션 공동 타이틀로 발매되었지만, 실질적으로 호르헤가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작곡과 연주에서 그의 역할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Chris Cheek"를 제외한 전곡은 호르헤의 오리지널이며 일부 곡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록곡들뿐만 아니라 비브라폰이나 마림바 리드 녹음에 대한 준비 또한 10여 년 전부터 이루어졌다고 밝히는데, 트리오의 공간 구성 속에서 이 악기들을 어떻게 ..
Eberhard Weber - Once Upon A Time: Live in Avignon (ECM, 2021) 독일 베이스 연주자 Eberhard Weber의 솔로 라이브 앨범. 에버하르트의 연주는 재즈, 클래식, 월드 등 복합적 요소들의 결합을 이루면서도 미니멀리즘이나 앰비언트 등과 같은 다면적 표현을 수용하고 있어 ECM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상징하는 예로 손꼽히기도 한다. 1940년생인 에버하르트는 1970년대 초 ECM 산하 Japo를 통해 레이블과 인연을 맺은 이후 가장 최근에는 Encore (2015)를 리드작으로 발표했고, 음반사에서는 Hommage À Eberhard Weber (2015)라는 헌정 앨범을 통해 그의 음악적 공헌을 기념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1994년 여름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린 솔로 콘서트의 실황을 담고 있다. 공연은 Barre Philips가 개최한 Festival Intern..
Enrico Rava - Edizione Speciale (ECM, 2021) 이탈리아 트럼펫 및 플루겔호른 연주자 Enrico Rava의 라이브 앨범. 1939년생인 엔리코의 이번 녹음은 자신의 80세 생일과 ECM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9년 여름에 있었던 실황을 담고 있다. The Pillim And The Stars (1975)를 시작으로 레이블과 관계를 맺었고 최근까지만 해도 Joe Lovano와 함께 Roma (2019)를 녹음했으며, 지금까지 ECM을 통해 수많은 마스터 피스를 선보인 대표적인 뮤지션이기에 이번 녹음의 의미는 특별하고 남다를 수밖에 없기에 '특별판'이라고 정한 앨범 타이틀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와 같은 특별함을 기념하기 위해 연주에는 기타 Francesco Diodati, 베이스 Gabriele Evangelista, 드럼 Enri..
Ayumi Tanaka Trio - Subaqueous Silence (ECM, 2021) 노르웨이에서 활동 중인 일본 피아니스트 Ayumi Tanaka의 트리오 앨범. 우리에게는 Thomas Strønen과의 활동을 통해 아유미의 연주를 접해왔기 때문에 그녀의 이름은 그리 낯설지는 않다. 토마스와의 협연을 통해 그녀는 주로 공간적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독특한 재능을 선보이며 인터플레이의 개념을 단순한 연주의 상호집합이 아닌 그 과정에서의 공시성과 통시성을 함께 염두에 둔 일련의 흐름으로 인식하는 듯한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번 트리오 앨범은 마치 그와 같은 개념을 더욱더 추상화하고 이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여 고전적인 트리오의 포맷을 통해 재현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그녀의 ECM 첫 리드 작인 이번 앨범은 이전 트리오 타이틀인 Memento (2016)와 동일한 베이스 C..
Craig Taborn - Shadow Plays (ECM, 2021)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Craig Taborn의 솔로 라이브 앨범. 1990년대 후반 ECM과 첫 인연을 맺었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작업을 이어오면서도 여러 레이블들을 통해 다양한 녹음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피아노 외에도 신서사이저나 오르간 등을 이용해 확장된 표현을 보여주는가 하면, 실험적인 앰비언트나 감각적인 테크노와 같은 전혀 의외의 장르적 표출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음악적 표현과 표출 속에서도 그는 임프로바이저라는 본연의 음악적 본능을 내재하고 있었으며, 이는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연에서도 훌륭하게 드러난다. 이와 같은 크레이그의 재능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순간은 그의 첫 솔로 녹음인 Avenging Angel (2011)이 아닐까 싶은데, 온전한 자신의 언어와 목소리를 통해 창의적인..
Mathias Eick - When We Leave (ECM, 2021) 노르웨이 재즈 트럼펫 연주자 Mathias Eick의 앨범. 마티아스의 사색적이면서도 강한 호소력을 지닌 명료한 트럼펫의 톤은 솔로이스트로서 그가 지닌 재능을 대변해주고 있으며, 지금까지 발표한 앨범들 속에서 구성한 농밀한 앙상블은 밴드 리더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어떻게 완수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북유럽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스토리 텔링은 솔로와 앙상블의 균형 속에서 꾸준하게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에는 마티아스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뮤지션들과의 호흡 속에서 새로운 서사적 모티브를 사고하는 접근도 큰 몫을 했음은 분명하다. 이번 앨범은 바이올린 Håkon Aase, 피아노 Andreas Ulvo, 베이스 Audun Erlien, 드럼 Torstein Lofthu..
Marcin Wasilewski Trio - En Attendant (ECM, 2021) 폴란드 재즈 피아니스트 Marcin Wasilewski의 트리오 앨범. 베이스 Slawomir Kurkiewicz와 드럼 Michal Miskiewicz로 이루어진 MWT는 재즈계에서 지니는 의의는 상당하다. 1990년대 초부터 이들은 함께 활동을 이어오며 자신들만의 유니크 한 문법과 표현을 서서히 발전시켜왔을 뿐만 아니라, 2018년 세상을 떠난 Tomasz Stańko의 마지막 쿼텟은 자신의 음악적 영향력과 바운더리를 이들 트리오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말년에 고인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대변하기도 한다. 때문에 이들은 Krzysztof Komeda에서 토마시로 이어지는 폴란드 재즈의 계보를 연장하는 상징성을 지니기도 한다. 2019년 8월 스튜디오 La Buissonne에서 녹음된 이번 ..
Andrew Cyrille Quartet - The News (ECM, 2021) 미국 재즈 드러머 Andrew Cyrille의 쿼텟 앨범. 1939년생인 앤드루는 재즈계를 대표하는 임프로바이저 일뿐만 아니라 60년이 넘는 경력이 증명하고 있듯이 지난 역사의 일부로 평가되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실험적 창의를 이어가는 뮤지션이다. 그는 또한 1970년대 초, ECM의 네 번째 카탈로그인 Afternoon Of A Georgia Faun (1971)을 계기로 레이블과 첫 인연을 맺었던 초기 공헌자 중 한 명이며 최근에도 Lebroba (2018)를 발매하며 오랜 시간 동안 음반사와 음악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The Declaration Of Musical Independence (2016)의 후속 작업으로, 녹음 당시 건강 악화로 함께할 수 없었던 오랜 동료 고 R..
Marc Johnson - Overpass (ECM, 2021) 미국 베이스 연주자 Marc Johnson의 솔로 앨범. 1970년대 말 Bill Evans의 마지막 트리오의 연주자로, 이후 John Lewis, Lyle Mays, Enrico Pieranunzi 등을 비롯해 아내인 Eliane Elias의 베이시스트로 오랜 시간 활동한 마크의 이력을 보면 확실히 피아니스트들이 그를 곁에 두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John Scofield, Wolfgang Muthspiel, Pat Martino, John Abercrombie 등의 기타리스트들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이들의 수많은 대표적인 앨범에서 마크는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마크는 ECM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여러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Bass Desires, Current..
Michael Mantler - Coda: Orchestra Suites (ECM, 2021) 오스트리아 트럼펫 연주자 겸 작곡가 Michael Mantler의 앨범. 지금까지 마이클의 작업을 ECM / WATT 레이블에 한정해서 살펴보더라도 그는 자신의 과거 작업 속에서 현재를 갱신할 새로운 근거를 찾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곤 했다. 최근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The Jazz Composer's Orchestra Update (2014) 일 것이며, 이 작업은 기존 자신의 음악들을 오케스트라로 재편곡한 것을 넘어서 새로운 음악적 지향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계기일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재창조를 담아낸 역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녹음 역시 2014년 작업의 연장이며 평소 마이클이 좋아했던 기존 곡들에 대한 재구성을 통한 새로운 창의를 담고 있다. 이 앨범에서 새롭게 구성된 곡들은 13 & 3/..
Stephan Micus - Winter's End (ECM, 2021) 독일 음악가이자 작곡가 Stephan Micus의 앨범. 1977년 이후 ECM 및 JAPO에서만 발표한 24번째 앨범으로, 40년 가까운 그의 음악 생활을 돌이켜 보면 이제 스테판 미쿠스라는 이름 그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뉴에이지라는 개념이 장르적 경향성 혹은 스타일을 지칭하는 용어로 그 의미가 퇴색된 이후에도, 스테판은 그 단어를 우회하면서도 6말7초 음악적 실천으로서의 초기 뉴에이지 운동이 지닌 본연의 내연을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도 스테판은 Chikulo, Nohkan, 12-string Guitar, Tongue Drums, Voice, Kalimba, Sinding, Charango, Ney, Sattar, Tibetan Cymbal..
Cymin Samawatie & Ketan Bhatti - Trickster Orchestra (ECM, 2021) 보컬 Cymin Samawatie와 드럼/퍼커션 Ketan Bhatti이 공동 결성한 Trickster Orchestra의 앨범. 시민과 케탄은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Cyminology의 멤버로, 그룹 활동과는 별개로 베를린 필 하모닉의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Trickster Orchestra를 결성하는데, 이후 오케스트라는 독립적인 프로그램으로 고유의 음악적 영역을 구축하게 된다. 시미놀로지가 이란과 독일 가정에서 태어난 시민의 다문화적 특성을 반영한다면 TO는 문화적 다양성의 영역을 더욱 넓게 확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룹이 보여준 재즈와 민속의 경계를 넘어서 고전적인 오케스트라의 전통은 물론 현대음악적 특징까지 수용하는 복합성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TO의 음악은 무척 다면적이면서도 ..